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판타자 5인 대이동…"꿈 이뤘다"던 박용택이 생각났다
작성일: 2021.12.29 16:10
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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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년 프로야구선수 생활을 마무리한 지난해 12월 박용택(42)이 한 말이다. 박용택은 2002년 입단해 지난해 은퇴할 때까지 19시즌 동안 오직 LG 유니폼만 입었다. 3차례 FA 시장에 나오긴 했지만, 그때마다 다른 팀이 아닌 LG와 계약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도장을 찍었다. 2011년 4년 34억원, 2015년 4년 50억원, 2019년 2년 25억원에 계약했다.
박용택은 "원클럽맨은 보기 드물다. 사실 많은 것들, 물론 결국 돈을 많이 포기해야 한다. 그래야 한 팀에서 오랜 선수 생활을 할 수 있다. 나는 내 꿈이 먼저였다. 내 꿈은 LG에 입단해서 LG 선수로 오랫동안 슈퍼스타로 뛰고 은퇴하는 것이었다. 꿈을 위해서 FA를 3번 신청했지만, 다른 구단으로 옮길 생각은 해보지 않았던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이번 FA 시장에서는 유독 각 구단 간판타자들의 이적이 잦았다. 삼성 라이온즈를 대표하는 중견수 박해민(31)이 지난 14일 LG와 4년 60억원에 계약하며 신호탄을 쐈다. 곧이어 두산 베어스 '90 트리오'의 핵심인 박건우(31)가 6년 100억원에 NC 다이노스로 이적했고, 롯데 자이언츠를 대표하는 악바리 손아섭(33)도 NC와 4년 64억원에 계약했다. NC 창단 역사부터 함께했던 나성범(32)은 KIA 타이거즈와 6년 150억원에 계약해 큰 충격을 안겼고, 키움 히어로즈를 대표하는 4번타자 박병호(35)마저 kt 위즈와 3년 30억원에 계약했다.
프랜차이즈 스타로 남길 바랐던 5인의 이동에 각 구단 팬들의 마음은 멍들었다. 5명 모두 이적을 확정한 뒤 SNS에 손편지를 공개하며 팬심을 달래려 했으나 쉽지 않았다. 편지에는 공통으로 정든 팀을 떠나는 아쉬운 마음과 그동안 응원에 감사한 마음이 적혀 있었다. 손아섭은 롯데 팬들에게 감사 인사를 보내는 신문 광고까지 내보냈다.
5명 모두 원소속팀 색깔이 강한 타자들이었기에 팬들과 아름다운 이별은 쉽게 이뤄지지 않았다. 두산 팬들은 박건우가 이적한 뒤 트럭시위를 했다. 양의지와 이용찬(이상 NC), 김현수(LG), 최주환(SSG), 오재일(삼성), 민병헌(은퇴) 등 숱한 내부 FA 유출로 곪아 있던 팬심이 박건우 이탈과 함께 터진 게 컸다. 키움 팬들도 박병호의 kt행이 기사화되기 시작하자 트럭 시위로 성난 마음을 표출했다. 박병호는 LG에서 커리어를 시작하긴 했지만, 2011년 히어로즈로 트레이드된 뒤로 기량을 꽃피워 팬들에게 원클럽맨이나 다름없는 사랑을 받았다.
최근 FA 시장 흐름상 앞으로 프랜차이즈 스타는 더더욱 귀해질 것으로 보인다. 선수들이 더 좋은 대우를 찾아가는 것도 맞지만, 구단들도 이제는 '우리 선수'라는 이유로 무조건 잔류에 전력을 다하지 않는다. 장기 계약이 유행이 된 지금은 더더욱 그렇다. 한 구단 관계자는 "대표 선수라고 무조건 5~6년 계약을 안기기는 어렵다. 달리 보면 주전 도약이 임박한 20대 후반 선수들의 길을 막는 건데, 그들의 상실감까지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꿈을 이뤘다"는 박용택의 말을 곱씹게 된다. 갈수록 원클럽맨이라는 수식어는 꿈의 단어가 될 것으로 보인다. 조금 더 지나면 한 팀의 간판스타를 떠나보내는 일이 더는 큰 충격으로 다가오지 않는 날이 올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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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경 기자 kmk@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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