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 KS 랜딩⑧] 김광현에게도 그런 시절이 있었다… 당당하게, 있는 힘껏 도전해보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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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시속 150㎞의 공을 던져야 하는 투수인데, 전광판에 구속이 141~142㎞ 이렇게 나오는 거 아니겠어요. 그래서 ‘긴장하고 있구나’라고 생각했죠”
김원형 SSG 감독은 훗날 KBO리그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투수로 거듭나는 김광현(34‧SSG)의 선발 데뷔전을 마치 어제 일처럼 기억하고 있었다. 김 감독은 “그때 광현이 선발 데뷔전이 문학에서 열린 삼성전이었을 것이다. 내가 그때 불펜에서 대기를 하고 있었다”면서 “긴장을 하게 되면 다리가 떨린다는 이야기를 하지 않나. 하체가 고정이 안 되면 공을 제대로 던지지 못한다. 광현이도 그때 그랬다”고 추억 여행을 떠났다.
김 감독의 기억은 기록으로나, 당사자의 회고로나 정확했다. 2007년 입단한 김광현은 4월 10일 문학 삼성전에 선발 데뷔전을 했고, 당시 4이닝 동안 8피안타(1피홈런) 3실점을 했다. 대화를 들은 김광현도 잠시 가던 걸음을 멈추고 당시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김광현은 “142㎞가 뭔가. 1회에 139㎞를 던지고 있었다”고 웃으면서 “첫 홈런을 양준혁 선배님에게 맞았고, 첫 삼진은 심정수 선배로부터 잡았다. 긴장을 정말 많이 했다”고 떠올렸다.
그런데 마운드에서 다리가 떨렸던 그 루키는, 시리즈 전적 1승2패로 뒤진 2007년 한국시리즈 4차전에 선발로 나가 상대 외국인 에이스인 다니엘 리오스(두산)를 떨어뜨리며 시리즈 전적을 원점으로 되돌린 영웅이 됐다. SK, 그리고 대한민국을 책임질 좌완 에이스의 탄생을 알리는 경기이기도 했다. 김 감독은 “4차전에서는 150㎞를 때리더라. 과정이라는 게 있는 것이다. 시간이 조금 지나가 적응을 하니 긴장하지 않고 공을 던질 수 있었던 것”이라고 했다.
‘처음’이라는 단어에 항상 따라붙는 단어가 ‘긴장’이다. 누구나 첫 경험은 긴장이 될 수밖에 없다. 계속된 출전으로 그 긴장감과 친구가 되면서 점차 자기 기량이 나온다. 선수마다 거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조금 다르다. 하지만 한국시리즈는 단기전이다. 1~2경기 실패로 시리즈를 망칠 수도 있고, 시리즈가 그대로 끝날 수도 있다. 빨리 적응해야 한다. 머뭇거리고 뒤를 돌아볼 시간이 없다.
SSG에도 올해 한국시리즈 출전이 처음인 투수들이 더러 있다. 대표적인 ‘김원형 키즈’로 뽑히는 마운드 3총사도 그렇다. 좌완 오원석(21), 우완 최민준(23), 사이드암 장지훈(24) 모두 올해가 첫 포스트시즌 출전이다. 오원석은 유력한 선발후보 중 하나고, 최민준과 장지훈도 모두 자신의 임무가 비교적 명확하게 정해져 있는 선수들이다. 그냥 경험 쌓으라는 측면에서 엔트리 자리를 주는 투수가 아니라는 의미다.
정규시즌 경험은 지난 2년간 적잖이 쌓았다. 신인 티는 이제 덜어냈다. 확 치고 나간 건 아니지만 그래도 꾸준하게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준 선수들이기도 하다. 오원석은 지난해 33경기에서 평균자책점 5.89의 호된 신고식을 치렀지만 올해는 구속이 증가하고 폭발력이 좋아지면서 선발 24경기에서 평균자책점 4.16을 기록했다. 첫 규정이닝(144이닝) 소화도 이뤄냈다. 분명한 성장세였다.
제대 후 중용된 최민준도 김 감독이 공을 들인 대표적인 선수다. 가장 잔소리가 많은 선수라는 점은, 그만큼의 관심과 애정을 상징한다. 지난 2년간 89경기에 나가 154⅓이닝을 소화했고, 올해는 한때 필승조로 활약하기도 하는 등 51경기에서 68⅓이닝을 던지며 평균자책점 3.95를 기록했다. 장지훈도 지난해만한 기세는 아니었지만 올해 40경기에 나가 55이닝이라는 적지 않은 지분을 차지했다.
이들에게 서서히 경험을 쌓을 기회가 있으면 참 좋을 텐데, SSG 마운드 사정이 그렇게 녹록하지는 않다. 아마도 가장 중요한 순간, 이들의 투구를 조마조마하게 지켜봐야 할 상황이 있을 수도 있다. 결국은 이 어린 선수들이 스스로 이겨내야 하는 과제이기도 하다. 김광현은 “한국시리즈 4차전에 나갔을 때 크게 긴장이 되지는 않았다. 긴장이 아예 없는 건 아니었는데 적당한 긴장이었다”면서 “나 같은 경우는 이종욱 선배를 뜬공으로 잡으면서 거기부터 긴장이 풀렸다. 어린 투수들에게도 그런 계기 하나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응원했다.
15년 전의 김광현처럼 자기 공을 믿고 후회 없이, 당당하게 힘껏 부딪혀보는 게 최선이다. 결과는 코칭스태프에서 책임을 지는 것이다. 김 감독 또한 “그 나이 때는 너무 앞을 봐서도 안 되고, 생각이 너무 많아서도 안 된다. 내가 가지고 있는 대로 그냥 던져야 한다. 내가 못 던졌다는 생각, 팀에 미안하다는 생각, 팬들에게 비판을 받을 생각 자체를 어린 나이에 하면 안 된다”라고 힘을 불어넣었다. 챔피언이자 도전자들이기도 한 이 선수들이 되새겨야 할 말이다. 그 말을 들었는지, 오원석은 “설렘도 반이다”며 다가오는 시리즈를 응시하고 있었다.
SSG 2022년 한국시리즈 예상 엔트리
투수 : 김광현, 서진용, 김택형, 이태양, 오원석, 최민준, 장지훈
포수 :
내야수 : 박성한, 김성현
외야수 : 최지훈, 김강민, 한유섬, 오태곤, 라가레스, 추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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