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비 되지 말입니다' SK 고메즈, 문제는 '선구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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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박현철 기자] “키가 커서 '잔발 수비'가 괜찮을지 우려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그런데 원래 포지션이 유격수고 범위도 넓은 데다 어깨도 강해서 유격수가 더 어울릴 것 같더라.”
프로필 키는 188cm. 그러나 유난히 긴 다리 때문인지 실제로는 더 커 보였다. 그래도 유격수 수비는 화려하면서도 안정적이었다. 문제는 타격. SK 와이번스의 2016년 주전 유격수로 뛸 헥터 고메즈(28)의 KBO 리그 성공 키워드는 '선구안'이다.
지난 시즌 득점권에서 정확성이 떨어져 재계약하지 않은 앤드류 브라운 대신 SK가 선택한 선수는 바로 고메즈. 공수주를 두루 갖춘 내야수로 주목을 받으며 스프링캠프 전까지만 해도 주전 2루수와 2~6번 타자 활용이 가능한 다목적 카드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고메즈는 오키나와 캠프부터 유격수로 선발 출장했다. 대신 지난해 주전 유격수였던 김성현(29)이 2루로 이동한다.
한 관계자는 “(키가)188cm보다 더 되는 것 같다. 190cm 정도 아닌가”라고 이야기했다. KBO 리그는 물론 아마추어 리그를 통틀어 봐도 190cm 장신 유격수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1991년부터 1999년까지 190cm의 키로 태평양-현대-쌍방울에서 뛰었던 이근엽 전 넥센 재활 코치 외에는 키 185cm 이상의 유격수는 거의 볼 수 없었다.
한 야구인은 “키가 큰 선수가 유격수 포지션을 맡기는 쉽지 않다. 몸의 중심이 일단 낮아야 하고 타구를 잡기 위해 다가갈 때 보폭을 짧게 하는 '잔발 수비'를 할 때 키가 작아야 안정적이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고메즈는 190cm 가까이 되는 키에 다리가 길어 몸의 중심도 높은 편이다. 그러나 고메즈는 이 편견을 빠른 발과 강한 어깨 등 운동 능력으로 상쇄하고 있다.
김용희 감독은 “우려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그런데 고메즈가 유격수 수비를 잘 하더라. 아무래도 자기 원래 포지션이 유격수라 그런지 몰라도 리그 전체를 봤을 때 10개 구단 주전 유격수 가운데 평균 이상의 수비를 한다”고 고메즈를 주전 유격수로 선택한 이유를 밝혔다. 2000년 창단한 SK는 2000~2001시즌 틸슨 브리또를 주전 유격수로 선택했고 브리또는 2002년 삼성으로 이적하기 전까지 SK 공수의 핵으로 자리매김했다.
그러나 고메즈가 '브리또의 재래'로 성공하기 위해서는 선결 과제가 있다. 바로 선구안. 6차례 시범경기에 출장한 고메즈는 18타수 4안타(0.222) 1홈런 4타점을 기록했다. 시범경기인 만큼 낮은 타율에 지나친 우려는 금물이지만 삼진 3개에 고메즈가 얻은 4사구는 단 한 개도 없다. 오키나와 캠프 연습경기에서도 고메즈는 6경기 타율 0.240(25타수 6안타) 1홈런 7타점을 기록했는데 4사구 없이 삼진만 8개를 당했다. 고메즈가 SK 유니폼을 입고 치른 지금까지 경기에서 얻은 4사구는 단 한 개도 없다.
한 선수는 고메즈에 대해 묻자 “정말 운동 능력이 좋다. 리그 적응이 순조롭다면 공수주에서 두루 활약하며 우리 팀에 힘을 보탤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다만 불리한 카운트에서 떨어지는 변화구를 던지면 속수무책으로 당하더라. 외국인 타자 가운데 떨어지는 공에 발목을 잡히는 경우가 많았는데 고메즈도 그런 스윙을 하는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적응도 잘하고 능력도 있지만 선구안 때문에 실패한 외국인 타자는 얼마든지 찾을 수 있다. 단순히 갖다 맞히는 것만으로 투수를 압박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안타 성공률은 30%면 잘한다는 평을 받지만 출루 성공률은 40% 정도 돼야 잘한다는 평을 받는다. 고메즈의 타율과 출루율은 아직 0.222로 똑같다. 고메즈의 선구안에 긍정적인 변화가 없다면 그의 2016년 전망은 그리 밝지 않을 수 있다.
[사진] 고메즈 ⓒ 한희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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