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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장 추일승 감독은 어떻게 잭슨을 '내 편'으로 만들었나 (인터뷰 영상)

작성일: 2016.04.08 07:00 신원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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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욕설과 항의가 난무하는 KBL에서 덕장도 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주셔서 감사합니다." 추일승 감독의 경기 소감 기사에 달린 포털사이트 댓글이다. 이렇게 추 감독은 팬들이 인정하는 KBL에서 손꼽히는 '젠틀맨'이다.

또한 추일승 감독은 자칭타칭 '비주류'다. 그는 지난달 29일 우승팀 감독이 된 뒤 "언제부턴가 두 가지 시선이 날 따라다니기 시작했다. 비주류라는 낙인, 우승 경험이 없는 감독. 이 2가지가 항상 따라다녀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 학교를 어디 나왔는지 그건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세상에는 연세대학교와 고려대학교를 나오지 않는 사람이 더 많다. 그러면 연·고대를 나오지 않은 사람이 주류 아닌가"라고 했다. 농구 팬들과 관계자들이 수없이 회자하는 명언이다.

미리 준비한 답변은 아니었을까. 추 감독은 5일 'SPOTVNEWS'와 인터뷰에서 "질문을 예상하지는 못했고, 평소에 갖고 있던 생각을 말씀 드린 것"이라며 "평소에도 후배 지도자들과 대화를 하면서 자주 하는 이야기다. 굳이 그렇게 생각할 필요가 있느냐, 실력이 우선시돼야 한다는 취지로 그런 이야기를 많이 했다"고 밝혔다.

그에게 '비주류라 손해를 봤다고 생각하는지' 물었더니, "그런 점이 없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농구뿐만 아니라 사회 자체가 그런 구조가 있다. (그렇지만)그런 것에 너무 집착하면 개인이 발전할 수 없다"고 이야기를 이어 갔다.

보이지 않는 불이익이 있지만 무턱대고 강경하게 나가지 않았다. 심판에게 약해 보이면 판정에서 손해를 본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있다. 강하게 어필해야 '보상 판정'이라도 받을 수 있다는 논리다. 추 감독은 "저도 과거에는 그랬을지 모르겠다"며 "농구라는 종목 특성상 상대를 배려하고 존중하지 않으면 이뤄질 수가 없다. 심판도 마찬가지다. 존중과 배려가 우선돼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 오리온 추일승 감독 ⓒ 고양, 한희재 기자

'젠틀맨' 추 감독은 목소리를 높이는 일이 많지 않다. 가끔은 문 닫힌 인터뷰실에서조차 그의 이야기를 제대로 듣기 어려울 때가 있다. 응원 열기로 떠들썩한 경기장에서는 오죽할까. 그러나 작전 지시를 할 때도 특유의 침착성은 그를 떠나지 않는다.

추 감독은 "커뮤니케이션이 안될 때는 소리를 질러서 이해하게 하기도 한다. 하지만 일단은 선수들이 냉정해지는 게 우선이다. 제가 먼저 흥분하면 선수들도 냉정을 잃을 수 있다. 마음은 소리를 지르고 싶지만 냉정하고 차분하려고 한다. 선수들이 심리적으로 안정감을 찾아야 코트에 나갔을 때 (지시대로) 보완하는 농구를 할 거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 추일승 감독은 어떻게 잭슨을 '내 편'으로 만들었나

이런 추 감독도 조 잭슨을 생각하면 심란할 때가 있었다. 잭슨은 심리적으로는 승리욕이 지나쳐 감정 조절을 하지 못하는 편이었고, 경기에서는 한국 농구에 적응하지 못한데다 출전 시간이 짧아 불만이 많았다. 외국인 선수 잘 뽑기로 유명한 추 감독에게 찾아온 시련이었다. 교체도 고민했다.

추 감독은 "이런 것들은 스카우트 과정에서 잘 나타나지 않는 점이다. 코칭스태프로서는 그런 점을 잘 다스려 줘야만 (선수가) 자기 기량을 발휘할 수 있기 때문에 제가 받아들여야 할 숙명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교체하지 않은 이유를 묻자 "잭슨을 교체했다면 자기 부정이었을 것이다. 그 선수를 한두 번 보고 뽑은 게 아니라 꽤 오랜 시간 관찰하고 연구하고 뽑았기 때문에 분명히 잭슨이 코트에서 보여 줄 수 있는 능력이 (아직) 나오지 않았다고 생각했다. 그것을 끄집어내는 것이 저의 임무라고 생각했다. 대학이나 D리그에서 발휘한 장점이 언젠가 꼭 나와 주리라 믿었고, 우리 팀에 맞는 선수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교체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 조 잭슨과 김민수의 충돌을 말리는 추일승 감독 ⓒ KBL

시즌 도중 잭슨에 대한 애정이 드러나는 장면이 있었다. 지난해 12월 25일 잠실 학생체육관에서 열린 SK전, 잭슨이 김민수와 충돌했다. 주먹다짐 직전까지 갔다. 이때 추 감독이 벤치에서 지켜보다 페인트존까지 뛰어와 잭슨을 말렸다. 결코 쉽게 볼 수 없는 장면이다. 추 감독은 "어릴 때부터 자란 환경이나 이런 것을 봤을 때 굉장히 방어 의식이 강한 선수다. 보호해 주고, 우리 선수로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렇게 했다"고 얘기했다.

▲ 우승 그 후, 추일승 감독의 이야기

"프로 농구에 몸담은 뒤 시즌마다, 챔피언 팀이 탄생하는 감격스러운 장면을 볼 때마다 저 속에 내가, 우리가 있을까 하는 상상을 해 봤습니다. 그러면서 시즌을 준비하고 좌절하고, 또 다음 시즌을 위해 희망을 품고 준비했는데, 막상 챔피언이 되고 보니 그런 일련의 과정들이 한꺼번에 지나가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지금뿐만 아니라 이제까지 저와 함께해 준 선수들, 코칭스태프, 구단, 또 저를 처음 농구로 이끌어 준 은사님들. 이런 분들이 한순간에 스쳐 가는 느낌이었습니다."

"오리온 구단과 선수들, 팬들에게 우승이라는 유전자가 들어왔다는 생각이 듭니다. 본능적으로, 늘 우승에 도전하고 지킬 수 있는 그런 피가 흐른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제가 그 임무에 충실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희가 연고지 옮긴 지가 얼마 안 돼서 신생팀이나 마찬가지였습니다. 해가 갈수록 응원해 주시는 분들이 열성적입니다. 정말 부정할 수 없는, 경기력에 큰 도움이 되는 요인이라고 생각합니다. 정말 감사 드리고, 어느 시즌보다도 이번 시즌 더 충실히 준비해서 챔피언 자리를 지키는 것이 보답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 오리온 추일승 감독 ⓒ 고양, 한희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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