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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현종 다음 에이스로 가는 길 원년… 이의리, 왕관의 무게를 이겨내라

작성일: 2023.04.03 13:40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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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종 에이스로 가는 길의 본격적인 시험대에 오른 이의리 ⓒKIA타이거즈
▲ 토종 에이스로 가는 길의 본격적인 시험대에 오른 이의리 ⓒKIA타이거즈

[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김종국 KIA 감독은 애리조나 캠프 당시 팀의 차세대 에이스 이의리(21)를 두고 “이의리가 더 잘해야 우리 팀이 강해진다”고 강조했다. 이제 더 이상 토종 에이스 양현종, 그리고 외국인 투수에 이은 ‘4선발’이 되면 안 된다고 했다. 

그런 김 감독의 의중, 그리고 팀의 믿음이 드러나는 대목은 개막 선발 로테이션에서 잘 드러났다. KIA는 1일 인천에서 열린 SSG와 시즌 개막전에 숀 앤더슨을 선발로 내보냈다. 지금 현재 구위가 가장 좋다는 판단이었다. 그 다음은 양현종도, 또 하나의 외국인 투수인 아도니스 메디나도 아닌 이의리가 나섰다. 알고 보니 일찌감치 정해져 있던 순번이었다. 

이의리는 2일 인천 SSG전을 마친 뒤 “(애리조나) 캠프 때 이야기를 했었다. WBC에서 조금 일정이 바뀌면서 안 가려고 했었지만 코치님께서 믿어주셔서 나가게 됐다”고 했다. 김 감독도 2일 인천 SSG전을 앞두고도 비슷한 이야기를 했다. 김 감독은 “외국인 선수 못지않은 구위를 가지고 있다. 앞으로 우리 팀의 국내 선발 앞 순위를 해줘야 하는 해줘야 할 선수이기 때문에 그렇게 준비를 했었다”고 설명했다. 

물론 WBC 등 여러 가지 사정을 다 고려하고 결정한 것이지만, 이의리에 대한 팀의 신뢰를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2021년 KIA의 1차 지명을 받고 입단한 이의리는 2021년 신인상에 이어 지난해에는 개인 첫 두 자릿수 승수(10승)를 거두며 무럭무럭 성장하고 있다. 좌완으로 시속 150㎞를 던질 수 있는 강한 어깨는 KIA뿐만 아니라 KBO리그 전체의 보물이다. 여기저기서 팀의 남다른 기대치를 읽을 수 있다.

오랜 기간 팀의 에이스로 상징적인 몫을 해왔던 양현종은 건재하다. 하지만 양현종도 어느덧 30대 중반이다. 구단으로서는 이제 ‘그 다음’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 시기다. 다행히 이의리라는 걸출한 잠재력을 가진 후계자가 나타났고, 그 재능을 밀어준다는 심산이다. 지난해까지는 선배들의 뒤를 미는 상황이었다면, 올해부터는 어쩌면 ‘포스트 양현종’, ‘포스트 에이스’로 가는 본격적인 장도에 올랐다고도 볼 수 있다. 이의리 개인적으로는 의미가 제법 큰 시즌이다.

첫 출발은 나쁘지 않았다. 이의리는 2일 인천 SSG전에서 5이닝 동안 볼넷 6개를 내주며 다소 고전했지만 후속타들을 잘 억제하며 3피안타 3실점(1자책점)으로 막고 시즌 첫 승리를 거뒀다. 최고 시속 151㎞까지 나온 패스트볼은 제구만 잘 되면 여전히 타자들을 힘으로 누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제구가 들쭉날쭉한 상황에서도 변화구 구사보다는 패스트볼 승부를 즐겨하며 끝내 위기를 잘 이겨냈다. 투구 내용이 점차 안정을 찾아가는 것도 긍정적이었다.

구단과 팬들의 기대가 부담이 될 수도 있고, 구속과 커맨드 사이에서 싸우고 있는 현재 상황이 답답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의리는 담담하게 갈 길을 가겠다는 각오다. 이의리는 “스트라이크만 던지면 치기 힘들다는 것을 알고 있기는 하지만 아직 완성이 안 된 부분이 있기 때문에 더 노력해야 한다”면서 “안 되면 안 되는 대로 상황마다 너무 얽매이지 않으려고 노력 중이다”고 했다. 이 ‘왕관’의 무게를 이겨내야 팀도 살고, 이의리도 본격적인 전성기를 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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