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 베어스 이승엽 감독이 스포티비뉴스와 신년 인터뷰를 하고 있다. ⓒ곽혜미 기자
▲ 두산 베어스 이승엽 감독이 스포티비뉴스와 신년 인터뷰를 하고 있다.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외국인 원투펀치 둘이서 최소 20승을 못해주면 어렵습니다."

이승엽 두산 베어스 감독은 새 외국인 원투펀치 라울 알칸타라(31)와 딜런 파일(27)을 직접 만나 기량을 확인할 날을 기다리고 있다. 왕조 재건 임무의 첫 단추를 책임질 핵심 전력이라서다. 두산은 올해 알칸타라를 90만 달러, 딜런을 65만 달러에 영입했다. 단순히 몸값을 기대치로 환산하면 리그 최정상급이라고 볼 수는 없지만, 구단은 두 투수가 충분히 20승 이상을 합작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감독은 최근 잠실야구장에서 진행한 스포티비뉴스와 신년 인터뷰에서 "지난해 외국인 투수 둘이 합쳐서 15승이 안 됐다(로버트 스탁 9승, 브랜든 와델 5승). 사실 외국인 투수가 전력에서 큰 비중을 차지한다. 선발투수 5명 가운데 2명이니까. 퍼센트로 따지면 40% 정도지만, 사실상 마운드 전력의 50% 이상을 책임진다. 두 선수의 본모습만 보여줘도 전력에 큰 보탬이 될 것 같다. 외국인 투수 둘이서 최소 20승을 못해주면 어렵다. 두 선수가 버텨줘야 국내 선발투수인 곽빈, 최원준 등이 생각대로 로테이션을 지킬 수 있다"고 이야기했다. 

알칸타라는 2020년 두산과 계약 첫해 31경기 20승2패, 198⅔이닝, 평균자책점 2.54, 182탈삼진으로 맹활약한 에이스였다. 두산에서 한국프로야구의 정상을 경험하고 일본프로야구(NPB) 한신 타이거즈와 2년 400만 달러에 계약하며 승승장구하는 듯했지만, 2시즌 통산 63경기 4승6패, 1세이브, 25홀드, 평균자책점 3.96에 그친 뒤 재계약에 실패했다. 

이 감독은 일본에서 선수로 뛸 때 알고 지낸 지인까지 동원해 알칸타라의 상태를 꼼꼼히 확인했다. 올해 다시 1선발을 맡아야 할 핵심 선수고, 알칸타라의 어깨에 '초보 감독' 이승엽의 첫해 성적이 걸렸다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이 감독은 "알칸타라는 3년 전에 한국에서 뛰었고, 20승이라는 아주 훌륭한 성적을 냈다. 그대로일지, 일본에 가서 망가졌을지 모르겠지만, 구단에서 보고받은 바로는 크게 문제가 없다고 들었다"고 입을 열었다. 

▲ 두산 베어스 라울 알칸타라(왼쪽)와 딜런 파일 ⓒ 곽혜미 기자/ Gettyimages
▲ 두산 베어스 라울 알칸타라(왼쪽)와 딜런 파일 ⓒ 곽혜미 기자/ Gettyimages

이어 "내가 일본에 지인에게 물어봤을 때는 크게 부상도 없었고, 구위도 괜찮았다고 한다. 일본 야구의 스타일이 완전히 다르기도 하고, 일본은 2군에 외국인 로스터 제한이 없어서 조금만 부진하면 내리고 다른 선수를 올린다. 마음적인 면에서도 안정을 찾지 못했을 것 같기도 하다. 들어보니 알칸타라 성격이 착하다고 하더라"고 덧붙이며 한국과는 또 다른 아시아야구를 경험하면서 마음고생을 했을 것으로 바라봤다. 

알칸타라는 100만 달러도 넘지 않는 금액에 사인하면서 한국에서 재기 의지를 보였다고 한다. 이 감독은 "알칸타라가 한국 야구와 일본 야구까지 아시아 야구를 경험한 것에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빨리 스프링캠프에 가서 알칸타라를 만나서 이야기해보고 어떻게 강력한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지 코치진과 상의해봐야 할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내가 일본을 경험했을 때처럼) 알칸타라가 더 강해져서 왔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믿음을 보였다. 

딜런은 한국 무대를 처음 경험하지만, 2선발로 충분히 알칸타라의 뒤를 받쳐줄 것으로 기대한다. 딜런은 2019년 미국 메이저리그 밀워키 브루어스 팀 내 최고 제구력 투수에 선정됐고, 팀 투수 유망주 랭킹에서 2020년 6위, 2021년 9위를 차지했다. 마이너리그 통산 성적은 102경기(90경기 선발) 34승29패, 평균자책점 4.04다. 직구는 최고 구속 152㎞, 평균 구속 148㎞를 기록했고, 커브와 슬라이더, 체인지업 등 다양한 변화구를 두루 구사한다. 

이 감독은 "딜런은 영상으로 봤는데, 구위로 압도하기 보다는 제구력이 좋고, 템포도 좋고, 변화구도 좋다. 우리 잠실야구장에서는 충분히 상대 팀과 싸울 수 있는 선수"라고 기대했다. 

두산은 지난해 에이스 아리엘 미란다(34)가 개막과 함께 부상으로 이탈하는 바람에 시즌 구상이 완전히 꼬였다. 지난해 9위(60승82패2무)에 그친 이유가 한두 가지 때문은 아니지만, 결정적 이유가 미란다인 것은 분명하다. 올해도 국내 선발진 뎁스가 두껍지 않은 건 마찬가지기에 알칸타라와 딜런의 몫이 크다. 이 감독이 최소 팀을 5강 이상으로 이끌기 위해서라도 새 원투펀치가 20승 이상은 합작해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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