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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턴 레드삭스, 2013년의 기적을 꿈꾼다

작성일: 2016.06.01 14:52 스포츠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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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스턴 레드삭스 ⓒ Gettyimages
[스포티비뉴스=오상진 객원기자] 2012년 보스턴 레드삭스는 69승 93패로 아메리칸리그(AL) 동부지구 최하위에 머물렀다. 1992년 7개 팀 가운데 7위로 지구 최하위에 머무른 이후 20년 만의 비극이었으며 팀 승률 0.426는 1960년 (0.422, 65승 89패) 이후 가장 낮았다.

불과 1년 뒤 보스턴은 전혀 달라졌다. AL 동부지구 1위에 올랐고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지구 최하위에서 이듬해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역대 두 번째 팀(최초 1991년 미네소타 트윈스)이라는 기적을 이뤄 낸 것이다. 그리고 2014년에는 다시 지구 최하위로 내려앉으며 '지구 최하위→월드시리즈 우승→지구 최하위'를 기록한 최초의 팀이 됐다.

보스턴은 3시즌 동안 지구 최하위를 두 차례나 차지하며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명문 팀의 자존심에 금이 갔다. 2013년 853점으로 메0이저리그 전체 1위였던 팀 득점이 1년 만에 219점이나 줄었다. 약해진 공격력을 보강하기 위해 FA 시장에서 파블로 산도발(5년 9,500만 달러), 핸리 라미레스(4년 8,800만)를 포함해 1억 9,600만 달러를 투자하며 명예 회복을 노렸다.

그러나 결과는 2년 연속 지구 최하위라는 불명예 뿐이었다. 이번에는 투수진이 말썽이었다. 2014년 4.01(AL 10위)이었던 팀 평균자책점은 2015년 4.31(AL 14위)로 더 나빠졌고 팀 내 최다승 투수는 11승에 불과했다. 2년 연속 지구 최하위에 고액 연봉 선수들의 증가, 이러한 상황에서 보통의 팀이라면 리빌딩을 생각할 만도 했겠지만 보스턴은 달랐다.

- 안되면 될 때까지, 공격적인 투자

약점이었던 투수진 보강을 위해 다시 한번 FA 시장에서 지갑을 열었고, 2015년 AL 사이영상 투표 2위의 데이비드 프라이스(2억 1,700만 달러) 영입에 성공했다. 그리고 4명의 유망주를 보내는 출혈을 감수하며 특급 마무리 크레이크 킴브렐을 트레이드로 영입했다.

프라이스는 7승1패로 릭 포셀로(7승 2패 평균자책점 3.68)와 함께 팀 내 최다승으로 투수진을 이끌고 있다. 시즌 초반 부진으로 평균자책점은 5.11로 높지만 최근 4경기 연속 퀄리티 스타트를 기록하며 안정감을 찾아가고 있다.

킴브렐 역시 12세이브(2블론)로 뒷문을 든든히 지키고 있으며 피안타율(0.139)과 WHIP(0.84)가 전성기 애틀랜타 시절의 기록으로 돌아가고 있다. 기대치에 비해 부족한 감은 있지만 현재까지 활약으로 볼 때 두 선수의 영입은 나름대로 성공적이라고 할 수 있다.

- 라미레즈의 부활, 산도발의 부상

지난해 거액을 투자해 영입한 산도발과 라미레즈는 그야말로 최악의 FA였다. 산도발의 fWAR(대체 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팬그래프)는 -2로 빅터 마르티네즈(디트로이트)와 함께 메이저리그 타자 최하위였으며, 라미레즈 역시 -1.8로 간신히 꼴찌를 면한 수준이었다.

처음 뛰어본 좌익수 포지션 적응 실패와 부상으로 부진했던 라미레즈는 명예 회복을 위해 11년 만에 도미키나 윈터 리그에 참가하는 등 일찌감치 시즌을 준비했다. 보스턴은 라미레즈의 포지션을 부담이 덜한 1루수로 변경해 주며 적극적으로 지원했다.

1루수로 변신한 라미레즈는 타율 0.295 4홈런 31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몸값에 비해 부족하지만 중심 타선에서 오티즈의 뒤를 받치며 제 몫은 해내고 있다. 수비에서는 아직까지 실책이 단 한 개도 없으며 지난해 좌익수로 -19를 기록했던 DRS(디펜시브 런세이브)는 올해 -1로 비교적 선방하고 있다.

산도발의 부상은 보스턴에 악재가 아닌 큰 행운이었다. 주전 3루수 자리를 차지한 트래비스 쇼는 올해 52경기에서 타율 0.292 7홈런 35타점을 기록하며 지난해 산도발이 126경기에서 기록한 10홈런 47타점(타율 0.245)을 따라잡기 직전이다. 수비력이 재앙에 가까운 산도발의 수비 능력 덕분에 쇼의 수비 능력은 골드글러브급으로 보이기까지 한다.

- 칠리 데이비스 매직

2012년부터 2014년까지 3년간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의 타격 코치를 맡았던 칠리 데이비스는 오클랜드를 가장 많은 볼넷을 골라 내는 팀으로 만들었다. 1,709볼넷. 2위 템파베이는 1.687 볼넷.

▲ 2014~2016 보스턴 팀 볼넷/삼진(BB/K) 비율 및 출루율 변화 *( )안은 AL 순위

데이비스 코치가 부임한 2015년부터 보스턴의 팀 출루율과 볼넷/삼진 비율은 꾸준히 증가했다. 특히 올해 최고의 활약을 펼치고 있는 재키 브래들리 주니어와 잰더 보가츠는 변화가 두드러졌다.

29경기 연속 안타의 주인공 브래들리 주니어는 2014년 31개의 볼넷을 얻는 동안 121개의 삼진을 당했다.(BB/K 0.26) 지난해 27볼넷/69삼진(BB/K 0.39)으로 한결 좋아진 선구안은 올해 22볼넷/36삼진(BB/K 0.61)으로 2년 전보다 두 배 이상 좋아졌다. 덕분에 4할이 넘는 출루율(0.409)로 하위 타선에서 상위 타선 못지않은 플레이를 하고 있다.

보가츠는 지난해 AL 타율 2위(0.320), 최다 안타 2위(196개)로 풀타임 2년째(데뷔는 2013년) 시즌을 성공적으로 보냈다. 2014년 AL에서 규정 타석을 채운 76명의 타자 가운데 64위에 머물렀던 볼넷/삼진 비율 0.28(39BB/138K)은 2015년 0.32(32BB/101K)로 좋아졌으며 올해 0.49(18BB/37K)까지 매년 발전하고 있다.

2000년대 들어 가장 많은 세 차례 월드시리즈 우승(샌프란시스코 공동 1위)을 차지했지만 여전히 우승에 목이 마른 보스턴은 리빌딩이 아닌 더욱 과감한 투자를 택했다. 지난해 10승 6패 평균자책점 3.85로 선발진에서 제 몫을 다했던 에두아르도 로드리게스가 무릎 부상에서 복귀하며 상승세에 날개를 달게 된 보스턴은 역대 최초 ‘지구 최하위→월드시리즈 우승 2회’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 기록 출처: MLB(MLB.com), 팬그래프닷컴(fangraphs.com), 베이스볼레퍼런스(baseball-reference.com)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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