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수에게 뒤통수 맞았던 말디니 "미안해 하지 않아도 된다, 경기 중에 뭐든 일어나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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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여의도, 조용운 기자] 이탈리아 수비수 전설 파올로 말디니가 21년 전 이천수와 얽혔던 장면을 되돌아봤다.
2002 한일월드컵 16강에서 연장까지 가는 명승부를 연출했던 한국과 이탈리아의 레전드 4인이 한자리에 모였다. 내달 21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리는 레전드 올스타전에 참가하는 안정환과 최진철, 말디니와 프란체스코 토티가 다시금 대면했다.
이들은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페이몬트 앰베서더 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해 한일월드컵부터 현재까지 20여년을 관통하는 이야기를 나눴다.
말디니는 이탈리아 수비를 대표하는 전설이다. 세리에A 명문 AC밀란에서만 25년을 뛴 원클럽맨으로 리그 우승 7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 5회,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 우승 1회 등을 해냈다. 최근까지 밀란의 디렉터를 역임했다.
한국과도 깊은 인연이 있다. 한일월드컵 당시 이탈리아의 주장으로 출전해 16강에서 한국을 상대했다. 당시 이탈리아는 말디니를 중심으로 빗장수비를 자랑했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이탈리아의 우세가 점쳐졌으나, 한국은 설기현의 동점골과 연장 안정환의 골든골로 2-1로 이기는 이변을 연출했다.
그때 기억을 톡톡히 하고 있는 말디니는 "안정환의 골을 기억한다. 월드컵이었고 골든골이라 더 기억이 난다"며 "안정환이 그 골을 넣는 순간 '내 커리어는 끝났구나'라는 생각을 했다"라고 지금도 생생하게 떠올렸다.
말디니를 둘러싼 16강전의 기억은 또 있다. 후반 도중 이천수와 볼 경합을 하는 과정에서 예상 못한 수난을 당했다. 킥을 하려던 이천수에게 뒤통수를 차였다. 백전노장 말디니를 상대로 당시 통통 튀던 신예였던 이천수의 패기로 포장됐던 장면이다.
이와 관련해 이천수는 아직도 미안한 감정을 표하고 있다. 올해 초에도 TV 예능프로그램 '라디오스타'에 출연해 말디니에게 한 발차기와 관련해 "내가 도움을 줄 게 이거밖에 없겠다. 뭐 하나만 걸려라 생각했다"며 "최면이 걸린 것처럼 아무렇지 않게 말디니 뒤통수를 찼다"라고 회상했다.
이어 "지금은 비디오 판독(VAR)이 있어 반칙으로 걸리지만 그때는 그런 게 없었다. 천운이었다"면서 고개를 숙이고 미안한 감정을 표현했다.
지금도 회자되는 장면을 들은 말디니는 "기억나지 않는다"면서 "경기 중에는 여러가지 일이 생긴다"며 "이천수가 지금까지 미안해 하지 않아도 된다"라고 웃어 넘겼다.
여러 감정이 섞일 한일월드컵에 대해 이야기한 말디니는 "아픈 기억이다. 그래도 한국의 전설들과 뛸 수 있어 영광이었다. 그 기억이 있어 2006년 독일 월드컵에서 우승할 수 있었다"라고 했다.
어느덧 50대 중반이 된 말디니는 레전드 올스타전을 위해 다시 축구화 끈을 동여맸다. 축구를 하지 않은지 꽤 시간도 흘렀다. 말디니는 "무릎 부상이 있었어서 7~8년 정도 축구를 하지 않았다"면서도 "레전드 매치를 위해 많이 준비하고 있다. 한일월드컵보다 재밌는 경기를 하겠다. 한국 팬들이 경기장을 찾아주셔서 다같이 즐겼으면 한다"라고 인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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