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사노 다쿠미(사진 위 가운데)의 결승골로 독일을 2-1로 격파한 일본 축구대표팀이 좋아하고 있다. ⓒ연합뉴스
▲ 아사노 다쿠미(사진 위 가운데)의 결승골로 독일을 2-1로 격파한 일본 축구대표팀이 좋아하고 있다. ⓒ연합뉴스
▲ 아사노 다쿠미(사진 위 가운데)의 결승골로 독일을 2-1로 격파한 일본 축구대표팀이 좋아하고 있다. ⓒ연합뉴스
▲ 아사노 다쿠미(사진 위 가운데)의 결승골로 독일을 2-1로 격파한 일본 축구대표팀이 좋아하고 있다.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도하(카타르), 월드컵 특별취재팀 이성필 기자] "일본은 일본의 길을 가야 한다." 
 
지난 2018년 9월 다시마 고조 일본축구협회 회장과 인터뷰 기회가 있었다. 일본 도쿄의 일본축구협회 그의 집무실이었다. 

다시마 회장은 한국, 이란, 사우디아라비아 등 아시아 내 경쟁국과는 동반 성장을 하면서도 일본 축구가 유럽과 거리를 좁히기 위해서는 독자적인 길을 가야 한다고 역설했다. 다시마 회장은 "일본 축구는 세계 정상권과 거리를 좁히려면 선수들을 계속 보내서 도전하게 해줘야 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올해면 회장 임기가 끝나는 다시마 회장의 정책은 일관성 있게 진행됐다. 국제축구연맹(FIFA) 평의회 위원까지 맡아 유럽 축구계와 더 소통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었다. 일본 J리그를 유럽에서 관심 갖도록 유명팀의 여름 프리시즌 투어나 선수 대리인 등을 수시로 초대해 가능성 있는 자원을 어필했다.  

2018 러시아 월드컵 콜롬비아와의 조별리그 첫 경기 일본 선발진 중 유럽에서 뛰고 있는 자원은 7명이었다. 4년이 지난 뒤 23일 오후(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의 칼리파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열린 독일과의 첫 경기에 나선 선발 중 유럽파는 8명으로 1명 더 늘었다. 

그러나 교체 자원에서 차이가 있었다. 콜롬비아전 교체 카드 3명 중 2명은 일본 J리거와 멕시코 리거(혼다 케이스케)였다. 반면 독일전 5명 교체 카드 전원은 유럽파였다. 4년 전 J리거가 전원 유럽파로 성장해 튼튼한 선수단으로 자리 잡았다. 몸 상태가 좋지 않았다가 회복하던 도미야스 다케히로(아스널)를 비롯해 도안 리츠(SC프라이부르크), 미나미노 다쿠미(AS모나코), 미토마 가오루(브라이튼 호브 알비언), 아사노 다쿠마(보훔) 등 모두가 그랬다. 

26명 중 19명이 유럽파로 채워진 일본 선수층의 단단함은 독일 뒤셀도르프의 일본축구협회 사무소 개설로 이어졌다. 단순히 유럽에서 뛰는 일본 선수들의 안식처가 아니라 빅리그의 방향성과 전술, 전략 등 현대 축구의 경향을 놓치지 않는 연구소 느낌도 있다. 다시마 회장과 일본 축구계의 일관성 있는 구상이 열매를 맺은 결과다. 

독일을 이긴 이상 스페인과도 대등한 승부가 예상된다. 스페인은 코스타리카를 7-0으로 이겼지만, 일본과 만나면 또 달라질 수 있다. 지난해 도쿄 올림픽에서 스페인과 연장 접전을 벌여 종료 직전 마르코 아센시오(레알 마드리드)에게 0-1로 아깝게 패했던 사례가 있다. 스페인의 2차전 상대가 독일인 반면 일본은 코스타리카로 경우에 따라 8강 확정도 가능하다.  

경기 뒤 일본 아사히 TV의 한 기자는 익명을 전제로 "한국은 선수들의 병역 문제가 있는 것으로 안다. 일본은 여기서 자유롭다는 것이 일관성 있는 선수 육성으로 이어지는 것 같다"라며 자유로운 환경이 유럽 중, 소리그는 물론 빅리그에서 버티는 힘으로 이어진다는 뜻을 밝혔다. 

일본 축구가 깊게 모방했던 축구가 바로 '티키타카'로 대변되는 스페인이었다. 우스갯소리도 '스시타카'라고 할 정도로 패스 기반의 일본 축구는 확실하게 자리 잡았다. 탈아입구를 목청 높여 외쳤던 일본은 더는 한국을 보지 않는다. 세계와의 격차를 좁히려 애쓰는 일본을 보며 더 큰 자극을 받아야 하는 한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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