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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마무리가 자꾸 등을 보인다… 플랜B도 없는데, KIA 고민 깊어지나

작성일: 2023.05.18 10:10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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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즌 초반 이해하기 어려운 구위 저하에 우려를 사고 있는 정해영 ⓒ연합뉴스
▲ 시즌 초반 이해하기 어려운 구위 저하에 우려를 사고 있는 정해영 ⓒ연합뉴스
▲ 근래 들어 정해영의 승리 세리머니를 보기가 어려워졌다 ⓒKIA타이거즈
▲ 근래 들어 정해영의 승리 세리머니를 보기가 어려워졌다 ⓒKIA타이거즈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3연전) 첫 날 2이닝을 던져서 그런지, 구위 자체가 많이 떨어진 것 같았다. 구위나 제구력이나 안정되지 못해 보여 교체했다”

김종국 KIA 감독은 지난 2일 광주 롯데전을 앞두고 직전 경기에서 마무리 투수 정해영(22)을 조기에 교체한 사유로 구위와 제구력 모두가 흔들렸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정해영은 4월 30일 잠실 LG전에서 위기 상황을 막고 경기의 문을 닫으라는 기대 속에 마운드에 올랐지만, 결국 안정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끝에 임기영에게 바턴을 넘기고 경기를 마쳤다.

마무리 투수는 보통 뒤가 없다는 이야기를 한다. 세이브를 거두거나, 혹은 팀이 동점 내지 역전을 허용하고 지는 극단적인 상황에 처한다. 그래도 불펜에서는 최고 보직이고 최고의 불펜 투수들이 맡는 자리인 만큼, 대개 코칭스태프는 마무리 투수에게 상황을 끝까지 맡기는 편이다. 지더라도 마운드를 등지고 내려오는 순간은 그 상황이 어떤 식으로든 마무리될 때다. 이날 정해영의 투구 수가 많았다는 점은 있지만, 세이브 상황에서 마무리를 내린 건 분명 흔한 일은 아니었다.

그런데 같은 상황이 17일 대구에서 또 벌어졌다. KIA는 7-3으로 앞선 9회 정해영에게 경기 마무리를 맡겼다. 세이브 상황은 아니었지만 최근에는 필승조의 투입 범위를 3점이 아닌 4점으로 보는 시각도 있고, 충분한 휴식이 있었던 만큼 경기 감각 유지 차원도 있었다. 그런데 정해영이 흔들렸다. 선두 오재일에게 안타를 맞았고, 1사 1루에서는 김지찬에게 볼넷을 허용해 일이 커졌다.

이후 이재현의 유격수 땅볼 때 박찬호의 실점으로 1점을 내줬고, 피렐라에게 2타점 적시타를 맞고 1점차까지 쫓겼다. 그러자 KIA 벤치가 움직였다. 정해영을 빼고 최지민에게 남은 아웃카운트 두 개를 맡기는 강수를 둔 것이다. 

지난 잠실 LG전처럼 투구 수(16개)가 많은 것도 아니었다. 보통 이 상황이면 벤치가 마무리를 끝까지 밀고 가는 경우가 많지만, KIA는 또 정해영을 마운드에서 내렸다. 최지민이 1점 리드를 지켜 KIA의 선택은 결과적으로 성공한 셈이 됐다. 정해영으로서는 박찬호의 실책이 아쉬웠겠지만, 투수라면 누구나 동료들의 실책을 겪는다는 점에서 100% 변명거리는 아니다. 

▲ 대안이 마땅치 않은 KIA로서는 정해영이 빠르게 반등하는 게 가장 좋은 시나리오다 ⓒ연합뉴스
▲ 대안이 마땅치 않은 KIA로서는 정해영이 빠르게 반등하는 게 가장 좋은 시나리오다 ⓒ연합뉴스

18일 김 감독의 대답은, 2일과 크게 다르지 않을지 모른다. 이날 정해영은 구위를 어느 정도 가늠할 수 있는 포심패스트볼 최고 구속이 뚝 떨어졌음은 물론, 제구까지 흔들렸다. KBO리그 9개 구단에 트래킹 데이터를 제공하는 ‘트랙맨’의 집계에 따르면 이날 정해영의 포심패스트볼 구속은 최저 시속 138.3㎞, 최고라고 해봐야 140.6㎞에 머물렀다.  

정해영은 시속 150㎞를 펑펑 던지는 강속구 투수는 아니었다. 그래도 140㎞대 중반은 나와야 정상이다. 여기에 익스텐션와 수직무브먼트가 좋아 타자들로서는 더 빠르고 묵직하게 느껴진다. 정해영이 지난 2년간 66세이브를 거둘 수 있었던 배경이다. 이 정도 세이브 수치는 운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그런데 올 시즌에는 캠프 때부터 구속이 너무 올라오지 않아 코칭스태프의 근심을 샀다. 개막을 하고, 집중력이 올라오는 실전이 오면 올라올 것이라 낙관했으나 속도가 너무 더디다. 17일 경기에서는 오히려 구속이 떨어졌다. 뭔가 실험을 하고 있을 단계가 아님을 고려하면, 또 노쇠화가 올 나이도 아님을 고려하면 이 구속은 KIA 코칭스태프를 고민에 빠뜨릴 법하다. 2년간 마무리로 뛰었기에 관리가 안 된 투수도 아니다.

정해영은 시즌 16경기에서 3승1패3세이브 평균자책점 3.77을 기록 중이다. 피안타율은 0.298, 이닝당출루허용수(WHIP)는 1.60으로 모두 높다. 6개의 삼진을 잡는 동안 볼넷도 6개를 내줬다. 탈삼진 비율이 떨어졌는데 구위도 예전만 못하면 자연히 강한 인플레이가 많아질 수밖에 없다. 지금 이 선행지표들이 이어진다면 반등도 쉽지 않을 수 있다. 요령으로 맞혀 잡는 건 한계가 있다. 

그렇다고 딱히 대안이 떠오르는 것도 아니다. 장현식(ERA 5.68)은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의 여파에서 아직 완벽하게 벗어나지 못한 것으로 보이고, 전상현(4.61)도 경기마다 기복이 심하다. 김기훈(4.20)은 제구 이슈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최지민이 가장 좋은 구위를 유지하고 있으나 마무리는 이 어린 선수에게 또 다른 영역이 될 수 있다. 결국 KIA는 정해영이 원래 기량을 찾는 게 가장 좋은 시나리오다. 그 시기에 KIA의 시즌 성적이 달렸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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