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C 다이노스 이재학 ⓒ NC 다이노스
▲ NC 다이노스 이재학 ⓒ NC 다이노스

[스포티비뉴스=창원, 김민경 기자] "오늘(13일) 원래 올 예정이 없었는데, 갑자기 왔어요. 아이들 왔을 때 잘해서 기분 좋네요."

NC 다이노스 사이드암 이재학(32)은 평소 가족을 경기장에 부르지 않는 편이다. 가족들이 지켜보고 있다는 생각을 하면 부담스러워서 본인이 등판하는 날은 초대를 피하려 했다. 요즘은 생각을 바꿨다. 이재학은 "한번 아이들이 주말이라 경기를 보러 왔는데, 그때 잘 던졌다"고 말하며 웃어 보였다. 

아빠는 전반기 마지막 등판을 보러 온 아이들에게 소중한 1승을 선물했다. 이재학은 13일 창원 두산 베어스전에 선발 등판해 6이닝 3피안타 1볼넷 6탈삼진 무실점 호투를 펼치며 4-1 승리를 이끌었다. 올 시즌 내내 7패만 떠안으며 마음고생이 심했던 이재학은 이날 가족이 지켜보는 가운데 첫 승을 신고했다. 지난해 10월 15일 잠실 두산전에서 9이닝 111구 무실점 역투로 5-0 완봉승을 이끈 지 271일 만에 챙긴 승리이기도 했다. 

이재학은 "1승의 소중함을 솔직히 몰랐다. 승을 못 하고 패만 많이 하다 보니까 진짜 힘들더라. 그래도 전반기 마지막 경기를 승리해서 기분 전환이 될 수 있을 것 같고, 후반기를 새로운 분위기로 맞이할 수 있어서 좋다. 팀이 연패를 끊고 내 첫 승도 해서 기분 좋았다"고 후련한 마음을 표현했다. 

가족을 비롯한 팀 지도자들의 응원이 있어 버틸 수 있었다. 강인권 NC 감독 대행은 경기 전 "올스타 브레이크 전에는 1승을 하고 후반기로 가는 마음가짐과 1승을 거두지 못하고 후반기로 가는 마음가짐은 다르다. 첫 승을 거두고 후반기를 맞이했으면 좋겠다"고 선수만큼이나 간절한 바람을 표현하기도 했다.

이재학은 "감독님과 코치님들이 항상 내가 처지지 않게 힘도 주시고 격려도 해주셨다. 가족들도 부담을 느끼지 않게 격려해주고 힘을 낼 수 있게 도와줬다"고 고마운 마음을 표현했다. 

마운드에서 준 작은 변화가 결과적으로 큰 도움이 됐다. 이재학은 "예전 경기를 보면 초반에 좋다가 주자가 나가면 빅이닝으로 가면서 힘들어졌다. 그동안 와인드업과 세트포지션 리듬을 같이 하려 했는데, 그게 잘 안 맞더라. 아예 다르게 바꿨는데, 첫 시도에 잘 맞아떨어진 것 같다. 주자가 나가도 제구가 잘되고 구위도 잘 유지돼서 편하게 잘 던졌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재학은 "첫 승까지 오래 걸려서 많이 미안하고 부끄럽다. 죄송한 마음이 크다"며 "전반기 마지막 경기에서 첫 승을 하고 피칭 내용도 좋고, 팀 5연패도 끊고 여러 의미가 있는 것 같다. 반등의 기회로 삼으려 한다"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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