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박정현 기자] SSG 랜더스의 맏형이자 클럽하우스 리더인 추신수(41)의 발언이 화두에 올랐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언행불일치처럼 느껴진다.
추신수는 21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 지역 한인 라디오 방송인 'DKNET'에 출연했다. 그는 이 방송에서 2023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 구성에 관해 자기 생각을 밝혔다.
추신수는 대표팀의 새 얼굴이 적다는 것을 꼽으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대표적인 예시가 고참격인 1988년생 트리오 김광현(35·SSG), 양현종(35·KIA 타이거즈), 김현수(35·LG 트윈스)이다.
김광현과 김현수는 2008년 베이징올림픽 때부터 대표팀 일원으로 뛰고 있다. 당시 빼어난 기량으로 20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대표팀에 승선했지만, 15년이 지난 지금도 대표팀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양현종도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을 시작으로 꾸준히 대표팀에 승선하고 있다.
추신수는 젊은 선수들의 대표팀 미발탁을 아쉬워하며 “한국은 김현수만 봐도 그렇다. 김현수가 한국을 대표해서 나갈 성적도 실력도 되지만, 나라면 미래를 봤을 것 같다. 당장 성적보다 앞으로를 봤더라면 많은 선수들이 사실은 안 가는 게 맞고, 새로 뽑히는 선수들이 많았어야 한다. 언제까지 김광현, 양현종인가. 일본에서도 '김광현이 또 있다'는 기사가 나오지 않았나”고 얘기했다.
이어 “한국에서 뛰면서 보면 어리고 재능 많은 선수가 어마어마하게 많다. 그런 선수들을 어린 나이 때부터 국제대회에 나가게 하면 그 선수들이 느끼는 감정이나 마인드 자체가 어마어마하게 달라진다. 예를 들면 문동주(20·한화 이글스)가 제구력이 부족하다고 하지만, 내가 봤을 때는 지금 그만큼 던지는 투수가 없다. 안우진(24·키움 히어로즈)도 마찬가지다. 이런 선수들이 국제대회에 얼굴을 비쳐서 외국으로 나갈 기회를 만들어 주는 게 한국야구가 할 일이다. 나는 그런 점이 아쉽더라”며 세대교체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이런 상황에서 추신수의 발언은 이중 잣대처럼 느껴질 수 있다.
추신수는 세대교체에 관해 목소리를 높였지만, 본인은 여전히 팀 내 고참을 맡고 있다. 올 시즌을 앞두고는 연봉 17억 원에 1년 재계약도 성공했다. 41살이라는 적지 않은 나이에도 선수로 뛰겠다는 의사를 보였다.
베테랑 추신수는 어린 선수들에게 기회를 만들어주자는 논리로 고참들의 제외를 주장했다. 그러나 팀의 맏형이자 클럽하우스 리더인 그가 대표팀의 고참들을 미발탁을 주장하니 앞뒤가 안 맞는 것이다.
또 추신수는 KBO리그에서 점점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2021시즌보다 지난해 타율, 홈런, 타점, OPS 등 성적은 더 떨어졌다. 부상으로 뛰지 못한 시간도 더 길다. 하향 곡선을 그리며 선수 생활을 연장한 시점에 세대교체가 설득력을 갖추기에는 부족하다.
옳고 그름을 떠나 추신수의 발언은 연일 화제다. 메이저리그에서 뛰며 얻은 많은 경험으로 한국 야구를 위한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실제 그 말들이 인프라 개선 등으로 이어져 긍정적인 효과를 불러왔다.
다만, 대표팀 선발은 민감한 주제다. 그리고 아직 대표팀이 닻을 올리지도 않았다. 이 시점에서 산전수전을 다 겪은 베테랑의 말 한마디가 아쉬울 따름이다. 또 선수 생활을 연장한 베테랑이 스스로 고참들의 제외를 주장하는 아이러니한 상황도 팬들의 고개를 돌리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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