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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 2016] 베일 '제로 톱' 웨일즈, 전술 운용 위력

작성일: 2016.06.12 06:19 김덕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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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활짝 웃은 웨일즈의 가레스 베일 ⓒ 게티이미지

[스포티비뉴스=김덕중 기자] 2003년 11월 19일 웨일즈 카디프 밀레니엄스타디움에서 웨일즈와 러시아의 유로 2004 플레이오프 2차전이 벌어졌다. 러시아 홈에서 열린 1차전 결과는 0-0 무승부. 7만 명 홈 팬들의 응원을 등에 업은 웨일즈는 사상 첫 유로 본선행을 믿어 의심치 않았다. 그런데 승리의 여신은 웨일즈 편이 아니었다. 전반 21분 러시아에 결승 골을 내줬고 이후 파상 공세를 펼쳤으나 골운이 따르지 않았다. 웨일즈 홈 팬들의 간절했던 마음을 외면한 채 경기 종료 휘슬이 울렸다. 

그라운드에 있던 한 남자는 고개를 푹 떨어뜨렸다. 당시 31살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소속의 라이언 긱스였다. 긱스는 끝내 메이저 대회를 한번도 뛰지 못한 불운의 선수로 남았다. 긱스의 간절했던 꿈은 11년이 지난 뒤 현실이 됐다. 웨일즈는 지난해 10월 12일 열린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 원정에서 0-2로 지고도 유로 2016 예선 B조에서 6승 3무 1패(승점 21, 득11, 실4)의 성적으로 본선행을 확정했다. 웨일즈의 사상 첫 유로 본선행이었고 1958년 스웨덴 월드컵 이후 58년 만의 메이저 대회 진출이었다. 

웨일즈의 간판 선수 가레스 베일(레알 마드리드)은 "내 생애 가장 기쁜 패배"라는 말로 벅찬 감정을 표현했다. 유로 2016 본선을 앞두고 웨일즈가 주목 받은 이유는 드라마 같은 스토리 때문은 아니다. 베일을 비롯해 아론 램지(아스널) 애실리 윌리엄스(스완지 시티) 등 '스쿼드' 경쟁력이 결코 낮지 않은데다 예선 과정서 특유의 수비력을 자랑했기 때문이다. '언더독' 웨일즈의 반란은, 어쩌면 그때부터가 시작이었을지 모른다.

12일 프랑스 스타드 드 보르도에서 열린 슬로바키아와 유로 2016 조별 리그 첫 경기도 그랬다. 웨일즈는 깜짝 선발 카드를 꺼내 들었다. 예선 무대와 최근 평가전에서 할 롭슨-카누(레딩), 사이먼 처치(밀톤 케인스), 샘 보크스(레딩) 등이 원톱 구실을 맡았으나 슬로바키아전에선 베일 '제로 톱'을 썼다. 효과가 있었다. 베일은 전반 10분 프리킥 골을 터뜨렸고 이후 활동 반경을 넓히면서 슬로바키아 수비를 위협했다. 

크리스 건터(레딩), 닐 테일러(스완지 시티)는 스리백 전형의 윙백을 맡았지만 공격적인 포진으로 윙포워드처럼 활약했다. 웨일즈는 그러면서도 중앙 미드필더들의 빠른 수비 복귀로 경기 내내 두꺼운 수비 블록을 쌓았다. 슬로바키아에 동점 골을 내줘 위기를 맞기도 했지만 후반 36분 교체 투입된 롭슨-카누가 램지의 도움을 받아 결승 골을 터뜨리며 해결사 노릇을 했다. 이제 첫경기를 했을 뿐이지만 웨일즈의 전력이 만만치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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