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렌 하차노프가 2022년 US오픈 남자 단식 8강전에서 득점을 올린 뒤 환호하고 있다.
▲ 카렌 하차노프가 2022년 US오픈 남자 단식 8강전에서 득점을 올린 뒤 환호하고 있다.

[스포티비뉴스=조영준 기자] 카렌 하차노프(26, 러시아, 세계 랭킹 31위)가 '코트의 악동' 닉 키리오스(27, 호주, 세계 랭킹 25위)를 풀 세트 접전 끝에 제압하며 생애 첫 그랜드슬램 대회 4강 무대를 밟았다.

하차노프는 7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의 빌리진 킹 내셔널 테니스센터 아서 애시 스타디움에서 열린 US오픈 테니스 대회 남자 단식 8강전에서 키리오스를 3-2(7-5 4-6 7-5 6-7<3-7> 6-4)로 이겼다.

이번 대회에 출전하기 전 하차노프의 그랜드슬램 대회 최고 성적은 2019년 프랑스 오픈과 지난해 윔블던에서 거둔 8강 진출이었다. 지난해 US오픈 1회전에서 탈락했지만 올해는 쟁쟁한 경쟁자들을 제치고 준결승에 올랐다.

하차노프는 지난해 열린 2020 도쿄 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에서 통산 4번 우승한 그는 꾸준하게 활약하며 마침내 메이저 대회 4강에 오르는 성과를 거뒀다.

올해 윔블던에서 준우승한 키리오스는 2연속 그랜드슬램 대회 4강 진출을 노렸다. 특히 그는 16강전에서 디펜딩 챔피언이자 현 세계 랭킹 1위 다닐 메드베데프(26, 러시아)를 3-1(7-6<13-11> 3-6 6-3 1-6)로 제압했다.

▲ 카렌 하차노프가 2022년 US오픈 남자 단식 8강전에서 서브를 때리고 있다.
▲ 카렌 하차노프가 2022년 US오픈 남자 단식 8강전에서 서브를 때리고 있다.

키리오스는 우승 후보 가운데 한 명으로 떠올랐지만 8강에서 이번 대회 일정을 마쳤다. 

키리오스는 2회전에서 7500달러의 벌금 징계를 받았다. 누적액만 역대 최고인 70만 파운드(약 11억 원)를 넘었다. 특히 US오픈에서는 대회 사상 가장 큰 벌금을 내게 됐다.

그는 숱한 기행으로 '코트의 악동'으로 낙인이 찍혔지만 '악마의 재능'으로도 불린다. 그러나 항상 정신적인 문제와 성실하지 못한 훈련 태도로 좋은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그러나 윔블던에서 준우승했고 이번 대회에서도 매 게임 선전하며 8강에 진출했다. 그러나 '대기만성형' 선수인 하차노프에게 패하며 이번 대회를 마감했다.

둘은 1세트에서 강한 서브에 이은 적극적인 공격으로 4-4로 팽팽하게 맞섰다. 원 브레이크 싸움으로 진행된 상황에서 하차노프는 6-5에서 리턴 게임을 가져왔다. 7-5로 1세트를 따낸 하차노프는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1세트가 끝난 뒤 키리오스는 왼쪽 무릎 통증으로 긴급 마사지를 받은 뒤 코트에 나섰다. 1-1에서 얻은 브레이크 기회를 놓치지 않은 키리오스는 3-1로 앞서갔다. 이후 리드를 끝까지 지키며 6-4로 2세트를 잡았다.

▲ 2022년 US오픈 남자 단식 8강전에서 닉 키리오스가 경기가 풀리지 않자 혼잣말을 하고 있다.
▲ 2022년 US오픈 남자 단식 8강전에서 닉 키리오스가 경기가 풀리지 않자 혼잣말을 하고 있다.

시간이 흐를수록 초반과는 다르게 그라운드 스트로크 싸움이 늘어났다. 길어진 랠리에서 점수를 따내는 쪽은 하차노프였다. 5-5에서 6-5로 달아난 하차노프는 12번째 게임을 브레이크하며 3세트를 따냈다.

키리오스는 4-4에서 브레이크 기회를 얻었지만 이를 살리지 못했다. 경기 내내 평정심을 유지하려고 노력했지만 이내 라켓을 집어던졌고 이후 3세트를 내줬다.

4세트 4-4에서 키리오스는 분위기를 반전할 브레이크 기회를 잡았다. 그러나 하차노프는 강한 서브로 위기를 모면하며 5-4로 앞서갔다. 

하차노프는 준결승 진출에 한 게임만 남겨 놓았지만 키리오스는 순순하게 물러서지 않았다. 그는 장기인 강서브로 응수하며 5-5로 따라붙었다. 

6-6으로 균형을 이룬 이들의 승부는 타이브레이크로 이어졌다. 벼랑 끝에 몰린 키리오스는 하차노프의 백핸드를 공략하며 연속 득점을 올렸다. 7-3으로 타이브레이크에서 이긴 키리오스는 승부를 마지막 5세트로 가져갔다.

하차노프는 5세트 첫 게임을 브레이크했고 이어진 서브 게임을 지켰다. 3-1로 앞서간 그는 세트 초반 벌어놓은 점수 차를 끝까지 유지하며 3시간 40분간 진행된 대장정에 마침표를 찍었다.

둘은 무려 서른 개 넘는 서브에이스를 기록하며 '서브 전쟁'을 펼쳤다. 키리오스는 31개, 하차노프는 30개의 서브에이스에 성공했다. 키리오스는 75개의 위너로 61개인 하차노프를 압도했지만 58개의 자기 실책을 범했다.

하차노프는 키리오스와 상대 전적에서 2승 1패를 기록했다.

▲ 카스페르 루드가 2022년 US오픈 준결승 진출을 확정한 뒤 환호하고 있다.
▲ 카스페르 루드가 2022년 US오픈 준결승 진출을 확정한 뒤 환호하고 있다.

하차노프는 카스페르 루드(23, 노르웨이, 세계 랭킹 7위)와 준결승전을 치른다. 루드는 이날 열린 단식 8강전에서 마테오 베리티니(26, 이탈리아, 세계 랭킹 14위)를 3-0(6-1 6-4 7-6<7-4>)으로 눌렀다. 

루드는 올해 프랑스 오픈에서 준우승했다. 윔블던에서는 2회전에서 조기탈락했지만 US오픈 4강에 오르며 두 번째로 그랜드슬램 대회 준결승에 진출했다.  

하차노프와 루드는 2020년 ATP 마스터스 1000시리즈 이탈리아 인터내셔널에서 한 차례 맞붙었다. 이 경기에서는 루드가 2-1(6-3 3-6 6-1)로 승리했다.

여자 단식은 온스 자베르(28, 튀니지, 세계 랭킹 5위)와 캐롤라인 가르시아(28, 프랑스, 세계 랭킹 17위)가 4강에 진출했다.

▲ 온스 자베르가 2022년 US오픈 여자 단식 8강전에서 경기를 펼치고 있다.
▲ 온스 자베르가 2022년 US오픈 여자 단식 8강전에서 경기를 펼치고 있다.

자베르는 단식 8강전에서 아일라 톰랴노비치(29, 호주, 세계 랭킹 46위)를 2-0(6-4 7-6<7-4>)으로 물리쳤다.

자베르는 US오픈에서 처음 4강에 올랐다. 그는 올해 윔블던 결승에 오르며 아프리카-아랍권 국가 출신 선수로는 남녀를 통틀어 최초로 그랜드슬램 대회 결승 무대에 섰다. 

당시 자베르는 아프리카-아랍 출신 선수로는 최초로 메이저 정상에 도전했지만 엘레나 리바키나(23, 카자흐스탄, 세계 랭킹 25위)에게 져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이번 US오픈 준결승에 오른 자베르는 그랜드슬램 대회 2연속 4강에 진출하는 성과를 거뒀다. 

가르시아는 '제2의 세레나'로 불리는 코코 가우프(18, 미국, 세계 랭킹 12위)를 2-0(6-3 6-4)으로 제압하며 준결승에 올랐다. 

▲ 2022년 US오픈 여자 단식 준결승 진출에 성공한 캐롤라인 가르시아가 코트에서 점프하는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 2022년 US오픈 여자 단식 준결승 진출에 성공한 캐롤라인 가르시아가 코트에서 점프하는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그의 그랜드슬램 대회 단식 최고 성적은 2017년 프랑스 오픈 8강 진출이었다. 이번 대회 4강에 오르며 메이저 대회 단식 최고 성적을 거둔 가르시아는 자베르와 결승 진출을 다툰다.

자베르는 가르시아와 상대 전적에서 2승 무패로 앞서 있다. 이들이 가장 최근 맞붙은 경기는 2020년 호주 오픈 2회전이다. 이 경기에서는 자베르가 2-1(1-6 6-2 6-3)로 역전승했다.

한편 TV채널 스포티비(SPOTV)와 스포티비 온(SPOTV ON) 스포츠 OTT 서비스인 스포티비 나우(SPOTV NOW)는 US오픈 남녀 단식 8강전 및 남은 경기를 위성 생중계한다. 또한 SPOTV ASIA(스포티비 아시아)에서도 생중계한다. 스포티비 아시아는 동남아 지역 13개국에 송출되는 채널로 테니스 그랜드슬램 대회인 윔블던과 US오픈, 남자프로테니스 ATP 투어, 모터사이클 레이싱 대회인 모토지피(GP), WTT(World Table Tennis) 탁구대회, BWF(세계배드민턴연맹) 배드민턴 대회 국제스포츠클라이밍(IFSC) 스포츠클라이밍 월드컵 등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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