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즌 막판 부진의 아쉬움을 남긴 메릴 켈리
▲ 시즌 막판 부진의 아쉬움을 남긴 메릴 켈리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류현진(35‧토론토)은 아시아 선수 역사상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성공한 투수 중 하나이자, KBO리그 역사의 중요한 이정표를 제시한 선수다. KBO리그에서 메이저리그로 직행한 선구자였고 미국에서도 굵직한 기록을 써내려갔다.

2013년 LA 다저스에서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뒤 류현진은 올해까지 실질적으로 9년을 뛰며 75승45패 평균자책점 3.27을 기록했다. 여기에 규정이닝 2점대 평균자책점도 두 차례나 기록했다. 2020년은 코로나19로 인한 단축시즌이라 뒤로 제쳐도, 2019년 기록한 2.32의 평균자책점은 KBO리그 출신들의 전설로 남아있다.

류현진의 성공 이후 KBO리그는 한국인 선수와 외국인 선수를 통틀어 거의 매년 메이저리거들을 배출하고 있다. 이중 가장 성공적인 선수는 어쩌면 바로 메릴 켈리(34‧애리조나)일지 모른다. 메이저리그 경력 하나 없이 한국에 온 켈리는 4년간 뛰며 기량을 향상시켰고, 2020년 시즌을 앞두고 애리조나와 계약해 성공적인 야구 인생을 보내고 있다.

견실한 5선발로 평가받았던 켈리는 올 시즌 대활약으로 신분이 상승했다. 시즌 초반 쾌조의 스타트를 끊었고, 그 흐름을 시즌 중‧후반까지 이어 가는 데 성공했다. 실제 8월 일정이 모두 끝났을 때 켈리의 시즌 평균자책점은 2.97이었고, 9월 7일 등판까지 2점대 평균자책점(2.94)을 유지했다. 하위표라도 사이영상 득표를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맴돌았다.

켈 리가 2점대 평균자책점으로 시즌을 마감한다면 KBO리그 출신으로는 류현진에 이어 두 번째로 3.00 이하에서 시즌을 마감한 선수가 될 수 있었다. 다만 역시 시즌 막판 다소 힘이 부친다. 켈리는 9월 6경기에서 2승3패 평균자책점 5.40을 기록하며 2점대 진입이 불가능해졌다.

유독 약했던 LA 다저스와 두 경기를 치렀는데 여기서 합계 11이닝 8실점을 하면서 평균자책점이 3.15까지 올랐다. 그리고 1일(한국시간) 샌프란시스코와 경기에서 4⅔이닝 9피안타 8실점으로 무너지면서 평균자책점은 3.43까지 치솟았다.

지난해에도 두산 출신인 크리스 플렉센(시애틀)이 규정이닝 소화라는 기염을 토했지만 평균자책점은 3.61로 ‘A급’을 상징하는 2점대와는 거리가 있었다. 플렉센은 올 시즌 중반 선발 로테이션에서 밀린 뒤 불펜으로 가 올해는 규정이닝 소화가 어렵다. 2년간 메이저리그에서 뛴 김광현은 통산 2.97이라는 뛰어난 평균자책점을 기록했으나 규정이닝을 소화하지 못한 바 있다. 

류현진의 기록에 도전하려면 향후 KBO리그 출신 투수들이 계속해서 메이저리그로 가는 게 중요하다. 한국 선수로는 류현진 시대의 선수라고 볼 수 있는 윤석민 김광현 양현종이 모두 메이저리그에 도전했고 지금은 한국으로 돌아왔다. 당분간은 진출이 가능한 투수가 없다는 비관적인 시선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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