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레이드 카드로 활용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 크리스 플렉센
▲ 트레이드 카드로 활용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 크리스 플렉센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크리스 플렉센(28‧시애틀)은 KBO리그에서 인생 역전의 꿈을 이룬 대표적인 선수로 뽑힌다. 

메이저리그와 마이너리그를 오갔던 플렉센은 2020년 시즌을 앞두고 한‧일 구단들의 러브콜을 받다 고심 끝에 KBO리그 두산 입단을 선택했다. 플렉센은 2020년 위력적인 구위를 선보였고, 코로나19 사태로 스카우트를 제대로 파견할 수 없었던 시애틀은 그의 투구 영상만 보고 과감하게 영입을 결정했다.

플렉센은 지난해 14승을 거두는 동시에 179⅔이닝을 던지는 기염을 토했고, 올해도 127이닝을 소화하며 7승을 거뒀다. 근래 들어 불펜으로 내려가기는 했으나 2년간 300이닝을 던지면 자동으로 실행되는 2023년 구단 옵션 800만 달러(약 110억 원)를 손에 넣었다. 아직 서른이 되지 않은 나이를 고려하면 향후 FA 시장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그런 플렉센이 시애틀이 내놓을 수 있는 트레이드 카드라는 평가가 나와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시애틀은 젊은 선수들 위주로 성공적인 리빌딩을 마쳐가고 있고, 플렉센을 내놔 공격력을 보강할 수도 있다는 시나리오다.

북미 스포츠전문매체 ‘디 애슬레틱’의 시애틀 담당기자 코리 브록은 10일(한국시간) “시애틀은 지속 가능한 우승 도전팀이 될 수 있다고 느끼고 있으며, 명단을 보면 그 이유를 알 수 있을 것”이라면서 “미치 해니거, 애덤 프레이저, 카를로스 산타나를 제외하면 현역 로스터의 모든 핵심 선수들이 내년 이후까지 구단의 통제(FA 자격 취득까지 시간이 많이 남아 있음을 의미)에 있다”고 강조했다.

브록은 “그들은 2루에서 답을 찾아야 한다. 공격을 더하기 위해 2루에서의 방망이가 절실히 필요하기 때문”이라면서 “2023년 800만 달러 옵션을 막 손에 넣은 투수 크리스 플렉센은 공격력 증강을 돕는 트레이드 미끼가 될 수 있다”고 했다. 브록은 플렉센을 트레이드 한다고 해도 “구단의 주력인 투수진은 2023년 그대로 돌아올 것이다. 그것이 구단에 큰 위안이 된다”고 재차 강조했다.

실제 플렉센은 최근 선발에서 불펜으로 보직을 바꾼 상황이다. 물론 부상 변수 등 여러 가지 여건상 플렉센이 훌륭한 보험이 될 수 있음은 분명하지만, 시애틀이 굳이 플렉센에 의존하지 않아도 됨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시애틀은 에이스이자 올해를 앞두고 5년 계약을 한 좌완 로비 레이를 필두로 루이스 카스티요, 로건 길버트, 마르코 곤살레스, 그리고 조지 커비까지 5인 로테이션을 구축하고 있다. 레이와 곤살레스는 이미 계약이 체결되어 있고, 카스티요는 2023년 시즌이 끝나야 FA 자격을 얻는다. 길버트와 커브는 각각 1997년, 1998년생의 어린 선수들이다. 플렉센이 없어도 당분간 이탈자 걱정을 할 필요는 없다.

카드를 맞춰 보는 팀 입장에서도 플렉센은 매력적인 선수다. 800만 달러면 그렇게 비싼 몸값이 아닌데다 1년 계약이 되어 있어 위험 부담도 크지 않다. 지난 2년간 58경기(선발 52경기)에서 기록한 21승15패 평균자책점 3.70이라는 실적을 800만 달러와 비교하면 저렴해 보일 수도 있다. 그렇다고 시애틀이 플렉센으로 큰 대가를 바라기는 쉽지 않아 출혈도 적을 수 있다. 시애틀이 플렉센을 포함한 대형 트레이드에 임할 가능성도 이론적으로는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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