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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곽슛 42%' 이승현, 한국 농구에 제시한 '新 센터 표본'

작성일: 2016.03.30 06:00 박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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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한국 농구에 새로운 센터 표본을 제시했다. 이른바 '스트래치 4'로 불리는 긴 슛 거리를 자랑하는 빅맨이 KBL에도 등장했다. '삼손' 이승현(24, 고양 오리온 오리온스)은 챔프전 6경기 동안 3점슛 성공률 41.7%를 자랑하며 빼어난 외곽 생산성을 보였다. 프로 데뷔 2년 만에 정통 센터처럼 탄탄한 로 포스트 수비와 리바운드 본능을 잃지 않으면서 슛 거리를 늘리는 데 성공했다. 

이승현은 29일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전주 KCC 이지스와 2015~2016 KCC 프로 농구 챔피언 결정 6차전서 14득점 7리바운드 1어시스트 1가로채기 1슛블록을 기록하며 팀의 120-86 승리를 이끌었다. 2점슛 5개를 던져 4개를 집어 넣었고 3점슛은 2개를 시도해 모두 꽂았다. 야투 성공률 85.7%로 효율적인 공격을 펼쳤다. 이승현은 경기 후 챔프전 MVP에 뽑히는 기쁨을 누렸다.

이승현은 프로 데뷔 때 키가 작아 빅맨으로는 대성하기 어렵다는 말을 들었다. 슛 거리를 늘리고 포워드의 움직임을 익혀 포지션 변경을 꾀해야 한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포워드로 생각하기엔 발이 느리다는 지적을 받았다. 변화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였다.

이승현은 챔피언 결정 6차전이 끝난 뒤 인터뷰에서 "그러한 평가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 키가 작아도 빅맨으로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새로운 모델을 제시했다. 키가 크지 않은 빅맨이 프로에서 어떤 플레이를 펼쳐야 살아남을 수 있는지 확실히 보여 줬다. 이승현은 챔프전 6경기에서 포스트업보다는 정교한 중거리 점프 슛과 속공, 스크린을 걸어 준 뒤 빠르게 림 쪽으로 침투해 쉬운 득점을 노리는 2대2 게임으로 점수를 쌓았다. 챔피언 결정 5차전에서는 3점슛 5개를 꽂으며 하승진의 수비를 무력하게 했다. 이번 시리즈 동안 3점슛 24개를 던져 10개를 넣었다. 이승현의 챔프전 외곽슛 성공률 41.7%는 언더사이즈 빅맨 대학 선수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올 시즌 이승현은 추일승 감독이 추구한 포워드 농구의 '척추'였다. 45경기에 나서 평균 11.2득점 5.5리바운드 2.2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수비에선 로 포스트에서 적극적인 박스 아웃으로 리바운드를 따냈고 상대 빅맨을 공격 제한 구역에 발을 들이지 못하도록 낮은 무게중심을 활용한 영리한 대인방어를 보였다. 공격을 펼칠 땐 하이 포스트로 나와 스스로 점프 슛을 꽂거나 엔드라인을 타고 들어가는 동료 가드에게 'A패스'를 건넸다. KBL 대표 공수겸장으로 불리기에 손색없는 경기력을 보여 줬다.

이승현과 맞붙는 빅맨은 안정된 자세로 공을 받아 포스트업 공격을 시도하기가 어려웠다. 타고난 힘으로 상대를 골 밑에서 멀어지게 만드는 것은 물론 오른팔은 공격수의 허리를 감싸고 왼손은 바삐 움직이며 패스를 차단해 좀처럼 편안한 기술 구사를 허락하지 않았다. 무게중심도 매우 낮다.

챔피언 결정 6차전 승리가 오리온으로 기울어진 4쿼터 종료 5분여 전 오리온 코트 오른쪽에서 허버트 힐과 1대1로 마주한 장면이 있었다. 이승현의 머리는 힐의 명치 부근까지 낮춰져 있었다. 다리를 넓게 벌려 상대의 드리블 돌파를 차단하면서 몸의 중심이 낮다 보니 힘 대결에서도 밀리지 않았다.

추 감독은 2년 전 신인 드래프트에서 오리온의 명가 재건 주축으로 이승현을 선택했다. 그는 올해를 지도자 생활의 분수령으로 삼았다. 비주류라는 낙인과 우승시키지 못하는 감독이란 굴레에서 벗어나고자 했던 추 감독이 데뷔 2년째를 맞은 키 작은 빅맨을 팀의 중심으로 낙점했다. 그는 "국제 대회에서 이란의 하메드 하다디와 같은 키 큰 외국인 센터와 맞붙은 경험이 (이)승현이의 성장에 좋은 밑거름이 된 것 같다. 난 얘가 없으면 불안하다. 챔프전 MVP는 승현이가 받아야 한다. 조 잭슨의 임무는 다른 선수가 해 줄 수 있지만 승현이가 맡은 바는 대체 요원이 없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올 시즌 우승팀 감독의 이 같은 호평은 이승현의 달라진 위상과 경기력을 나타내고 있다.

[영상] 이승현 현장 인터뷰 ⓒ 스포티비뉴스 영상편집 배정호 기자

[사진] 이승현 ⓒ 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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