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꼴찌 기뻐한 엊그제, 이제 '우승 실패' 논한다…이렇게나 강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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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고척, 김민경 기자] "내가 처음 입단했을 때 탈꼴찌 해서 좋아했었어요. 그런데 지금은 kt 위즈가 가을야구에 올라가는 걸 당연하게 여기잖아요. 그게 좋아요."
kt 간판타자 강백호(23)의 말이다. 강백호가 '슈퍼 루키'라 불리며 신인왕을 차지했던 2018년, kt는 여전히 리그 최약체였다. kt는 처음 1군에 발을 들인 2015년부터 2017년까지 승률 4할을 단 한번도 넘기지 못하고 3년 연속 최하위인 10위에 머물렀다. 괴물 신인 강백호가 들어와 활력을 불어넣은 2018년에는 힘겹게 한 계단을 올라가 9위로 시즌을 마쳤다.
이강철 감독이 부임한 2019년부터 kt는 완전히 달라졌다. 레전드 투수 출신인 이 감독은 팀 마운드를 탄탄히 다지는 작업을 가장 먼저 시작했다. 야수들은 최우선 순위를 수비에 뒀다. 만년 꼴찌 시절 kt는 매 경기 말도 안 되는 실책으로 자멸하는 팀이었다. 이 감독은 기본기에 중점을 두면서 짜임새 있는 팀을 만드는 데 주력했다.
'강철 매직'은 곧 성적으로 나타났다. 2019년 71승71패2무로 5할 승률을 기록하며 창단 이래 최고 순위인 6위를 기록했다. kt가 강팀으로 도약할 가능성을 확인한 시즌이었다. 2020년부터는 포스트시즌 단골이 됐다. 2020년은 정규시즌 2위로 창단 첫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했고, 지난해는 창단 첫 통합 우승이라는 역사를 썼다. 올해는 강백호, 윌리엄 쿠에바스(웨스 벤자민으로 교체), 헨리 라모스(앤서니 알포드로 교체) 등 시즌 초반 주축 선수들의 줄부상 악재 속에 힘겨웠어도 후반기부터 탄력을 받아 4위로 3년 연속 가을 축제에 함께했다.
강백호는 "지금 이렇게 가을야구를 하고 있는 자체만으로도 좋다. kt가 가을야구에 올라가는 것을 당연히 생각하는 게 좋다. 강팀으로 자리를 잡은 거니까. 매년 순위를 예측할 때 항상 kt는 없었다. 지금은 계속 있으니까. 우리가 강팀으로 자리를 잘 잡았다는 생각이 든다"고 자부심을 표현했다.
물론 kt 선수들이 처음부터 가을 축제를 즐겼던 건 아니다. 처음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았던 2020년에는 플레이오프에서 3위팀 두산 베어스를 만나 1승3패로 무릎을 꿇었다. '가을 베테랑' 두산의 노련한 플레이에 '가을 신인' kt는 제대로 힘도 못 쓰고 아쉬움을 삼켜야 했다.
잔뜩 얼어붙어 아무것도 해보지 못하고 탈락한 가을은 2020년이 마지막이었다. kt는 지난해 삼성 라이온즈와 정규시즌 76승59패9무로 성적이 똑같아 KBO 역대 최초로 1위를 가리는 타이브레이크를 치렀다. kt는 타이브레이크에서 강백호의 결승타와 쿠에바스의 7이닝 무실점 역투에 힘입어 1-0으로 이겨 1위를 확정했다. 이 엄청난 승리의 경험이 한국시리즈까지 이어져 두산을 4전 전승으로 꺾고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외야수 조용호는 kt가 갈수록 큰 무대에서 강한 비결로 "3년 연속 가을야구를 하고 있지만, 지난해 타이브레이크가 사실 KBO 40년 역사 중에 가장 큰 경기였다고 생각한다. 그런 긴장감은 내가 야구를 그만둘 때까지 다시는 못 느낄 것 같다. 그때 긴장감보다는 포스트시즌이 편한 것 같다. 그 경기를 경험한 선수들은 아마 나처럼 가을야구가 경기가 더 괜찮을 것이다. 타이브레이크 때는 진짜로 죽을 뻔했다"고 되돌아봤다.
kt는 올해 2년 연속 우승에 도전했으나 준플레이오프 문턱을 넘지 못했다. 22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 준플레이오프 5차전에서 3-4로 석패해 시리즈 2승3패로 밀려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했다.
그래도 kt는 마냥 울지 않는다. 4년 전만 해도 탈꼴찌에 기뻐하던 팀이 이제는 우승 도전이 좌절되자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격세지감이다. kt가 이렇게나 강해졌다.
이 감독은 "우리 선수들 한 시즌 부상도 있고 시작도 힘들었는데, 선수들에게 정말 감사하고 여기까지 잘 왔고 마지막으로 후회 없는 경기를 한 것 같다"며 선수들에게 박수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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