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 베어스 브랜든 와델 ⓒ 두산 베어스
▲ 두산 베어스 브랜든 와델 ⓒ 두산 베어스

[스포티비뉴스=광주, 김민경 기자] "앞으로 10경기 나올 수 있나? 10승 하라 그래야겠네(웃음)."

두산 베어스 새 외국인 좌완 투수 브랜든 와델(28)이 데뷔전을 승리로 장식하며 김태형 감독의 기대에 부응했다. 브랜든은 5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경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7피안타(1피홈런) 1볼넷 1탈삼진 3실점(2자책점)을 기록하며 5-3 승리를 이끌었다. 6위 두산은 42승50패2무를 기록하며 5위 KIA(48승47패1무)를 4.5경기차로 추격했다.

브랜든은 막판 5강 싸움에 박차를 가할 핵심 카드였다. 두산은 지난해 MVP를 차지한 에이스 아리엘 미란다(33)가 올해 전반기가 다 끝날 때까지 어깨 부상을 털어내지 못하자 대체자를 찾아 나섰다. 가능한 빨리 새로운 리그에 적응할 수 있는 안정적인 투수를 우선순위에 뒀고, 영입 후보 가운데 가장 제구력이 눈에 띈 브랜든을 선택했다. 몸값은 23만 달러였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브랜든의 데뷔전을 앞두고 "앞으로 10경기 정도 나올 수 있나? 10승 하라 그래야겠네"라고 농담을 섞어 기대감을 표현했다.  

브랜든은 이날 직구 최고 구속 151㎞를 기록할 정도로 전력을 다해 던졌다. 직구(27개)-체인지업(20개)-투심 패스트볼(15개)-슬라이더(12개)-커브(11개) 등 다양한 구종을 섞은 게 눈에 띄었는데, 모든 구종이 제구가 잘되는 편이었다. 80~90구를 예상했는데, 5이닝을 85구로 버텼다. 

초반에는 흥분한 탓에 공격적으로만 던지다 장타를 허용해 실점했다. 브랜든은 1-0으로 앞선 1회말 나성범에게 슬라이더 실투를 던져 우월 동점포를 얻어맞았다. 2회말에는 2사 1루에서 김도영에게 우익수 오른쪽으로 빠지는 적시 2루타를 내줘 1-2로 뒤집혔다. 

이후로는 안정적이었다. 4회말 2사 후에 김호령과 김도영에게 안타, 박찬호에게 볼넷을 내줘 2사 만루 위기에 놓였을 때 김선빈에게 3루수 땅볼을 허용했는데, 3루수 허경민의 포구 실책이 나오면서 실점해 1-3이 됐다. 그래도 무너지지 않고 다음 타자 나성범을 2루수 땅볼로 처리하며 흐름을 끊었다. 5회초 페르난데스의 1타점 적시 2루타와 송승환의 역전 투런포에 힘입어 4-3으로 뒤집고 맞이한 5회말에는 황대인-소크라테스-박동원으로 이어지는 강타선을 삼자범퇴로 처리하며 임무를 마쳤다.  

브랜든은 "첫 경기에 좋은 결과를 바로 얻어 정말 기분 좋다. 이 결과를 위해 그동안 노력한 게 결실을 보지 않았나 생각한다. 솔직히 말하자면 첫 경기라 초반 1~2회에는 너무 흥분해서 막 들어갔다. 흥분해서 던지는 바람에 원하는 대로 풀리지 않았다. 그래도 갈수록 흥분이 가라앉으면서 이성적으로 생각하면서 투구에 집중하다 보니까 결과가 좋았다"고 소감을 밝히며 미소를 지었다. 

안방마님 박세혁(32)과 첫 호흡도 만족스러웠다. 브랜든은 "나와 박세혁이 같은 생각으로 경기를 운영했다는 게 가장 중요한 것 같다. 오늘(5일) 처음 호흡을 맞추는 거라 내가 원하는 스타일, 또 박세혁이 원하는 스타일이 서로 안 맞을 수도 있는데 앞으로 서로 호흡을 더 맞춰야 한다. 그래도 첫 경기 치고는 호흡이 잘 맞아서 깜짝 놀랐다"고 이야기했다. 

권명철 두산 투수코치는 브랜든의 첫 등판을 지켜본 뒤 "첫 경기인데 날씨가 많이 습해서 체력적으로 힘들어할 줄 알았다. 전체적으로 제구가 안정됐고, 예정한 본인 투구 수대로 잘 던졌다. 오늘은 바깥쪽 승부가 조금 많았는데, 우타자 몸쪽을 조금 더 공격적으로 던지게 할 생각이다. 서클 체인지업도 너무 빠른 경향이 있어서 미팅을 통해 조정이 필요할 것 같다. 공격적인 피칭과 제구력이 좋았고, (박)세혁이랑 첫 경기인데 이 정도면 완벽하게 잘 막아줬다"며 엄지를 들었다. 

사령탑의 바람대로 브랜든이 남은 경기 점차 한국 무대에 적응하면서 승수를 쌓아주면, 두산은 5강 진입을 희망이 아닌 현실로 바꿀 수 있다. 브랜든은 이와 관련해 "우리는 지금 열심히 하고 있다. 앞으로 최선을 다해 플레이오프에 진출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지켜봐 달라"고 각오를 다졌다. 

무더운 날씨에도 광주를 찾아 응원석에서 브랜든을 응원한 약혼자 매디슨을 향한 감사 인사도 잊지 않았다. 매디슨에게도 승리를 선물한 브랜든은 "언제나 나를 응원해줘서 고맙고, 사랑한다"고 진심을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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