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설 인터뷰]'항저우 꿈' 포항 화수분 고영준 "기량에 불만족, 정말 부끄럽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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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이성필 기자] "(고)영준이가 가면 걱정이 크죠."
'지략가' 김기동(51) 포항 스틸러스 감독은 시즌 계획을 정리하다 9월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미드필더 고영준(22)의 차출이 확실할 것 같지 않느냐는 질문에 걱정을 숨기지 않았다. '스틸타카'의 마무리 직전 윤기 있는 패스나 또는 시원한 슈팅으로 상대 수비를 흔드는 고영준이라는 점에서 더 그랬다.
김 감독의 말대로 포항 유스인 포항제철고 출신의 고영준은 지난달 26일 대구FC와의 하나원큐 K리그1 2023 개막전에 공격형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해 대구 수비를 거세게 흔들었다. 공간을 파고드는 영리한 움직임까지 보여주는 등 프로 4년 차로 거듭나는 경기력을 뽐냈다.
그런 고영준을 보는 황선홍(55) 23세 이하(U-23) 대표팀 감독은 믿음이 가득하다. 여러 포지션 선수를 점검하면서 고영준의 출전에 대해서는 "잘 뛰고 잘 나오고 있으니까"라는 말로 정리했다. 꾸준히 뛰며 경기력만 유지한다면 아시안게임 차출은 문제없을 것이라는 암시다.
실제로 고영준은 지난해 U-23 대표팀 경기에 계속 불려 다녔다. 2022 카타르 월드컵 개막을 앞두고 아랍에미리트(UAE)애서 UAE와 친선경기도 치렀다. A대표팀에도 호출, 7월 일본에서 있었던 동아시아 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 중국전에도 뛰었다. 얼마든지 하기에 따라 A대표팀까지도 승선 가능한 자원임을 알린 것이다.
포항 동계 훈련 동안 김 감독은 고영준을 광주FC에서 이적한 김종우(30)와 함께 세트피스 키커로 활용했다. 주로 김종우가 차겠지만, 고영준의 활용 가치도 없지 않음을 보인 셈이다. 지난해 코너킥 키커로 재미를 봤던 기억도 있다.
그는 "지난해보다는 그래도 세트피스 기회에서는 많이 찰 것 같다. 지난해보다는 지금이 더 편한 것 같다. 부담은 있지만, 그래도 가면 갈수록 나아지는 것 같다"라며 "감독님의 말도 크게 달라지지 않고 큰 틀에서 말을 하기에 이해하기 더 쉽다"라며 김기동식 템포 축구에 적응했음을 소개했다.
22세 이하(U-22) 의무 출전 규정이 있는 K리그지만, 고영준은 당당한 주전이라 전반 20분만 뛰고 나올 일이 없다. 김 감독이 아시안게임이 열리는 시기에 고영준이 빠지면 걱정할 것 같다고 하자 "(박)건우도 있고 (윤)재운, (이)규백, (노)경호가 있어서 U-22에 대한 고민은 그리하지 않으실 것이다"라며 화수분처럼 나오는 포항의 선수층을 자랑했다.
물론 아시안게임에 1999년생 출전도 허용되면서 고영준도 안심하기는 이르다. 그는 "저도 가기가 더 쉽지가 않을 것 같지만, 경기하면서 잘하고 있으면 황선홍 감독님이 지켜보고 계실 것 같으니 팀에서 잘하면 기회가 올 것이라 믿고 싶다"라며 주전으로 계속 나오면서 존재감을 보이는 것이 우선이라고 설명했다.
자신에 대한 불만족이 발전의 동력으로 작용한다. 고영준은 팀 미팅에서 자신의 실수나 잘못된 움직임이 나오면 고개를 들지 못한다고 한다. 김 감독이 정확히 짚기에 더 그렇다. 그는 "미팅 시에도 영상을 보면 제 경기력이 만족스럽지 않게 느껴지더라. 영상을 보면 다 아는 것이니 말이다"라며 겸손함을 보였다. 이어 "영상과 위성항법장치(GPS) 기록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제가 하는 그대로 나온다. 정말 부끄럽더라"라며 게으름을 피우는 것은 사치인 이유를 전했다.
지난해 고영준은 37경기 6골 4도움을 해냈다. 공격포인트로는 두 자릿수다. 그래서 목표를 더 올렸다. 체중을 감량하면서 몸 관리에도 집중했다. 그는 "개인적인 목표를 작년보다 올려서 잡았다. 그 목표를 세운 거를 채우면 된다. 다른 선수들은 정말 잘 뛰고 있어서 늘 저만 잘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경기하면서 느끼지만, 저만 실수하지 않고 정신 차리면 된다. 포항이 잘하는 팀이라는 것을 느끼는 경우가 많기에 저만 잘해주면 된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라며 만족이 될 때까지 뛰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오현규(셀틱)의 모습에서도 배움이 있었다. 오현규는 지난해 FC안양과의 승강 플레이오프 2차전 연장 후반 종료 직전 머리를 밀어 결승골을 넣으며 수원 삼성을 강등 위기에서 구했다. 월드컵을 예비 선수로 갔고 이후 셀틱에 입단했다.
그는 "저도 승강 PO를 봤지만, 그런 경험을 하기 싫다. 혹시라도 언젠가 그런 경험을 하고 나면 더 여유가 생길 것이다. 그래서 더 시즌 때 그럼 경험을 하지 않으려 (좋은 성적을 위해) 간절해질 것 같다"라며 오기와 깡까지 장착했다고 속마음을 털어놓았다.
유럽 진출은 모든 선수가 가진 있는 꿈이다. 오현규처럼 갈 수 있을까. 고영준은 "저 역시 유럽에 갈 기회가 생기면 정말 무조건 가고 싶지만, 아직은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계속해서 발전하다 보면 저한테 더 좋은 기회가 올 거로 생각을 한다"라며 단계적 발전을 노래했다.
카타르 월드컵을 보면서 우리 대표팀의 간절함을 마음에 이식했다는 고영준은 "똑같은 위치는 아닌데 황인범(올림피아코스) 선수가 진짜 공을 잘 차더라. 우리나라 선수가 아닌 것 같은 그런 느낌이 들었다. 저보다 조금 더 앞에서 뛰지만, 정말 잘해서 기억에 많이 남았고 좋아한다"라며 기량을 눈에 넣으려 애썼다며 웃었다.
세계 축구의 격차는 조금씩 좁혀지고 있다. 고영준도 연령별 대표팀에서는 유럽팀을 이기는 것이 이상하지 않다고 생각했지만, 월반하고 국제대회에 나가면 작은 자신을 발견했단다. 동남아 팀조차 쉽지 않았다며 자기 발전에 대한 의지를 꺾지 말아야 함을 잊지 않았다.
그는 "성인 수준으로 올라오니 동남아 팀도 쉬운 팀이 없고 일본도 수준이 정말 높더라. 어린 시절에 다 이겼었다. 그런 실력과 수준을 성인 무대에서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축구 수준이 점점 높아지는 것 같아서 진짜 발전하지 않으면 무조건 도태되는 것 같다"라며 공부는 필수임을 강조했다.
큰 경기에서 강한 모습을 보여야 아시아 무대도 해낼 수 있다. 울산 현대와의 동해안 더비, 전북 현대, FC서울 등 강호들과의 경기에서 이기는 것이 우선이다. 그는 "동해안 더비는 절대 지면 안 되고 무조건 이겨야 하는 경기다. 우승 상관없이 무조건 이기고 싶다. 그렇게 해서 울산을 잡으면 포항도 (우승이라는) 좋은 기회가 올 수 있다"라며 울산, 전북 2강 구도를 깨는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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