[SPO 시선] 키움, 돈이 아까우면 박병호 놔주는 게 맞다
작성일: 2021.12.30 13:05
고유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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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고유라 기자] 키움 히어로즈와 내야수 박병호가 결별했다.
박병호는 29일 kt 위즈와 3년 총액 30억 원에 FA 계약을 맺었다. 박병호는 2011년 7월 트레이드로 키움(당시 넥센)에 이적한 뒤 메이저리그 도전을 위해 떠났던 2016~2017년을 제외하면 계속 키움에 머물렀으나 생애 3번째 둥지를 찾았다.
스포티비뉴스 취재에 따르면 FA 요건을 갖춘 박병호에게 키움 측은 시즌 후 정확한 계약 조건을 제시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원소속팀과 FA 협상에서 금액을 내밀지 않는 것은 나가라는 의미다. 결국 박병호는 떠밀리듯 다른 팀을 찾아 떠났다.
박병호는 떠나면서도 손편지를 통해 "유망주로 머물던 시절 히어로즈의 선수로 뛰게 되며 전폭적인 기회를 받아 성장할 수 있었다. 히어로즈는 내게 고향과도 같은 구단이다. 그간 함께한 모든 감독님들과 코치님들, 관계자들, 동료들에게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하며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뗐다.
박병호와 키움이 이렇게 쉽게 등돌릴 수 있는 사이였나. 오히려 미국으로 떠난 2016~2017년을 빼면 뗄래야 뗄 수 없는 존재였다. 사실 2011년 7월 당시 트레이드만 하더라도 박병호보다 LG에서 함께 이적한 투수 심수창이 더 주목받았다.
박병호는 2005년 LG 트윈스에 1차지명으로 입단한 뒤 키움 이적 전까지 657타수 125안타(25홈런) 84타점 85득점 타율 0.190에 머물렀다.
약 7년간 좀처럼 터지지 않던 유망주로 불리던 박병호는 이적 후 단 51경기 만에 12홈런 28타점 타율 0.265를 기록하며 완전히 다른 타자로 거듭난다. 그리고 2012년 31홈런으로 생애 첫 홈런왕에 오른 것을 시작으로 2015년까지 4년 연속 홈런왕을 거머쥐었다.
박병호는 키움에서 총 1026경기 3641타수 1069안타(302홈런) 972타점 734득점 타율 0.294를 기록했다. 그외에 그라운드 안팎의 철저한 루틴으로 후배들에게 본보기가 되거나, 어수선한 팀의 분위기를 다잡고 이끌어가는 리더십은 숫자로 셀 수 없는 가치였다.
그러나 키움은 그 가치에 돈을 투자할 생각이 없다. 그렇다면 키움은 박병호를 놔주는 것이 맞다. 팀의 과거이자 현재, 미래로 이어지는 '역사'를 가질 생각이 없는 구단은 누구라도 떠나고 싶을테니까.
선수의 가치를 인정하지 않는 구단은 미래를 내다볼 자격이 없다. 그리고 팬을 가질 자격도 없다. 팬은 팀의 냉철한 운영 방식이 아닌 선수에게 정이 들고, 그들을 응원하기 위해 구장을 찾는다. 키움은 모든 자격을 버리며 박병호와 야멸차게 이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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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라 기자 gyl@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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