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겉으로 드러나는 성적만 보면 그렇게 화려하지 않다. 그러나 뜯어보면 뜯어볼수록, 그 가치가 환하게 빛나는 선수가 있기 마련이다. 김하성(28‧샌디에이고)은 너무나도 완벽히 그런 선수다.
김하성의 소속팀인 샌디에이고는 화려한 스타플레이어로 무장했다. 지속적으로 출중한 기량의 스타 선수들을 돈으로 사 모으거나 트레이드로 영입했다. 그 사이에서 김하성은 이름값이나, 메이저리그 전체 경력이나, 혹은 연봉에서나 빛나는 선수는 아니다. 오히려 초라해 보인다. 하지만 이제 샌디에이고는 김하성이 없으면 돌아가지 않는 팀이다. 그리고 이제는 모두가 그 가치를 알아보기 시작했다.
미 스포츠전문매체 ‘블리처리포트’는 11일(한국시간) 메이저리그에서 과소평가됐으나 올해 화려한 활약으로 재평가되고 있는 8명의 선수를 선정했다. 김하성도 이 명단에 있었다.
메이저리그 3년 차를 맞이하는 김하성은 올해 공‧수‧주 모두에서 빅리그 경력 최고 역사를 써내려갈 기세다. 그 와중에 현지 언론에서도 숨은 가치를 집중 조명하면서 이제는 전국적인 지명도를 가진 선수로 발돋움하고 있다.
‘블리처리포트’는 ‘모든 사람들이 샌디에이고의 값비싼 스타들을 알고 있다. 잰더 보가츠, 후안 소토, 매니 마차도, 다르빗슈 유, 조 머스그로브, 블레이크 스넬, 조시 헤이더와 같은 선수들은 올해 모두 1400만 달러 이상의 연봉을 받는다. 여기에 3억4000만 달러의 계약 초기에 있는 페르난도 타니스 주니어도 포함된다’면서 ‘하지만 bWAR에 있어 샌디에이고에서 가장 가치 있는 선수는 김하성’이라고 치켜세웠다.
실제 베이스볼 레퍼런스가 집계한 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bWAR)에서 김하성은 10일 현재 2.9를 기록해 샌디에이고에서 가장 높은 것은 물론이고 메이저리그 전체에서도 10위를 달리고 있다. bWAR이 상대적으로 김하성의 수비 지표를 높게 평가하고 있는 덕이다. WAR이 선수의 가치를 모두 설명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김하성의 ‘TOP 10’ 진입은 모두가 놀랄 만한 쾌거다.
‘블리처리포트’는 ‘지난해 김하성은 타티스 주니어의 부상과 궁극적인 출장 정지로 예상치 못하게 주전의 임무를 맡았다. 작년 선수단에서 없어서는 안 될 부분이었고, 2022년 샌디에이고에서는 매니 마차도만 (김하성보다) 더 가치가 있었다. 아무도 눈치 채지 못한 것 같다’고 김하성이 과소평가된 선수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올스타가 될 자격이 있다. 그는 3개의 내야수 포지션(2루수‧유격수‧3루수)을 옮겨 다니면서 수비에서 많은 가치를 제공한다. 아마도 추가된 유틸리티 플레이어 골드글러브 상의 올해 수상자가 되어야 할 것’이라고 치켜세웠다.
김하성은 올 시즌 2.9의 WAR을 기록 중이고, 리그 OPS(출루율+장타율)보다 소폭 높은 OPS(.721)을 기록 중이다. 공격에서도 1인분은 충분히 해내고 있다는 의미다. 여기에 벌써 11개의 도루를 더했다.
수비는 괄목할 만하다. 이제 리그가 인정하는 최고수 중 하나다. 메이저리그에서 널리 쓰이는 수비 지표인 DRS(수비로 실점을 얼마나 방지했는지를 측정하는 지표)에서는 리그 전체 1위에 독주 체제까지 갖추고 있다. 사실 DRS 하나만으로도 김하성의 이름이 널리 알려질 이유는 차고 넘친다.
공격력도 계속 올라오면서 완연한 상승 흐름을 그리고 있다. 김하성은 5월 이후 32경기(선발 31경기)에 나가 타율 0.277, 3홈런, 14타점, 6도루, OPS 0.801을 기록하고 있다. 더 좋은 성적까지는 아니더라도 이 정도 공격 수치만 꾸준히 유지할 수 있다면 분명 올스타 자격이 있다. 여기에 연말 시상식에서 골드글러브까지 추가한다면, 김하성의 가치는 더 커질 것이 분명하다.
한편 ‘블리처리포트’는 김하성 외에 루이스 아라에스(마이애미), 펠릭스 바티스타(볼티모어), 제이크 버거(시카고 화이트삭스), 브라이스 엘더(애틀랜타), 타이로 에스트라다(샌프란시스코), 조시 로우(탬파베이), 조 라이언(미네소타)을 리그에서 가장 과소평가된 선수로 뽑았다. 현지의 이런 보도가 계속될수록 김하성의 전국적인 인지도는 더 높아질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