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 키워드 키워드 기준 i금일 기준 많이 본
뉴스 기사의 키워드 수집

11년 만에 찾아온 '화양연화'…김영수는 '어른'이 됐다

작성일: 2022.11.14 05:50 박대현 기자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보통
  • 크게
  • 아주 크게
▲ 11년. '천재 골퍼' 김영수가 만개하는 데 걸린 시간이다. ⓒ KPGA
▲ 11년. '천재 골퍼' 김영수가 만개하는 데 걸린 시간이다. ⓒ KPGA

[스포티비뉴스=파주, 박대현 기자] 아마추어 시절 김영수(33, PNS홀딩스)는 적수가 없었다. 

또래 골퍼를 압도했다. 고교 3학년이던 2007년 허정구배 한국아마추어골프선수권대회와 송암배, 익성배 등 대한골프협회(KGA) 주최 3개 대회를 휩쓸었다. 이듬해에는 국가대표로도 뛰었다. 미래가 창창했다.

프로 무대는 엄혹했다. 2011년 코리안투어에 입성했지만 2년간 100위권을 맴돌았다. 허리 부상은 고질병이 됐다. "혼자 양말도 못 신을 만큼" 아픈 허리는 슬럼프에 들어선 김영수를 심적으로 더 괴롭혔다.

2012년 8월 잠시 골프채를 놓았다. 공을 칠 몸이 아니었다. 곧장 해군에 입대했다. 군복무를 마치고 복귀했지만 부진은 이어졌다. 오히려 2부 투어로 밀려났다. 2017년까지 그의 목표는 코리안투어 재입성이었다. "골프를 시작하고 가장 힘든 시기"였다. 골프를 그만둘 생각까지 했다.

반등 계기를 마련한 건 2018년. 그 해 스릭슨투어 상금왕을 차지했다. 자신감을 회복했다. 이후 완만한 상승선을 그렸다. 2019년 상금 랭킹 62위, 2020년 27위, 지난해 18위를 기록했다. 조금씩 아마추어 시절 영광을 재현해 나갔다. 

데뷔 12년째에 만개했다. 김영수는 모든 영예를 움켜쥐었다. 상금왕과 제네시스 대상, 다승왕을 싹쓸이했다. 올해 상금으로 약 7억9132만 원을 쌓아 이 부문 KPGA 역대 최고 기록을 깼다.

"(프로 초기에는) 조급함이 있었다. 얼른 성적을 내고 싶다는 조급함. 지금 돌이켜보면 기량과 멘털, 모두 부족한 골퍼였다. 아마추어 때 호성적도 구력에 비해 이르게 성적이 난 것이었다." 

"그동안 이런저런 경험을 참 많이 했다. 많이 변했다 생각한다. 특히 정신적으로 그렇다. 경기할 때 안 좋은 상황을 마주하면 예전엔 불안해 했다. 지금은 아니다. '어차피 플레이해야 되잖아' '이거 못 친다고 잘못되나' '난 (이 상황 해결 못해도) 계속 골프할 사람이야' 이렇게 생각을 고쳐먹었다. 이제 샷 하는 데 압박감이나 부담이 '전혀' 없다. 그런 부문이 올 시즌 좋은 결과로 이어지지 않았나 싶다."

김영수는 "골프뿐 아니라 삶을 살아나가는 데에 (태도 면에서) 많은 변화가 온 것 같다"면서 "개인적으로 야구를 정말 좋아한다. 지난겨울 NC 다이노스 이종욱 코치님, 양의지 선수와 체력운동을 함께했다. (한 번은) 이 코치님이 이런 얘길 해주셨다. 몸이 아픈데도 매일 연습장에 출근하는 내게 '잠시 멈추고 시선을 다른 데 돌려보면 어떻겠느냐. 그러면서 몸상태도 회복하고 마음도 추스르고. 연습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조언을 해주셨다. 그 말씀이 참 와닿았고 (지금도) 와닿는다"고 털어놨다.

프로의 벽을 체감하는 골퍼가 김영수만은 아닐 터. 김영수는 "나처럼 프로에 데뷔하고 힘들어하는 선수가 많을 것이다. 그 분들께 포기하지 말고 목표를 향해 묵묵히 매진하실 것을 부탁드리고 싶다. 힘든 시간이 오더라도 이 악물고 버티시길 바라는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솔직히 PGA 투어 진출 같은 '큰 목표'는 없다. 한국에서 꾸준히, 되도록 많은 대회에서 공을 치고 싶을 뿐이다. 물론 언젠가 (KPGA) 최고 위치에 오르고 싶단 꿈은 있었다. 오늘(13일) 경기에서 어느 정도 그 목표를 이룬 것 같아 기쁘다. 이게 잠깐이 아닌 골프 하는 동안에는 좋은 경기력을 꾸준히 유지하는 선수가 되는 게 목표라면 목표"라고 덤덤히 밝혔다. 서른세 살 김영수에게 험한 물결을 먼저 경험한 '어른의 냄새'가 났다.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