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트랙] ‘152.2㎞-109구’ 이의리는 스스로를 증명했다… 대표팀도 증명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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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야구 대표팀은 소집 직전 큰 논란에 빠졌다. 발목 부상으로 대회 출전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됐던 이정후(키움)의 탈락은 어느 정도 결정되어 있었다. 다만 대표팀 좌완 선발진의 두 축으로 기대했던 구창모(NC)와 이의리(KIA)까지 나란히 낙마하면서 변화의 폭이 커졌다.
부상으로 오랜 기간 뛰지 못했던 구창모의 탈락은 어느 정도 공감대를 형성한 반면, 물집을 제외하면 이렇다 할 부상이 없었던 이의리의 탈락은 ‘명분이 부족하다’는 반발이 거셌다. 류중일 감독을 비롯한 대표팀 관계자들은 9월 21일 대전 한화전에 선발 등판한 이의리의 투구 내용, 그리고 자체적으로 수집한 물집 상태 등 여러 가지를 고려해 교체를 결정했다고 항변했다. 반면 KIA는 물집 상태에 문제가 없다고 난색을 드러냈다.
실제 9월 20일 구창모와 이정후의 교체 선수가 확정된 뒤, 업계에서는 “이의리도 마지막 경기 투구 내용에 따라 교체될 수 있다”는 풍문이 기정사실처럼 받아들여졌다. 류 감독의 21일 대전행도 이와 관련이 있었다. 이의리는 물집 여파로 9월 9일 LG전에서 조기 강판된 뒤 열흘의 회복 시간을 가졌다. 21일 경기에서 30~40구 정도를 투구한 뒤 나머지 투구 수는 대표팀에 가서 끌어올릴 예정이었다.
어깨나 팔꿈치에 문제가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그래서 KIA는 대표팀의 일정을 고려하면 그 정도면 충분하다는 판단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대표팀의 생각은 달랐다. 이날 경기 후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대표팀에 비상이 걸렸다”는 의견이 비등해지기 시작했고, 결국 대표팀은 그 다음 날 이의리의 교체를 결정했다. 대회 전까지 정상적인 경기력 회복이 어렵다는 사유에서였다.
이의리의 21일 경기력에는 문제가 있었을까. 21일 자체만 놓고 보면 그렇기는 했다. 어차피 건강할 때도 4사구와는 자유롭지 못한 투수다. 4사구 숫자를 제하고도 전체적인 세부 데이터가 좋지 않았다. KBO리그 9개 구단에 트래킹데이터를 제공하는 ‘트랙맨’의 집계에 따르면 이날 이의리의 포심패스트볼 최고 구속은 시속 146.5㎞, 평균은 144.3㎞였다. 9월 3일 인천 SSG전 당시 이의리의 포심 평균 구속이 146㎞, 최고 149.6㎞였던 것과 비교하면 큰 차이가 났다.
대표팀은 이런 데이터에 경기 후 물집 상태에 대해서도 확신을 가지지 못했다고 말한다. 그냥 판단한 것이 아닌, 여러 사진과 전문가들의 소견을 들었다고도 주장한다. 반대로 KIA는 “이의리의 손가락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며 난감한 기색을 드러냈다. 21일 경기력 저하는 모처럼의 실전 등판에서 오는 착시였다는 것이다. 실제 이의리는 별도의 휴식 없이 정상적으로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했다.
그렇다면 KIA와 이의리는 자신들의 명제를 증명했을까. 세부 데이터를 놓고 보면 ‘그렇다’고 말할 수 있다. 이의리는 대표팀 탈락 이후 첫 등판이었던 9월 27일 창원 NC전에서 7이닝 무실점으로 역투했다. 세부 지표도 좋았다. 이날 이의리의 포심 최고 구속은 150.3㎞, 평균은 146.4㎞로 정상 수치를 회복했다.
10월 3일 수원 kt전에서는 5⅓이닝 동안 109개의 공을 던졌다. 올해 26번의 등판에서 이의리가 100구 이상을 던진 경기는 이날을 포함해 10번. 이날은 시즌 최다 투구 수였다. 그러면서도 힘이 넘쳤다. 포심 최고 구속은 152.2㎞를 찍었고, 평균은 148.3㎞에 이르렀다. 평균은 5월 25일 대전 한화전(149.1㎞)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다. 이의리의 구속은 7~8월 들어 떨어졌다 시즌 막판 회복되는 것이 잘 드러나고 있다. 고질적으로 자신을 괴롭히는 물집을 제외하고, 어깨나 팔꿈치에 문제가 없다는 것을 증명한다.
포심 평균 분당 회전 수(RPM)가 시즌 초반보다 조금 떨어진 건 맞지만, 최고 2500회 이상이 나오는 등 경력 전반과 비교했을 때 평균치에서 유의미하게 벗어나 있는 것은 아니다. 수직 무브먼트 또한 최근 3경기 수치는 시즌 평균보다도 오히려 소폭 높은 수치였다. 제구가 불안한 건 사실이지만, 제구 불안은 이의리를 대표팀에 선발할 때도 있었던 문제였다. 어쨌든 대표팀은 선택을 했고, 이의리는 증명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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