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IA 타이거즈 김도영 ⓒ 곽혜미 기자
▲ KIA 타이거즈 김도영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창원, 김민경 기자] "KIA를 10년 이상 책임질 선수인데요."

김종국 KIA 타이거즈 감독은 22일 창원 NC 다이노스전을 앞두고 신인 내야수 김도영(19)을 이야기했다. 김도영은 21일 광주 LG 트윈스전에서 2-11 패배로 직결되는 실책을 저질렀다. 0-0으로 맞선 3회초 2사 1, 2루 위기에서 채은성의 땅볼을 3루수 김도영이 포구 실책을 저지르는 바람에 2루주자 박해민이 홈까지 내달려 선취점을 뺏겼다. 이어 오지환에게 2타점 적시 3루타를 내주면서 0-3까지 벌어졌고 무기력한 9연패로 이어졌다. 

김도영은 실책 뒤 얼굴이 굳었다. 팀이 8연패에 빠진 상황에서 패배로 직결되는 실수를 저질렀으니 신인에게는 가혹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사령탑은 그런 김도영을 그라운드에 그대로 뒀다. 흔히 싹이 보이는 신인들을 키울 때 말하는 '세금'을 냈다고 생각해서다. 김 감독은 "신인이니까. 중요한 순간에 실책이 나와 실점했지만, 누구나 그럴 수 있다. 경험상 선수가 실수했다고 경기에서 빼버리면 더 자신감이 떨어진다. 그래서 조기 교체는 잘 하지 않으려 한다. 그다음 경기까지 위축된다"고 소신을 밝혔다. 

이어 "실책 이후로 경기 끝까지 뛰면서 3루타도 치지 않았나. 계속 뛰면서 적응하면 더 나아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 말은 꼭 적어주셨으면 좋겠다. 공격은 형들이 할 테니까 수비만 신경을 써줬으면 좋겠다"고 덧붙이며 웃었다. 

김도영은 광주동성고 시절부터 5툴 내야수라는 평가를 받은 최대어였다. '제2의 이종범'으로 불릴 정도였다. KIA는 2022년 신인 1차지명을 앞두고 김도영과 광주진흥고 에이스 문동주(19, 한화)를 두고 고심한 끝에 김도영의 손을 들어줬다. 

봄부터 김도영은 두각을 나타내며 KIA 팬들을 설레게 했다. 시범경기에서 타율 0.432(44타수 19안타), 2홈런, 5타점 맹타를 휘두르며 2021년 1차지명 이의리(20)에 이어 2년 연속 신인왕을 배출할 꿈에 부풀게 했다. 빈틈을 파고들며 한 베이스씩 더 가는 김도영의 빠른 발과 과감한 판단은 KIA 야구를 보는 재미를 더했다. 

봄의 기세를 정규시즌까지 이어가진 못했다. 체력의 한계로 고졸 신인 야수들이 데뷔 시즌부터 144경기 체제에 적응하기가 쉽지 않은데, 김도영은 개막을 앞두고 코로나19에 걸리면서 컨디션 관리에 더 어려움을 겪었다. 올 시즌 94경기에서 타율 0.234(214타수 50안타), OPS 0.674, 3홈런, 18타점을 기록했고, 실책은 13개를 저질렀다. 2017년 키움 이정후, 2018년 kt 강백호 등 데뷔하자마자 KBO리그를 장악한 고졸 신인왕 야수들과 비교하면 기록에 아쉬움이 남는다. 

사령탑은 그래도 김도영이 차근차근 잘 성장하고 있다며 엄지를 들어줬다. 김 감독은 "(김)도영이가 코로나19 때문에 늦게 합류하게 되면서 첫 단추가 잘못 끼워진 감이 있긴 하지만, KIA를 10년 이상 책임질 선수다. 이런 경기가 더 커가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팀을 대표하는 프랜차이즈 스타가 될 수 있는 선수"라고 힘을 실어줬다. 

루키는 실수를 반복하지 않았다. 이날도 3루수로 선발 출전해 투수들 어깨의 짐을 덜어주는 안정적인 수비를 펼쳤다. KIA는 선발 양현종이 팔꿈치 통증에도 5이닝 1실점 호투를 펼치고, 5번타자 소크라테스가 4타수 3안타 2타점 맹타를 휘두른 덕분에 NC를 3-1로 꺾고 9연패 늪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양현종은 경기 뒤 "(김도영을 비롯한) 수비수들이 안타성 타구도 잡아주고 집중력 있는 수비를 보여줘서 힘이 많이 났다. 선수들이 다 연패를 깨려고 하는 마음을 느꼈다"고 고마운 마음을 표현했다. 

김도영은 올해보다 나은 내년, 또 KIA 내야를 이끄는 유격수로 성장할 10년 뒤를 향해 묵묵히 걸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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