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치열한 재활을 통해 몸이 더 좋아져 돌아온 박종훈(왼쪽)과 문승원 ⓒSSG랜더스
▲ 치열한 재활을 통해 몸이 더 좋아져 돌아온 박종훈(왼쪽)과 문승원 ⓒSSG랜더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프로 선수들은 물론 요즘은 아마추어 선수들도 ‘토미존 서저리’로 알려진 팔꿈치 인대재건수술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많은 수술로 노하우가 쌓여있고, 성공 확률도 비교적 높다는 인식 때문이다.

하지만 “토미존을 받으면 구속이 올라간다”는 맹목적인 믿음은 굉장히 위험하다. 결과적으로 맞는 말일 수도 있지만 그 과정이 뒷받침되어야 하기에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수술로 통증에서 벗어나며 구속이 올라갈 수 있지만, 1년 이상 재활을 하면서 팔꿈치는 물론 다른 부위까지 시간을 가지고 착실하게 강화시켜야 가능한 이야기다. 성실하게 재활을 한 선수들은 대개 팔꿈치뿐만 아니라 몸 전체가 좋아져 온다. 시간과 맞바꾼 수확이다.

SSG의 두 토미존 복귀자인 문승원(33)과 박종훈(31)도 그런 경우다. 1년 만에 두 선수를 본 1군 코칭스태프와 동료들은 “몸도 마음도 더 좋아졌다”고 기대를 숨기지 않는다. 차분하고, 또 치열하게 재활 훈련에 임한 두 선수는 재활 기간 동안 평소에는 하지 못했던 강화 운동까지 빠짐없이 수행하며 좋은 컨디션을 선보이고 있다.

언더핸드 토미존 서저리라는 특이한 케이스인 박종훈은 “재활 기간 중 운동도 더 많이 하고, 팔꿈치는 물론 다른 부위에 대한 보강 운동을 엄청나게 했다. 그래서 운동 시간도 길어졌다”고 했다. 문승원 또한 “팔꿈치 외에도 운동을 많이 했다. 조금 더 하체를 쓰면서 회전력을 주려고 했다. 확실히 이전보다는 회전이 더 좋아졌다. 발가락 운동까지 했고, 몸이 앞으로 나아가는 방향성에 대해서도 연구를 많이 했다”고 떠올렸다.

실제 문승원의 경우 부상 전보다 타점이 조금 낮아지는 대신 하체가 단단하게 몸을 지탱하면서 공을 끝까지 끌고 나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마치 몸이 그라운드를 타고 흐르는 듯한 인상을 준다. 문승원은 “정확한 데이터를 봐야 겠지만 느낌상은 그렇다. 조금 더 발에 힘을 주고 무릎이 낮아지다보니까 그렇게 될 수도 있고, 그렇게 보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더 강한 공을 던질 수 있는 원동력이 된다.

제자들을 1년 만에 다시 본 조웅천 SSG 투수코치도 “몸이 더 좋아졌다”고 단언한다. 조 코치는 “두 선수도 지난 4~5년간 선발 로테이션을 돌면서 여기저기의 근력과 스태미너가 떨어져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재활 기간에 착실히 운동을 한 덕에 훨씬 더 좋아져서 돌아오지 않았나 생각한다”면서 “어쩌먼 팔꿈치 수술이 향후 롱런을 할 수 있는 전화위복의 계기가 됐을 수도 있다. 몸 상태가 더 좋아졌고, 하체나 팔뚝이 육안으로도 다 좋아져서 왔다”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SSG는 두 선수가 한창 재활을 하고 있었고, 그래서 재활 성과를 확신할 수 없었던 지난해 연말 두 선수에게 비FA 다년 계약서를 내밀었다. 수술 복귀 후 두 선수의 성적이 어떻게 흘러갈지 아무도 모르는 상황에서 나름대로의 도박을 한 것이다. 박종훈은 5년 총액 65억 원, 문승원은 5년 총액 55억 원에 계약했다. 올해부터 5년간 두 선수에게 들어가는 돈이 총액 120억 원이다. 큰 금액이다.

하지만 SSG는 평소부터 워낙 성실하게 몸 관리를 하는 두 선수가 재활 기간에 큰 문제를 일으키지 않을 것이라 확신했다. 재활이 성공할 것으로 예견했고, 그렇다면 이제 팔꿈치 문제를 싹 털고 프로 인생의 ‘시즌 2’를 열 수 있을 것이라 기대했다. 이 예상은 적중했다. 구단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은 두 선수가 앞으로 10년을 던질 밑천을 준비해서 돌아왔다. 완벽하게 준비하고 시즌에 들어갈 수 있는 내년이 진짜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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