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 향해 직진하는 예비 전설… 30대 중반 최정이, 후배들과 격차 더 벌리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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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최정(36‧SSG)은 기록의 사나이다. 이미 KBO리그 각 부문별 역대 순위표에서 꽤 높은 곳에 이름들을 죄다 올려놨다. 그런데 정작 자신은 “기록에 대해 신경을 잘 쓰지 않는다”고 말한다. 그래서 역설적인 사나이다. 의례적 멘트 같지만, 벌써 그렇게 말을 한 지 10년이 넘었다.
사실 최정도 어린 시절에는 기록을 많이 의식했다고 솔직하게 고백한다. 하나하나 쌓아가고, 하나하나 이뤄내는 맛이 있었다. 그 기록이 자신의 네임밸류가 되는 것도 같았다. 3할도 쳐 보고 싶고, 20홈런도 해보고 싶고, 20도루도 밟아보고 싶었다. 그래서 자신이 세운 목표의 달성이나 그 다음 목표에 신경을 쓰곤 했다.
하지만 그렇게 시간이 흐르다보니 부질없다는 것을 경험으로 배웠다. 오히려 기록을 의식하고 달려갈 때보다, 그 목표는 포기했더니 어느 순간 달성하는 경우가 더 많았다는 게 최정의 회상이다. 지금도 기록을 의식하지 않는다고 말하는 이유다. 그런데 딱 하나 애착을 갖는 기록이 있다. 바로 연속 시즌 두 자릿수 홈런이다. 최정이 “은퇴하는 시즌까지 이루고 싶은 기록”이라고 말할 정도다.
10개의 홈런이 그렇게 어려운 일은 아닐지 모른다. 최정처럼 멀리 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선수에게는 더 그렇다. 그런데 이걸 매 시즌 한다는 건 또 다른 난이도의 일이다. 무엇보다 부상이 없어야 하고, 기량도 꾸준히 유지해야 하고, 출전 시간을 확보할 수 있을 만큼의 경쟁력도 가져야 한다. 그렇게 묵묵하게 길을 걷다보니 어느덧 ‘18시즌’이라는 대기록이 쌓였다.
최정은 1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삼성과 경기에서 연타석 홈런을 쏘아 올리며 시즌 9‧10호 홈런을 하루에 해치웠다. ‘아홉수’라는 단어는 그 생명력을 1시간도 채 가지지 못했다. 최정도 9호 홈런을 치는 순간 이 기록을 떠올렸다고 했다. 그래서 곧바로 나온 10호 홈런이 반가웠다. 의식을 하면 잘 안 되는 경우가 있는데, 이제는 적어도 올 시즌은 신경을 쓸 필요가 없어졌다.
2일 인천 키움전에서는 0-2로 뒤진 7회 호투하던 최원태를 상대로 추격의 좌월 솔로홈런을 기록하며 시즌 11호 홈런을 기록했다. 이제 리그 홈런 선두인 박동원(LG‧13개)에 2개 차이로 다가섰다. 올 시즌 KBO리그에서 현시점 두 자릿수 홈런을 달성한 선수는 박동원과 최정 뿐이다.
통산 440홈런을 기록 중인 최정은 KBO리그 역대 1위 기록을 가지고 있는 ‘전설 중의 전설’ 이승엽(467개)의 기록을 향해 저돌적으로 직진하고 있다. 이승엽 현 두산 감독은 은퇴 당시 “최정이 내 홈런 기록을 깰 수 있을 것”이라고 격려했는데, 최정의 홈런 페이스가 꺾이지 않으면서 이 감독의 말이 생각보다 빠르게 현실화되고 있다. 올해는 어려워도 내년 어느 시점에는 달성이 가능한 페이스다. 멀게만 느껴졌던 통산 500홈런도 이제는 불가능해 보이지 않는다.
보통 야구 선수들은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 전성기를 맞이하고, 신체 능력이 떨어지는 30대 중반부터는 전체적인 생산력이 감소하기 마련이다. 특히 ‘힘’이 중요한 홈런은 더더욱 노쇠화 커브가 급하다. 그런데 최정은 굳건하다. 2020년 33개, 2021년 35개, 2022년 26개의 홈런을 기록하는 등 꾸준히 25홈런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올해도 투고 상황에서 리그 홈런 2위를 달리고 있다.
최정이 이렇게 굳건하게 달리고 있는 판에, 오히려 미래에 최정의 기록을 깰 가능성이 있는 선수들과 격차는 더 벌어지고 있다. 오히려 앞으로 최정의 기록을 깰 선수가 나올지도 관심사가 됐다. 현역 2위인 박병호(kt‧365개)는 최정과 또래라 은퇴 시점이 비슷할 가능성이 크고, 현역 3위인 최형우(KIA361개)와 4위인 강민호(삼성‧310개)는 최정보다 나이가 더 많다. 그 외는 아직 300홈런도 돌파하지 못했다. 최정의 기록은 이미 ‘전설’의 규격을 모두 충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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