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50억' 임찬규 FA 계약 사실 앞자리 달랐다…보장액 줄이고 총액 늘렸더니, 구단-선수 윈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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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임찬규의 역제안이 구단과 선수의 윈윈 계약으로 이어졌다. 스스로 보장액을 포기하고 인센티브를 늘리는 방법으로 총액을 늘렸다. 구단은 실익을 챙기고 선수는 명분을 갖게 됐다. 29년 만의 우승 뒤에 샐러리캡 상한선에 임박한 연봉 총액이 FA나 연봉 협상에 걸림돌이 될 듯 했지만 임찬규의 묘안으로 해를 넘기기 전 결론에 도달할 수 있었다.
LG 트윈스는 21일 오전 "20일 FA 투수 임찬규와 4년 최대 총액 50억 원에 계약했다"고 발표했다. 그런데 계약 내용이 눈에 띈다. 계약금 6억 원에 연봉 20억 원으로 임찬규가 확실히 가져갈 수 있는 금액은 26억 원이다. 48%로 절반에 가까운 24억 원이 인센티브에 해당한다. 성적이 나지 않으면, 혹은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하면 상당 부분을 받을 수 없는 구조다.
불확실한 미래보다 확실한 현재가 낫다. 그래서 보통의 경우 선수들은 보장액을 높이기를 원한다. 그런데 임찬규는 달랐다. 인센티브가 절반인 계약은 결코 흔치 않다.
21일 계약을 마친 뒤 인센티브 비중이 높게 책정된 이유를 묻는 질문에 "구단에서 보장금액을 더 올려준다고 했었다. 하지만 보장금액을 낮추더라도 내가 열심히 하고, 올해처럼 잘해서 (인센티브를)받아갈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달라고 부탁드렸다. 팬들에게도 구단에도 나에게도 당당한 계약이었으면 했다. 당당히 받아가겠다"고 설명했다.
구단 쪽에서는 최종 확정된 4년 50억 원보다 적은 금액을 제안한 것으로 보인다. 차명석 단장은 21일 "임찬규 측에서 보장액을 줄이더라도 총액을 높이는 계약으로 제안을 했다"고 설명했다. 적어도 앞자리가 5는 아니었다는 얘기다. LG가 임찬규 측의 제안을 받아들이면서 4년 50억 원이라는 최종안이 확정됐다.
임찬규는 올해 30경기에서 14승 3패 1홀드 평균자책점 3.42를 기록했다. 다승과 평균자책점 양쪽에서 커리어 하이 기록이다. 14승은 전체 3위이자 한국인 투수 1위 기록. 평균자책점은 규정이닝 투수 17명 가운데 9위다. 규정이닝을 채웠다는 것부터 팀에 큰 힘이 됐다는 의미인데, 그 안에서도 경쟁력 있는 기록을 만들었다.
인센티브 비중을 늘렸다는 것은 곧 임찬규 자신에 대한 도전이기도 하다. 임찬규는 올해 데뷔 후 세 번째로 규정이닝을 달성했다. 인센티브 조건은 구체적으로 공개되지 않았으나 통상 출전 경기 수와 이닝 등의 실적을 기반으로 삼는다. 올해처럼 꾸준하게 로테이션을 지킨다면 늘 선발진이 고민이자 약점이었던 LG에도 큰 힘이 될 수 있다. 그래서 '윈윈 계약'이다.
임찬규는 계약 후 구단을 통해 "엘린이 출신으로서 자랑스러운 스트라이프 유니폼을 계속 입을 수 있어서 기쁘다. 다른 구단은 생각하지 않았다. 계속해서 LG트윈스 선수로 남고 싶었는데 좋은 계약해주신 구단에 감사드린다. 항상 열정적으로 응원해주시는 팬들 덕분에 이번 시즌 최고의 결과를 낼 수 있었던 것 같다. 우리 팬들의 힘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고, 팬들이 항상 웃을 수 있도록 내년, 내후년에도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이어진 '스케치북 인터뷰'에서는 LG 외의 구단과는 협상도 하지 않았다는 뒷얘기를 소개했다. 절반에 가까운 인센티브 비중 역시 임찬규가 그만큼 LG에 대한 애정이 깊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한편 LG는 이날 '명목상 FA' 오지환과도 공식적으로 계약을 체결했다. 올해 1월 합의했던 6년 124억 원, 보장액 100억 원 계약이 확정됐다. LG는 2차 드래프트 부활과 샐러리캡 시행에 대비해 2024년부터 실행되는 오지환과 다년계약을 미리 발표했다. 오지환은 2023년 시즌이 끝난 뒤 FA를 신청해 2차 드래프트 자동보호선수가 됐다.
남은 문제는 계약금과 연봉의 비중이었다. 결국 계약금 50억 원에 연봉 50억 원으로 정리가 됐다. 오지환 측 에이전시는 연봉의 세부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으나 6년간 같은 금액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시즌별 연봉 내역은 지금은 비공개지만 해마다 해당 시즌 개막 전 KBO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된다.
LG는 샐러리캡 기준 초과를 감수하고 있다. 12월 중순까지 각종 시상식 등 계속된 우승의 여운으로 인해 협상이 지지부진했던 것이 사실이다. 차명석 단장은 앞으로 남은 FA 2명과도 협상에 가속을 붙일 계획이다. 부상에서 벗어나 고우석의 대체 마무리로도 성공적인 시즌을 보냈던 함덕주, 내야 4개 포지션에서 모두 100이닝 이상 출전하는 기염을 토한 김민성의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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