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 키워드 키워드 기준 i금일 기준 많이 본
뉴스 기사의 키워드 수집

은퇴 앞둔 40대 선수 이적에 단장 교체까지? 어쩌다 일이 이렇게 커졌을까

작성일: 2023.11.26 09:15 윤욱재 기자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보통
  • 크게
  • 아주 크게
▲ SSG를 떠나 한화로 이적한 김강민 ⓒ곽혜미 기자
▲ SSG를 떠나 한화로 이적한 김강민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윤욱재 기자] 어쩌다 일이 이렇게까지 번진 것일까.

KBO는 지난 22일 2차 드래프트를 개최했다. KBO 리그 10개 구단이 전력보강을 위해 모이는 자리. 물론 조용히 끝날 것이라는 기대는 없었다. 이미 최주환(35), 우규민(37) 등 FA 계약까지 맺었던 베테랑 선수들이 각 소속팀의 보호선수 35인 명단에서 제외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역대급 이적'이 이뤄질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주환은 1라운드 전체 1순위로 키움에 지명됐고 우규민도 1라운드 전체 6순위로 KT 유니폼을 입었다.

그런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정말 충격적인 이적은 따로 있었다. 그것도 4라운드에 지명된 선수가 말이다.

한화는 4라운드에서 SSG 외야수 김강민을 지명했다. 김강민은 이제 현역 선수가 얼마 남지 않은 1982년생 황금세대의 일원으로 이미 40대의 나이에 접어든 선수다. 그런데 이 지명이 SSG가 단장을 교체하는 결정타가 될 줄이야.

김강민은 분명 전성기가 지난 선수다. 올해도 정규시즌에서 70경기에 나와 타율 .226(137타수 31안타) 2홈런 7타점 2도루에 그쳤다. 내년이면 그의 나이는 42세가 된다. 그럼에도 한화는 왜 김강민에게 지명권을 행사한 것일까.

은퇴를 앞둔 40대 선수의 이적. 겉보기엔 아무 일도 아닌 것 같지만 이는 엄청난 파장을 낳았다. 김강민이 일반적인 40대 선수와 달랐기 때문이다.

김강민은 2001년 SK에 입단해 올해까지 줄곧 한 팀에서만 뛴 '원클럽맨'이었다. SK 왕조의 주역 중 1명이었고 팀의 한국시리즈 5회 우승과 늘 함께했던 선수다. 게다가 지난 해에는 키움과의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9회말 끝내기 역전 3점홈런을 터뜨리며 SSG의 통합 우승에 앞장섰고 한국시리즈 MVP까지 수상했다. 팀의 상징적인 선수가, 그것도 20년 넘게 한 팀에서만 뛴 선수가 하루 아침에 유니폼을 바꿔 입게 됐으니 파장이 클 수밖에 없었다.

▲ 김강민은 2022년 한국시리즈 5차전 끝내기 홈런의 주인공이었다. ⓒ곽혜미 기자
▲ 김강민은 2022년 한국시리즈 5차전 끝내기 홈런의 주인공이었다. ⓒ곽혜미 기자
▲ 김강민은 2022년 한국시리즈 5차전 끝내기 홈런의 주인공이었다. ⓒ곽혜미 기자
▲ 김강민은 2022년 한국시리즈 5차전 끝내기 홈런의 주인공이었다. ⓒ곽혜미 기자

 

그리고 또 하나. 한화는 김강민을 전력에 보탬이 될 선수로 바라봤다는 것이다. 그저 은퇴를 앞둔 고령의 선수로 바라보지 않았다는 뜻이다. 2018년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하며 잠시 반짝했던 한화는 이후 외야진 구성에 어려움을 겪었다. 당시만 해도 양성우~이용규~제라드 호잉으로 짜여진 외야진을 보유했던 한화는 이후 경쟁력을 상실하고 오랜 시간 동안 아킬레스건으로 지적을 받아야 했다. 그동안 수많은 선수들을 테스트했지만 아직도 100% 완성됐다고 하기엔 부족함이 있다. 외야진에 깊이를 더할 수 있는 선수가 필요했다. 한화의 눈에는 당연히 김강민이라는 자원을 지나칠 수 없었던 것이다.

보통 40대의 나이에 접어든 선수는 아무리 슈퍼스타라 할지라도 효용성이 떨어지기 마련이다. 풀타임 주전으로 나서는 선수도 거의 없고 대타로 나서 설령 안타를 치고 나가더라도 순발력과 기동력이 떨어져 대주자나 대수비를 기용해야 한다. 효율적인 엔트리 운용이 어려울 수 있다. 대부분 야수들 경우에는 수비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은퇴의 길을 걷기 마련이다. 지난 해 이대호처럼 은퇴를 예고한 시즌에 전성기급 퍼포먼스를 보여주는 선수는 정말 특별한 케이스라 할 수 있다.

그러나 김강민은 여전히 수비가 가능한 선수다. '짐승'이라는 별명이 붙은 것도 어마어마한 수비력 때문이었다. 물론 그 역시 전성기는 지났고 풀타임 주전으로 뛰기는 현실적으로 어렵지만 백업 요원으로서 충분히 활용 가치가 있다. 한화도 단순히 '멘토' 역할만 기대했다면 굳이 김강민에게 지명권을 행사하지 않았을 것이다. 

한화는 김강민을 지명한 첫 번째 이유로 "김강민은 외야 뎁스 강화는 물론 대수비와 대타 자원의 기량을 가지고 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우리 팀의 어린 외야수들과 많은 공감을 나누면서 성장을 도울수 있다고 판단해 지명했다"는 것은 그 다음 이유였다.

아마 SSG는 김강민을 일반적인 40대 선수로 바라봤을지도 모른다. '설마 은퇴를 앞두고 있는 40대 선수를 지명할까?'라는 안일한 생각이 파동의 출발점이었다. SSG가 김강민의 은퇴를 계획했다면 2차 드래프트 이전에 매듭을 지었어야 했다.

결국 SSG는 이에 대한 책임을 물어 단장을 교체하기로 했다. 물론 김강민이 떠났다는 이유 하나 만으로 단장이 바뀐 것은 아니다. 하지만 결정타였던 것은 분명하다. SSG 구단은 25일 "최근 감독 및 코치 인선과 2차 드래프트 과정에서 생긴 논란에 대한 책임을 물어 김성용 단장을 R&D센터(구 육성팀) 센터장으로 보직을 변경한다"고 밝혔다. SSG는 곧 새 단장 후보군을 선정하고 선임 작업에 들어갈 계획이다.

이제 김강민은 한화 선수가 됐다. 김강민 역시 2차 드래프트의 충격을 뒤로 하고 현역 생활을 연장하기로 결심했다. 김강민은 지난 24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 위치한 한화 구단 사무실을 방문해 현역 연장 의사의 뜻을 내비쳤다. 이에 한화는 김강민을 보류선수 명단에 포함하기로 결정했다. 우여곡절 끝에 한화에 합류한 김강민이 내년에도 '40대의 파워'를 보여줄 수 있을지 궁금하다.

정들었던 SSG를 떠나게 된 김강민은 SSG 팬들에게 "사랑하는 팬 여러분. 23년 동안 원클럽맨으로 야구를 하며 많이 행복했습니다. 신세만 지고 떠나는 것 같아 죄송한 마음입니다. 보내주신 조건 없는 사랑과 소중한 추억을 잘 간직하며 새로운 팀에서 다시 힘을 내보려 합니다. 그동안 정말 감사했습니다"라는 메시지를 남기고 작별을 고했다. 지금도 SSG 팬들을 눈물 짓게 하는 메시지다.

▲ 김강민은 2001년부터 2023년까지 한 팀에서만 뛰었다. ⓒ곽혜미 기자
▲ 김강민은 2001년부터 2023년까지 한 팀에서만 뛰었다. ⓒ곽혜미 기자
▲ SSG가 김성용 단장을 교체한다. ⓒ곽혜미 기자
▲ SSG가 김성용 단장을 교체한다. ⓒ곽혜미 기자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