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지난해 통합우승 팀인 kt는 2022년 시즌을 앞두고 우타 거포 박병호(36)를 3년 총액 30억 원에 영입했다. 영입 당시 꽤 시끌시끌했던 논란이 있었다.
박병호의 경력 자체에 의심을 품는 자는 없었다. 그러나 프리에이전트(FA) 계약, 특히나 외부 FA는 지금까지의 활약상이 아닌 앞으로의 활약상을 계산해 신중하게 투자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박병호는 KBO리그를 대표하는 홈런왕이지만, 근래 들어서는 홈런 개수와 타율이 모두 떨어지며 ‘노쇠화’라는 단어까지 등장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kt는 확신이 있었다. 여러 가지 데이터를 통해 박병호가 3년 정도는 충분히 더 리그 정상급 타자로 활약할 수 있다고 봤다. 캠프 당시 만난 나도현 kt 단장은 박병호의 데이터에 대해 강력한 자신감을 드러내면서 “눈에 보이지 않는 부분도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 단장은 당시 “상대가 박병호의 약점도 다 안다고 하지만, 타구 속도나 이런 것들은 전혀 빠지지 않았다. 트레이너도 근력이 괜찮다고 한다. 에이징커브가 아닌, 충분한 터닝포인트가 될 것이라 믿고 있다. 타구 속도에서는 박병호가 상위 10% 안에 든다. 유효타 측면에서는 타구 속도가 리그에서 가장 빠른 축”이라면서 “또한 ‘유저’가 굉장히 잘 쓸 생각을 가지고 계신다. 박병호를 어떻게 해야 극대화할 수 있을지 (코칭스태프가) 알고 있다”고 자신했다.
그런 kt의 계산은 맞아 떨어졌다. 박병호는 6일까지 시즌 92경기에서 타율 0.269, 32홈런, 84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932를 기록 중이다. 최근 2년 성적보다 훨씬 더 좋아졌고 홈런 페이스는 전성기급으로 KBO리그에서 따라잡을 자가 없다. 여기에 예상치 못한 강백호의 부상 장기화 공백까지 메웠다는 점을 고려하면 실질적인 가치는 그 이상이다. 대박을 친 셈이다.
당시 나 단장은 박병호의 타구 속도나 발사각, 근력 등이 여전히 정상급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많은 나이에도 좋은 활약을 했던) 이승엽 이호준만큼 앞으로 잘할 것”이라고 했다. 당시에는 덕담처럼 느껴졌지만, 리그 홈런 1위의 압도적인 위용 속에 이는 현실로 드러나고 있다.
복수 해설위원들은 “지난 2년간은 박병호 특유의 몸통 스윙이 나오지 않았다. 올해는 그런 게 나온다. 스윙 이후 방망이가 땅으로 박히는 모습까지 전성기 시절과 같다”고 입을 모은다. 단순히 운으로 홈런이 만들어졌다기보다는, 박병호 스스로 가장 좋을 때의 홈런 감을 되찾았다는 것이다. 이는 남은 2년 반의 남짓의 계약 기간을 고려해도 긍정적이다.
박병호는 부상 없이 현재의 홈런 페이스를 이어 간다는 전제 하에 48홈런 페이스다. 상대 투수들의 견제에도 불구하고 홈런 페이스가 크게 떨어지지 않았고, 특유의 몰아치기 능력을 고려하면 올해 50홈런에 도전할 수 있는 유일한 후보로 평가된다. 그렇게 된다면 개인 통산 세 번째 50홈런 시즌이다. 박병호는 메이저리그 진출 전인 2014년(52개)과 2015년(53개) 2년 연속 이 기념비적인 기록을 달성했다.
KBO리그 역사에 남을 만한 홈런왕인 이승엽도 50홈런 시즌은 두 번(1999년, 2003년)밖에 없었다. 물론 한창 물이 올랐을 때 일본으로 진출해 기록 연장에 손해를 본 건 사실이지만, 박병호 또한 메이저리그에 진출해 까먹은 시기가 있었다. 40홈런만 쳐도 통산 네 번째 40홈런 이상 시즌으로 이승엽(3회)을 넘어선다. 박병호와 홈런왕이라는 단어는 여전히 어울리는 한 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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