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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은 4월부터 말했다…'MVP급' 다시 볼 수 없을 거라고

작성일: 2022.06.26 08:35 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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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사사구를 남발한 뒤 괴로워하는 아리엘 미란다 ⓒ 두산 베어스
▲ 7사사구를 남발한 뒤 괴로워하는 아리엘 미란다 ⓒ 두산 베어스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우리가 야구 1~2년 한 게 아니잖아요."

김태형 두산 베어스 감독은 지난 4월부터 에이스 아리엘 미란다(33)에게서 더 이상 희망적인 요소를 찾지 못하는 눈치였다. 지난해 150㎞ 웃도는 빠른 공을 꽂아 넣던 투수가 시속 140㎞짜리 공도 겨우 던지니 당황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선수 본인은 당시 "통증이 없다"고 버텼는데, 몸 어딘가에 이상이 있는 것처럼 자기 공을 던지지 못했다. 결과는 김 감독의 예감대로였다. 미란다는 병원 검진 결과 왼쪽 어깨 뒷근육에 미세 손상이 있어 4월 중순부터 부상 치료에 전념했다. 

김 감독은 미란다가 재활을 마치고 돌아와도 부활할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봤다. 지난 2개월 동안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미란다 이야기가 나오면 꾸준히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정규시즌 MVP를 차지했던 지난해와 같은 미란다는 다시 보기 어려울 것이란 뉘앙스를 계속해서 풍겼다. 

미란다를 마냥 기다릴 정도로 두산 선발진 형편이 넉넉하지는 않았다. 미란다가 이탈하면서 갑작스럽게 1선발 임무를 맡은 로버트 스탁은 더스틴 니퍼트, 조쉬 린드블럼, 라울 알칸타라 등 과거 에이스들에 크게 못 미쳤다. 시즌 초반 4월까지는 최고 구속 156㎞에 이르는 주 무기 강속구로 윽박지르는 게 통했지만, 강약 조절 등 경기 운영 능력이 떨어지다 보니 5월 이후로는 볼넷을 남발하며 고전하는 경기가 늘고 있다.  

국내 선발투수로 4자리를 채워야 했는데, 그나마 최원준-이영하-곽빈이 버텨 마운드 과부하를 조금이나마 막을 수 있었다. 세 투수 모두 기복은 있어도 두산으로선 로테이션을 꾸준히 돌아주는 것만으로 고마운 상황이었다. 남은 한 자리는 스프링캠프 때 6선발로 준비했던 박신지(3경기)와 최승용(8경기)이 채웠는데, 부족한 경험이 아직은 티가 났다. 

말 그대로 버텼을 뿐, 성적까지 챙길 수는 없었다. 두산 선발진의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는 27차례로 리그 8위다. 7~8이닝을 버텨주는 에이스가 없으니 자연히 상위권과 멀어졌다. 두산은 31승37패1무 승률 0.456로 롯데 자이언츠와 공동 7위에 머물러 있다. 5월 중순까지는 그래도 버틸 힘이 있었지만, 갈수록 미란다의 빈자리가 버거웠던 게 사실이다.  

구단도 미란다를 지켜보며 김 감독 만큼이나 고민이 깊었다. 지난해 14승, 173⅔이닝, 225탈삼진, 평균자책점 2.33을 기록한 KBO리그 최고 투수를 쉽게 놓아줄 수 없었다. 올해 190만 달러를 전부 보장하는 계약을 안긴 것도 무시하기 어려웠다. 부상 치료를 마치고 마운드에서 다시 던지는 것은 확인해야 했다. 미란다가 복귀해서 전반기 막바지나 후반기부터라도 지난해만큼의 활약을 보여줬으면 하는 바람으로 기다렸다. 

열악한 외국인 선수 시장 상황도 두산이 섣불리 움직일 수 없었던 이유 가운데 하나다. 대체 선수들을 리스트업해 두긴 했지만, 미란다를 뛰어넘는 기량을 갖춘 투수가 없었다. 후보군에는 지난 시즌 두산과 함께했던 워커 로켓도 있는데, 지난해 10월 팔꿈치 수술 뒤 등판 기록이 없어 계약을 이야기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래저래 미란다가 부상을 털고 돌아와 부활 가능성을 보여주는 게 최고의 시나리오였다. 그러나 미란다는 25일 잠실 KIA 타이거즈전에 복귀해 실망 가득한 결과만 남겼다. ⅔이닝 동안 9타자를 상대하면서 무피안타 7사사구 2탈삼진 4실점에 그쳤다. 김 감독은 미란다가 생존이 걸린 경기를 망쳐도 너무 망쳐서인지 웃음을 터트렸다.

직구 최고 구속이 146㎞까지 올라온 건 고무적이었지만, 그 외에는 긍정적인 요소를 찾기 힘들었다. 김 감독은 경기 전 "구속은 전처럼 나오기 힘들어도 경기 운영이 될 정도는 돼야 한다"고 했는데, 경기 운영 능력을 전혀 보여주지 못했다. 

그래도 두산은 미란다에게 계속해서 기회를 줄 수 있을까. 후반기 5강 싸움을 고민한다면, 기회를 줘도 미란다가 달라질 조짐이 보이지 않는다면, 두산도 이제는 결단을 내릴 시점을 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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