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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154㎞까지 나왔어"…재계약 불발 실망? '더 강해졌다'고 자신했다

작성일: 2023.06.23 05:36 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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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산 베어스 브랜든 와델 ⓒ 두산 베어스
▲ 두산 베어스 브랜든 와델 ⓒ 두산 베어스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나 154㎞까지 나왔어, 딱 하나긴 했지만(웃음)."

두산 베어스 대체 외국인 투수 브랜든 와델(29)이 22일 잠실야구장에서 첫 불펜 피칭을 만족스럽게 마쳤다. 옆에서 불펜 피칭을 지켜보던 포수 장승현(29)과 투수 조장 홍건희(31)에게는 "최고 구속이 154㎞까지 나왔다"고 자랑하며 활짝 웃기도 했다.

브랜든은 반등이 필요한 두산에 사실상 마지막 희망과 같은 존재다. 두산은 지난 13일 대만프로야구(CPBL) 라쿠텐 몽키스에서 뛰고 있던 좌완 브랜든과 총액 28만 달러(약 3억원)에 계약했다. 기존 외국인 투수 딜런 파일(26)이 계약 기간 내내 부상과 부진으로 신음할 때 빠른 결단을 내릴 수 있었던 것도 브랜든이 있어 가능했다. 두산은 1군 투수 뎁스가 그리 두껍지 않은 상황에서 외국인 2선발 공백이 더 길어지면 더는 손 쓸 수 없는 상황에 놓일 것으로 판단했고, 지난달부터 브랜든을 영입 1순위 낙점해 계약까지 성사시켰다. 

브랜든은 이승엽 두산 감독과 권명철 박정배 투수코치가 지켜보는 가운데 공 27개를 던졌다. 본인이 가진 구종을 모두 확인하면서 컨디션 점검에 무게를 두고 피칭했다. 

브랜든이 가장 중점을 두고 던진 구종은 올해 새롭게 연마한 슬라이더였다. 지난해 호흡을 맞췄던 포수 장승현은 단번에 브랜든 공의 변화를 포착해 질문을 던졌다. 브랜든은 "예전보다 슬라이더의 각이 더 크고 좋아졌다"고 설명하며 자신감을 보였고, 불펜 피칭을 지켜본 이들 모두 "작년보다 공이 좋아졌다"고 입을 모았다. 

브랜든은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지난해 내 슬라이더를 보면 알겠지만, 빠르고 짧게 꺾이는 커터에 가까운 슬라이더였다. 올해는 각이 큰 슬라이더를 배워서 왼손 타자 상대할 때 더 유리할 것이라 생각한다"고 조금 더 구체적으로 변화를 설명해 줬다. 

▲ 브랜든을 지켜보는 이승엽 감독 ⓒ 두산 베어스
▲ 브랜든을 지켜보는 이승엽 감독 ⓒ 두산 베어스

지난해와 가장 달라진 점을 꼽자면 브랜든 스스로의 믿음이다. 두산이 지난해 부상을 끝내 극복하지 못한 에이스 아리엘 미란다(34)의 대체 선수로 브랜든을 총액 23만 달러에 영입했을 당시에는 전문 불펜 투수였다. 메이저리그에서 11경기 모두 구원 등판했고, 마이너리그에서도 2021년부터 불펜으로만 뛴 게 전부였다. 이닝이터는 어려울 것이란 우려보다는 한국에서 괜찮은 성적을 냈지만, 아쉬움은 남았다. 지난 시즌 11경기 5승3패, 65이닝, 평균자책점 3.60을 기록하고도 재계약이 무산된 이유다. 

중요한 건 재계약 불발 이후 브랜든의 행보였다. 브랜든은 미국으로 돌아가는 대신 대만프로야구(CPBL) 라쿠텐 몽키스에서 새로운 도전을 선택했다. 브랜든의 나이를 고려하면 마이너리그 계약 정도는 시도할 수 있었겠지만, 라쿠텐에서 선발 로테이션을 돌면서 조금 더 아시아 야구 경험치를 쌓는 쪽을 선택했다. 덕분에 이 감독과 두산이 대체자를 찾을 때 브랜든을 1순위로 떠올릴 수 있었다.

브랜든은 "(재계약은) 내가 해결하거나 결정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었다. 다만 한국에는 오고 싶었다. 실망이라는 표현보다는 어떻게 하면 한국 야구에서 더 잘할 수 있을까 고민하며 마운드에서 더 집중하려 했다. 올해 어떻게 하면 성공할 수 있을지 연구한 비시즌이었다"고 털어놨다.

대만에서 새로운 도전도 성공적이었다. 브랜든은 "지난해는 중간 투수로 반시즌 정도 공을 던지다 한국에 와서 빠르게 선발투수로 전환해야 했다. 올해는 비시즌부터 몸을 차근차근 만들어서 선발로 뛰다 그냥 한국에 입국해서 선발로 뛰는 거라 자신감이 있다"며 올해는 이닝이터를 향한 기대감도 품게 했다. 

▲ 두산 베어스 브랜든 와델 ⓒ 두산 베어스
▲ 두산 베어스 브랜든 와델 ⓒ 두산 베어스

브랜든은 24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에 처음 선발 등판할 예정이다. 키움은 최근 5연승을 질주하며 분위기가 좋은 팀이다. 첫 등판 상대로 까다로울 수는 있으나 브랜든이 반드시 잡아줘야 하는 상대다. 브랜든이 이 경기에서 두산에 희망을 안기는 투구를 펼쳐야 시즌 내내 외국인 2선발 공백에 골머리를 앓았던 이 감독도 조금은 숨통이 트일 수 있다. 브랜든이 기대를 채워주면 두산은 라울 알칸타라-브랜든-곽빈-최원준까지는 안정적인 선발진을 꾸릴 수 있다. 

이 감독은 이날 불펜 피칭하는 브랜든 바로 뒤에 바짝 붙어 공 하나하나를 유심히 살폈다. 이 감독은 "전력으로 던지지는 않았지만, 영상으로 보던 대로 제구력이 좋은 투수 같다. 토요일(24일)에 좋은 피칭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다. 첫 경기는 늘 긴장하게 마련이다. 이기고 지는 건 2번째 문제고, 편히 자기 피칭을 하려는지 볼 것"이라고 했다. 

아슬아슬하게 5위로 버티던 두산은 최근 4연패로 시즌 성적 30승33패1무에 그쳐 6위로 내려앉았다. 최근 기세가 좋은 키움(32승35패2무)에 경기차 없이 승률에서 2리 밀려 5위를 내줬다. 두산이 5강을 사수하려면 일단 키움과 23일부터 치르는 주말 3연전에서 무조건 위닝시리즈를 챙겨야 한다. 브랜든의 호투가 절실한 상황이다. 재계약 불발의 아쉬움을 털고 돌아온 브랜든은 두산이 2선발 없이 허비한 지난 2개월을 후회할 만한 투구 내용을 보여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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