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샌디에이고가 진정한 최강팀이 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다저스를 넘어야 한다
▲ 샌디에이고가 진정한 최강팀이 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다저스를 넘어야 한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1994년 박찬호가 한국인 최초로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은 뒤, 수많은 한국인 선수가 메이저리그 무대에서 활약했고 또 지금도 활약하고 있다. 그런데 영예 중의 영예인 월드시리즈 우승 반지를 가지고 있는 선수는 단 한 명이다.

2001년 애리조나 소속이었던 김병현이 그 주인공이다. 1999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김병현은 2001년 월드시리즈 무대에서 고생하기는 했지만 그래도 우승 트로피와 인연을 맺었다. 다만 그 이후로는 좀처럼 한국인 선수는 월드시리즈 우승에 이력을 추가하지 못했다. 그렇게 20년 넘는 시간이 지났다.

선구자인 박찬호는 필라델피아 소속이었던 2009년 월드시리즈에서 불펜으로 네 경기에 나갔다. 그러나 당시 필라델피아는 뉴욕 양키스에 우승 트로피를 내줬다. 류현진도 LA 다저스 소속으로 2018년 월드시리즈에 출전해 2차전 선발로 나갔다. 그러나 당시 다저스도 보스턴에 무너지며 땅을 쳤다.

최지만(31‧탬파베이)은 2020년 월드시리즈에 진출해 6경기에 뛰었다. 그러나 개인적으로도 타율 0.111에 그쳤고 팀 또한 LA 다저스에 막혀 월드시리즈 우승에 실패했다.

그렇다면 올해 한국인 선수들은 월드시리즈 트로피를 들어올릴 수 있을까. 일단 가능성은 있다. 최지만의 소속팀 탬파베이는 아메리칸리그 와일드카드 레이스에서 2위다.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이 있다. 오히려 관심이 몰리는 건 김하성(27)의 소속팀 샌디에이고다. 말 그대로 우승에 올인한 팀이다. 

지난해부터 광폭 영입 행보를 보인 샌디에이고는 이번 트레이드 마감시한을 앞두고도 이적시장 최대어인 후안 소토, 올스타 마무리 조시 헤이더, 그리고 수준급 공격력을 자랑하는 조시 벨과 브랜든 드루리를 영입해 전력 보강에 나섰다. 팀을 대표하는 유망주들을 상당수 희생하면서까지 이들을 영입해 팀의 목표가 대권 도전임을 명백히 했다.

소토,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 매니 마차도로 이어지는 호화 라인업은 팬들의 시선을 붙잡기 충분하다. 벨과 드루리는 분명 공격에서 플러스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다르빗슈 유와 조 머스글러브, 후반기 들어 살아나고 있는 블레이크 스넬까지 선발진은 나름 탄탄한 가운데 불펜 문제의 해결사로 헤이더를 기대하고 있다. 잘 맞추면 충분히 우승이 가능한 라인업이다.

다만 ‘넘사벽’이 있다는 게 문제다. 지난해도 샌디에이고를 멀찌감치 앞서 갔던 지구 최강자 LA 다저스다. 다저스를 넘지 못하고서는 지구 우승을 차지할 수 없고, 와일드카드 레이스로 가면 시드가 낮아진다. 꼭 올해가 아니더라도 내년에는 반드시 다저스를 넘어야 하는 샌디에이고다. 지금 위치에 대충 만족했다면 소토와 헤이더를 영입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샌디에이고가 지난해 폭풍 영입으로 다저스에 당당히 도전장을 내밀었고 시즌 초반에는 샌디에이고가 대등한 경기를 펼치며 희망을 부풀렸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다저스는 온갖 악재에도 흔들리지 않았고 후반기 샌디에이고를 착실하게 꺾으며 저력의 차이를 실감케 했다. 지난해 다저스와 샌디에이고의 경기차는 최종적으로 27경기까지 벌어졌다. 

올해도 시즌 초반에는 치열한 순위 싸움을 벌였다. 그러나 다시 14.5경기까지 벌어졌고, 다저스는 여전한 저력을 과시 중이다. 소토 영입 후 첫 맞대결이었던 6일과 7일 원정 경기에서도 모두 지며 다저스의 벽만 확인했다. 김하성의 월드시리즈 우승에 가장 큰 장애물은 건재하다. 샌디에이고가 이를 격파할 수 있느냐가 흥미로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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