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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구 여제' 김연경의 정점, 왜 런던 아닌 리우일까

작성일: 2016.05.24 05:58 조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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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조영준 기자] "4년 전보다 지금 기량이 더 좋은 거 같습니다. 여러 방면으로 그때보다 많이 성장한 거 같아요. 하루를 기준으로 보면 낮 1시에 온 거 같은데 이번 대회 전까지는 낮 12시였고 대회를 마치면서 반은 넘은 거 같습니다."

'배구 여제'의 전성기는 끝나지 않았다. 어느덧 20대 후반이 된 그는 서른을 눈앞에 두고 있다. 여자 배구 선수가 서른을 넘으면 전성기가 지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점프를 많이 하는 공격수는 세터와 리베로와 비교해 선수 생명이 짧다. 김연경의 기량도 서서히 내리막길을 걸을 때가 오지 않느냐는 우려도 있다.

그러나 김연경(28, 페네르바체)은 자신의 선수 생명이 이제 절반을 겨우 지났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이 아직 정점에 도달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김연경은 한국 여자 배구 대표팀과 함께 23일 오후 김포국제공항에 귀국했다. 김연경은 22일 일본 도쿄에서 막을 내린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여자 배구 세계 예선에서 135득점을 기록했다. 득점 순위 3위에 올랐고 공격 성공률에서는 43.73%로 4위, 서브 4위, 리시브는 5위에 올랐다. 모든 부문에서 5위 안에 진입한 그는 세계적인 '올라운드 플레이어'였다.

김연경은 올림픽 세계 예선을 앞두고 뒤늦게 대표팀에 합류했다. 기나긴 터키 리그를 마친 그는 여러모로 지쳐 있었다. 또 일본으로 떠나기 전 허벅지 통증으로 고생했다. 상황은 좋지 않았지만 이런 점을 극복하며 올림픽 출전에 힘을 보탰다.

김연경은 "이번 경기 전에 체력적으로 많이 힘들고 근육에도 문제가 있었는데, 감독님께서 잘 챙겨 주셔서 경기를 잘 마칠 수 있었다"고 말했다.

▲ 김연경 ⓒ 한희재 기자

에이스는 동료들의 지원을 받을 때 힘을 발휘

여전히 한국에서 김연경의 비중은 크다. 그러나 4년 전 런던 올림픽과 비교해 김연경의 어깨는 한결 가벼워졌다. 런던 무대를 경험한 양효진(27, 현대건설)과 김희진(25, IBK기업은행)이 성장했고 박정아(23, IBK기업은행)를 비롯한 젊은 선수들도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쳤다. 팀의 기둥은 다른 선수들의 지원을 받을 때 더 위력을 발휘한다.

양효진은 이번 예선 블로킹 순위에서 2위에 올랐다. 국내 리그에서 최고 센터로 활약한 그는 어느새 국제 무대에서도 위협적인 선수가 됐다. 장기인 시간차공격으로 상대의 허를 찔렀고 고비에서 나오는 블로킹은 한국에 힘을 불어넣었다.

김희진은 라이트 포지션에서 김연경과 함께 날개 공격을 이끌었다. 그는 "런던에서 아쉽게 4위를 해서 이번에는 메달권에 들기를 바라고 있다. 올림픽까지 길면 길고, 짧으면 짧은 기간인데 부족한 점을 보완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 인터뷰하고 있는 김연경 ⓒ 한희재 기자

이번 예선에서 얻은 가장 큰 보물은 박정아다. 그는 한국의 취약 포지션인 레프트 보조 공격수 소임을 제대로 해냈다. 박정아는 "올림픽에 나갈 수 있어서 신기하고 기대된다. 40년 만에 메달에 도전한다고 하는데 저한테는 처음이다. 조금 더 열심히 하면 좋은 성적 거둘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며 각오를 다졌다.

박정아는 네덜란드와 일본 그리고 카자흐스탄전에서 김연경 다음으로 많은 서브를 받았다. 박정아는 끝까지 흔들리지 않으며 리시브를 걷어 올렸다. 그는 "소속팀에서 (서브 리시브를) 많이 하지는 않았지만 연습은 계속 열심히 했다"고 밝혔다.

고교 시절과 프로 무대에서 박정아는 수비와 리시브보다 공격에 집중했다. 국제 대회에 나가면 리시브와 수비에서 고전하는 문제점을 보였다. 그러나 이번 예선에서 이런 문제점을 털어 내며 대표팀에 없어서는 안 될 선수로 성장했다.

주장을 맡고 있는 김연경에게 선배인 이효희(36, 한국 도로공사)와 김해란(32, KGB인삼공사) 그리고 황연주(30, 현대건설)는 정신적으로 도움을 주고 있다. 이정철 감독은 "이제는 김연경이 팀을 끌고 가는 게 아니라 동료 선수들이 김연경을 받칠 수 있는 기술적, 정신적 성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김연경(왼쪽)과 양효진 ⓒ 한희재 기자

런던보다 부담이 덜한 조 편성, 일본에 설욕할 수 있는 기회

한국은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여자 배구 조 편성에서 A조에 배정을 받았다. 한국 외에 A조에 들어간 나라는 개최국 브라질과 러시아, 일본, 아르헨티나, 카메룬이다.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 한국은 미국, 브라질, 중국, 세르비아, 터키 등 강호들과 '죽음의 조'에 편성됐다. 당시 한국은 브라질과 세르비아를 이기며 8강에 진출했지만 조별 리그에서 많은 힘을 쏟았다.

올림픽에 출전하는 팀은 모두 만만치 않다. 그러나 미국, 중국, 세르비아, 이탈리아, 네덜란드가 들어간 B조를 피한 점은 다행이다. 아르헨티나와 카메룬을 이긴 뒤 '숙적' 일본을 잡으면 한국은 조 3위로 8강에 진출할 가능성이 크다.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까지 남은 기간은 두 달 정도다. 이 기간 아픈 곳을 치료하고 컨디션을 올림픽이 열리는 8월에 맞춰 최대로 끌어올리는 것이 과제다. 세계 예선에서 네덜란드와 일본을 이긴 점도 한국에 자신감을 안겨 줬다.

유렵 챔피언스리그와 터키 리그를 휩쓴 김연경에게 남은 마지막 퍼즐은 올림픽 메달이다. 그는 "다시 메달에 도전하는 의미가 있다. 2012년에는 아깝게 놓친 메달이 아직도 한이 되기도 하고, 아쉬운 게 있다. 이번에 다시 한번 기회가 왔으니까 메달을 꼭 따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영상] 김연경 귀국 인터뷰 ⓒ 스포티비뉴스 배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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