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승환바라기' 19살 영건의 찬란한 가을…"내 공 믿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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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수원, 김민경 기자] "나도 내 공을 믿고, 감독님도 내 공을 믿어서 쓴다고 생각해요."
kt 위즈 영건 박영현(19)은 찬란한 첫 가을을 보내고 있다. 박영현은 준플레이오프 4차전을 치르는 동안 3경기에 등판해 4이닝을 책임지며 세이브 1개, 홀드 1개를 챙겼다. 이강철 kt 감독은 "박영현의 재발견"이라며 큰 무대에서 씩씩하게 자기 공을 던지는 신예를 기특하게 바라봤다.
박영현은 20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 준플레이오프 4차전 5-3으로 쫓긴 7회초 무사 1, 2루 위기에 등판해 1⅔이닝 2피안타(1피홈런) 2탈삼진 2실점을 기록했다. 홈런 한 방을 얻어맞긴 했으나 9-6 승리에 기여하며 포스트시즌 데뷔 첫 홀드를 챙겼다.
KBO를 대표하는 클로저 오승환(40, 삼성)은 박영현의 롤모델이다. 박영현은 전성기 오승환처럼 시속 150㎞짜리 돌직구를 던지진 못한다. 이날도 직구 구속은 140㎞ 초반대로 형성됐는데 힘이 있었다. 직구는 박영현이 위기마다 결정구로 선택할 정도로 가장 자신 있어 하는 구종이다. 구속은 쫓아가지 못해도 직구로 자신 있게 승부하는 강심장은 롤모델과 닮았다.
오승환은 자신을 늘 롤모델로 꼽는 박영현을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다. 박영현이 지난 17일 키움과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2이닝 무실점 역투로 포스트시즌 역대 최연소(19세 6일) 세이브 신기록을 작성하자 오승환은 직접 축하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오승환 바라기'는 이날 불펜 운용이 꼬여 머릿속이 복잡해진 이 감독을 구했다. 5-2로 뒤집고 맞이한 7회초 에 꺼낸 필승카드 김민수가 크게 흔들렸다. 김휘집의 사구와 김우빈의 안타로 무사 1, 2루 위기에 놓였고 김준완에게 우익수 오른쪽 적시타를 허용해 5-3으로 쫓겼다.
박영현은 계속된 무사 1, 2루 위기에서 공을 이어받았다. 베테랑 이용규를 2루수 땅볼로 내보내 1사 1, 3루가 됐다. 이어 가을에 가장 뜨거운 타자 이정후에게 중견수 희생플라이를 허용해 5-4로 쫓겼다. 1점과 아웃카운트 하나를 바꾸며 강타자를 나름대로 잘 막았다. 이어 김혜성을 투수 앞 땅볼로 처리하며 임무를 완수했다.
박영현은 "노아웃이라 한 타자, 한 타자 해보자는 생각이었다. 무사 1, 2루에 2번타자 이용규 선배라 무조건 번트를 대겠다고 생각해 던졌는데, 몰리는 상황이 생겨 조금 더 적극적으로 들어갔는데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3루주자는 들어온다 생각하고 다음 타자만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8-4 여유가 생긴 뒤 맞이한 8회초에는 숙제를 남겼다. 박영현은 야시엘 푸이그와 송성문을 연달아 삼진으로 처리하며 포스트시즌 무실점 행진을 이어 갔다. 하지만 2사 후 이지영에게 좌전 안타를 맞고, 다음 타자 김휘집에게 좌월 투런포를 내줘 더는 마운드에서 버틸 수 없었다. 박영현은 곧바로 마무리투수 김재윤과 교체됐다.
박영현은 "정말 아쉽다. 더 집중해서 던졌어야 했는데, 나중에 기회가 있다면 올라가서 더 집중해서 던질 것이다. (김휘집과) 볼카운트가 2-2에서 체인지업을 던지면 더 좋았을 텐데, 그래도 직구가 자신 있어서 던졌다. 결과가 나온 것은 어쩔 수 없기에 크게 신경은 안 쓴다. 팀이 이겨서 기분 좋다"고 했다.
자신감은 박영현이 큰 무대에서도 씩씩한 이유다. 그는 "어떤 상황에서든 자신 있게 투구하겠다고 이야기했다. 나도 내 공을 믿고, 감독님도 내 공을 믿어서 쓴다고 생각한다. 다음에 마운드에 올라가면 더 자신 있게 던질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 감독은 큰 한 방을 맞았어도 충분히 자기 몫을 해준 박영현에게 엄지를 들어줬다. 박영현은 "감독님께서 승리 뒤 하이파이브를 할 때 '나이스 볼'이라고 해주셨다"고 말하며 미소를 지었다.
박영현은 22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리는 5차전에도 기회가 된다면 등판해 플레이오프 진출을 돕고 싶다고 했다. 그는 "1년의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형들도 나설 것 같아서 나도 모든 것을 쏟아부으려 한다"며 "첫 시즌을 이렇게 행복하게 보낸 것만으로도 기쁘다. 형들이 '너는 할 일이 많다. 시간 많으니까 천천히 하라'고 하더라. 맞는 말 같아서 앞으로 더 잘하려고 노력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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