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SG는 시즌 막판 폰트 마무리 기용도 검토하고 있다 ⓒSSG 랜더스
▲ SSG는 시즌 막판 폰트 마무리 기용도 검토하고 있다 ⓒSSG 랜더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올 시즌 SSG는 4.54의 시즌 불펜 평균자책점을 기록 중이다. 리그 평균(4.40)과 큰 차이는 나지 않는 중위권 성적이다. 그러나 9월은 이야기가 달라졌다. SSG의 9월 불펜 평균자책점은 무려 7.13까지 치솟았다.

SSG는 올 시즌 7회까지 앞선 경기에서 67승7패2무(.905)라는 비교적 높은 승률을 기록했다. 그러나 무너지는 불펜 속에서 이 성적조차 하락했다. SSG는 9월 7회까지 앞선 11경기에서 3번을 졌다. 이 기간 승률은 0.727로 리그 최하위다. 전체 10패 중 절반인 5패가 역전패였다.

선발이 비교적 잘 던지고, 타선이 점수를 뽑아 경기 중반까지 앞서더라도 뒤집히는 경기가 많거나, 혹은 뒤집힐 위기에 처하는 경기가 많아졌다는 것이다. 이는 팀 분위기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준다. 위치가 어디에서 시작되든 단기전을 치를 확률이 100%인 SSG로서는 불펜을 재정비하는 게 1년 농사의 화두로 떠올랐다.

원인은 복합적이다. 그간 많이 던졌던 선수들의 구위가 떨어지면서 필승조 및 마무리 자격이 하나둘씩 떨어져 나갔고, 그러다보니 믿을 선수들이 줄어든 상황에서 또 다른 선수들이 혹사에 가까운 등판을 이어 가고 있다. 당연히 구위 유지가 안 된다. 최근에는 윌머 폰트의 이탈로 이태양이 선발로 일시 배치되는 등 가뜩이나 없는 살림이 더 궁핍해졌다. 새롭게 올려볼 투수도 마땅치 않다.

25일 인천 LG전에서의 역전패는 이런 SSG의 현실을 그대로 상징하고 있다. 2-1로 앞선 상황에서 8회에 돌입했으나 노경은 김택형을 계속 밀어붙이다 결국은 역전패했다. 이 중요한 경기에서, 벤치에서 믿고 쓸 만한 선수가 마땅치 않았음을 시사한다.

다만 그간 경기를 상대적으로 많이 치른 덕에 이제는 일정 여유가 있다. 그리고 불펜 세팅도 어느 정도는 정상적인 상황에서 다시 시작한다. SSG는 25일 LG전 이후 사흘을 쉬고 29일 인천 키움전을 치른다. 앞으로 나흘 연속 경기를 치르는 일정도 없다. 차분하게 불펜을 정비하며 한국시리즈 직행을 노릴 때다.

사흘을 쉬면서 기존 불펜투수들의 피로도는 다소간 경감됐을 것으로 보인다. 이태양은 다시 불펜에서 대기한다. 일단 ‘연투 때문에, 지쳐서’ 못 쓰는 투수는 없다. 이는 역설적으로 벤치의 불펜 운영에도 더 이상 ‘핑계’가 없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사실 SSG는 전문 마무리가 없는 팀이고, 마무리를 맡았던 선수들의 마무리 경력 또한 대개 짧다. 선수들도 지쳐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그렇다면 이제는 운영의 묘로 풀어가야 한다.

남은 일정에서 선발 5명은 필요하지 않다. 4명으로도 운영이 가능하다. 오원석의 불펜 전환 가능성이 높았지만, SSG는 윌머 폰트의 불펜 활용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9일 키움전이 시작되기 전에는 결론을 낼 전망이다. 

선발투수, 그것도 외국인 에이스의 불펜 전환은 위험과 모험이 따르는 요소지만 적어도 정규시즌 남은 일정을 놓고 보면 어느 정도 일리가 있는 이야기다. 기본적으로 SSG는 정규시즌 우승에 대단히 유리한 위치다. 2위 LG보다 4경기를 더 치른 상황에서 3경기를 앞서 있다. 무승부가 2번 더 있어 마지막 경기차 계산에서는 사실상 3.5경기를 앞서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SSG가 남은 7경기에서 4승3패를 기록할 경우, LG는 남은 11경기에서 10승1패를 해야 뒤집기가 가능하다. LG의 기세가 아무리 좋다고 해도 이는 쉽지 않다. 어쩌면 LG가 10승1패를 해서 1위를 뒤집는다면 그것은 SSG가 못한 것도 있지만 LG가 잘했다고도 볼 수 있다. SSG가 3승4패를 해도 LG는 9승2패가 필요하다.

이런 계산이라면 이길 경기만 확실하게 잡아도 SSG는 절대적으로 유리한 고지에 있다고 볼 수 있다. 이기는 경기에 폰트를 투입해 확실하게 잡는다는 계산이 가능한 이유다.

포스트시즌에서는 선발로 나서 상대 에이스를 떨어뜨려야 하는 폰트를 그대로 둔다면 오원석을 불펜으로 돌려 좌완 전력을 채울 수도 있다. SSG는 어찌됐건 절대적으로 유리한 위치다. 바둑으로 따지면 종반까지 집계산에서 적지 않은 차이로 앞서 있다. 마지막 굳히기에서 실수만 없으면 된다. 불펜이 마지막 종지부를 찍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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