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원 ⓒ곽혜미 기자
▲ 이재원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사직, 신원철 기자] LG 이재원은 반전 매력의 소유자다. 키 192cm 거구가 해맑은 '소년 미소'를 짓는다. 반전은 또 있다. 순수해 보이는 인상 뒤 숨은 큰 야망이다. 

이재원은 LG가 12-2로 이긴 4일 사직 롯데전에서 2루타와 홈런으로 3타점을 올렸다. 허벅지에 쥐가 올라오면서 홈런을 치고 교체됐지만 단 세 타석 만에 장타 2개와 3타점으로 할 일은 다 했다. 경기 후에는 "체질상 땀에 많아서…지금은 괜찮다. 날씨가 많이 습하고 더워서 그랬던 것 같다"며 미소를 지었다. 

지난달 28일 SSG전 뒤로 6일 만에 경기에 나왔다. 이재원은 홍창기가 부상에서 복귀하면서 선발 라인업에서 빠지기 시작했다. 5경기 연속 결장. 4일 경기는 이재원에게 오랜만에 온 기회였다. 그런데 갑자기 허벅지에 쥐가 나다니, 이재원은 "스스로를 다그쳤다"고 털어놨다. 오죽하면 홈런을 어떻게 쳤는지도 잘 모르겠다고 할 만큼 허벅지에 신경을 쏟고 있었다. 

"홈런을 어떻게 쳤는지 잘 모르겠다. 그때는 내 다리가 어떤지부터 생각했다. 부상 조심해야 하니까 다리만 생각했다. 아프면 안 되는 상황이다. 내가 다른 형들보다 경기를 많이 나가는 것도 아닌데 아파서 빠지면 안 되지 않나. 나한테도 손해다. 그순간에 왜 지금 아픈지 스스로를 다그쳤던 것 같다."

▲ LG의 차세대 거포 유망주로 떠오른 이재원. ⓒ곽혜미 기자
▲ LG의 차세대 거포 유망주로 떠오른 이재원. ⓒ곽혜미 기자

이재원은 "허벅지가 버텨줘야 되는데 그때 쥐가 딱 올라왔다. 갑자기 넘어졌는데 일어나고 나서는 괜찮았다. 홈런치고 난 뒤에는 아예 양쪽 다 쥐가 올라왔다. 뛰려고 했는데 계속 왔다"며 "처음으로 홈런치고 힘들다고 생각했다. 홈런 아니었으면 1루에 멈췄을 것 같다"고 밝혔다. 

격앙된 목소리는 아니었지만, 쓰는 단어에는 힘이 있었다. 이재원은 "그동안 계속 이만 갈았다. 훈련할 때도 경기 나가는 날만 기다렸고, 대타로 나갈 수도 있으니까 코치님이나 감독님이 원하는 방향성에 맞추기 위해 더 열심히 준비를 했다"고 말했다. 

또 "내가 해야 할 임무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가장 큰 목표다. 계속 백업일 수도 있고, 가끔 이렇게 나가는 날이 있을 수도 있는데 출전할 때 내가 어떤 선수인지 보여줄 수 있게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고 얘기했다. 

지난달 26일 인천에서 데뷔 첫 두 자릿수 홈런을 쳤을 때도 그랬다. 이재원에 앞서 LG가 기대했던 우타 거포 유망주 박병호(kt)는 줄무늬 유니폼을 입고 두 자릿수 홈런을 치지 못한 채 넥센으로 트레이드됐다. 이재원에게 박병호가 못 했던 10홈런을 넘겼다고 말하자 "박병호 선배의 뒤를 이어서 한국 야구를 대표하는 타자가 되고 싶은 마음이 있다. 한 팀이 아니라 한국에서 뭔가 이루고 싶다"며 큰 야망을 드러냈다. 

그러려면 '이를 갈며' 1군에 남아 계속 '내가 누구인지' 보여줘야 한다. 이재원은 "처음부터 두 자릿수 홈런을 목표로 한 적은 없었다. 계속 1군에 있고 싶다는 생각만 했다. 지금부터 계속 1군에 남아서 한국시리즈까지 나가는 게 목표다"라고 밝혔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