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팀에서 훈련하지만 동료도, 친구도 아니라고 말하는 알리스타 오브레임(35, 네덜란드)과 안드레이 알롭스키(37, 벨로루시)는 체중계에서 내려온 뒤 무표정하게 서로를 바라봤다. 그들의 눈빛은 "넌 쓰러뜨려야 하는 내 앞의 적일 뿐이야"라고 말하는 듯했다.
오브레임과 알롭스키는 8일(이하 한국 시간) 네덜란드 아호이 로테르담에서 진행된 계체에서 각각 244파운드(110.68kg)와 248파운드(112.49kg)를 기록하고 결전을 위한 모든 준비를 마쳤다. 두 선수는 9일 새벽 2시 50분 SPOTV가 생중계하는 UFC 파이트 나이트 87 메인이벤트에서 맞선다.
오브레임과 알롭스키는 세계적인 명문 종합격투기 팀 '잭슨 윈크 아카데미'에서 훈련한다. 그러나 개인적인 교류가 거의 없었다. 함께 훈련한 적도 드물었다고 한다.
오브레임이 이 대회 메인이벤트에 출전하기로 했을 때 그가 싸울 만한 상대는 케인 벨라스케즈와 알롭스키 정도였다. 오브레임은 "벨라스케즈는 다친 상태였다. 남은 선수가 알롭스키였다. 알롭스키는 내 친구가 아니다. 악감정도 없다. 이것은 비즈니스일 뿐이다. 그래서 그와 대결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둘이 붙는다고 했을 때 제일 난처했던 사람은 코치 그렉 잭슨이다. "같은 팀 선수와 경기하게 되면 내 세컨드로 서 달라"고 요구한 알롭스키에게 고개를 끄덕인 적이 있어 잭슨은 알롭스키 편에 서기로 했다. 이날 계체에서도 알롭스키와 함께 등장했다.
네덜란드에서 처음 열리는 UFC 대회에서 홈 경기를 치르는 오브레임이 알롭스키를 꺾고 4연승을 달리면 유력한 차기 타이틀 도전자 후보가 된다. 2011년 스트라이크포스에서 UFC로 이적한 뒤 한번도 타이틀전을 갖지 못한 그에게 찾아온 절호의 기회다. K-1, 드림, 스트라이크포스 챔피언벨트에 이어 네 번째 벨트를 차지할 수 있다.
알롭스키는 6연승(UFC 4연승)하다가 지난 1월 스티페 미오치치에게 1라운드 54초 만에 KO패했다. 오브레임 전을 반등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
두 선수 모두 맷집이 강한 편이 아니다. 오브레임은 40승 14패에서 KO승 17번, KO패 9번이다. 알롭스키는 25승 11패 1무효 가운데 KO승이 17번, KO패가 8번이다. 이들의 승부는 25분을 다 채우지 않을 공산이 크다.
과연 두 선수는 경기를 마친 후 체육관에서 마주쳤을 때 웃으며 인사할 수 있을까? 아니, 인사라도 하는 사이로 남을 수 있을까?
알롭스키는 잭슨 윈크 아카데미에서 한솥밥을 먹다가 글렌데일 파이팅 아카데미로 소속을 옮긴 트래비스 브라운과 지난해 5월 싸워 KO로 이긴 뒤 "그를 때릴 때 내 가족을 때리는 것 같았다"며 침통해 했다. 하지만 이번에 알롭스키에게 그런 감정은 나오지 않을 것 같다. 승자를 축하하고 패자를 위로하는 브로맨스(Bromance)를 기대하기 힘들어 보인다.
코메인이벤트에 나서는 안토니오 실바(36, 브라질)와 스테판 스트루브(28, 네덜란드)도 계체에서 강렬한 눈빛을 주고받았다.헤비급 한계 체중은 265파운드다. 체중계 오차 1파운드를 고려해 266파운드까지 채울 수 있다. 스트루브는 265파운드(120.20kg), 실바는 266파운드(120.66kg)였다.
실바와 스트루브는 최근 4경기에서 3번 졌다. 이번 경기에서 지는 파이터는 연패 수렁에 빠지고 하락세를 면치 못한다.
■ UFC 파이트 나이트 87 계체 결과
- 메인 카드
[헤비급] 알리스타 오브레임(244파운드/110.68kg) vs 안드레이 알롭스키(248파운드/112.49kg)
[헤비급] 안토니오 실바(266파운드/120.66kg) vs 스테판 스트루브(265파운드/120.20kg)
[웰터급] 알베르트 투메노프(170파운드/77.11kg) vs 거너 넬슨(170파운드/77.11kg)
[여성 밴텀급] 게르마이네 데 란다미에(135파운드/61.23kg) vs 안나 엘모세(135파운드/61.23kg)
[라이트헤비급] 니키다 크릴로프(205파운드/92.99kg) vs 프란시마르 바로소(204파운드/92.53kg)
[여성 스트로급] 카롤리나 코발키비치(115파운드/52.16kg) vs 헤더 조 클락(116파운드/52.16kg)
- 언더 카드
[라이트급] 루스탐 카빌로프(155파운드/70.31kg) vs 크리스 웨이드(155파운드/70.31kg)
[미들급] 마그누스 세덴블라드(185파운드/83.91kg) vs 가레스 맥렐란(184파운드/83.46kg)
[라이트급] 존 턱(156파운드/70.76kg) vs 조시 에미트(156파운드/70.76kg)
[라이트급] 얀 카브랄(156파운드/70.76kg) vs 레자 마다디(155파운드/70.31kg)
[플라이급] 호리구치 교지(125파운드/56.70kg) vs 닐 시어리(126파운드/57.15kg)
[웰터급] 레온 에드워즈(169.5파운드/76.88kg) vs 도미닉 워터스(170파운드/77.11kg)
[플라이급] 사사키 유타(125파운드/56.70kg) vs 윌리 게이츠(125파운드/56.70k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