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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피드업 스트라이크가 가져올 '역사 왜곡'

작성일: 2015.03.10 05:20 신원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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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OTV NEWS=신원철 기자] 스피드업 규정에 대한 이의가 빗발치는 가운데 잊지 말아야 할 부분이 있다. '투구 없는 삼진'은 야구 기록을 왜곡할 수 있다는 점이다.

KBO리그는 올 시즌부터 경기 시간을 줄이기 위해 '스피드업' 규정을 강화했다. 타자들은 몇 가지 예외 상황을 제외하고는 타석이 끝날 때까지 적어도 한 발을 배터박스 안에 둬야 한다. 이 규정을 위반하면 스트라이크가 추가된다. 심판들은 타자의 위치도 주시해야 한다. 연습경기를 통해 적응기를 거친 뒤 시범경기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됐는데 반발의 목소리가 커졌다. 경기 흐름을 끊어버릴 수 있다는 우려다.

더불어 '타석 이탈 = 스트라이크' 규정은 야구 기록도 왜곡하게 된다. 문자중계와 기록에는 '스피드업 스트라이크'(기록지에는 ⓧ)로 별도 표기되고 투구수에 들어가지 않는다. 투구수에 들어가지 않는 스트라이크. 문제는 여기서 시작이다.

7일 대전 경기에서는 두 차례 이 '스피드업 스트라이크'에 의한 삼진이 나왔다. 세 번째 스트라이크가 타석을 벗어났다는 이유에서 주어졌다. 8일 경기에서는 한화 오윤이 두 번째 스트라이크를 같은 이유로 받아 공 2개만 보고 삼진을 당했다. 이 제도가 정규시즌까지 시행된다면 투수들의 삼진은 늘어날 수밖에 없다. 과연 바람직할까. 이 기록은 지금까지 야구사(史)와 괴리를 피할 수 없다. '투구 없는 삼진'은 투수들의 능력을 제대로 평가할 수 없게 만든다.

예를 들어 7일 한화 선발이었던 미치 탈보트는 4⅔이닝 동안 탈삼진 3개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는데 이 가운데 하나는 4회 이진영을 상대로 잡은 '스피드업 삼진'이었다. 앞으로 규정이 바뀌지 않는다면 투수들은 자신의 의도와 노력 없이도 삼진을 늘릴 수 있다. 탈삼진왕 순위를 산정하는 데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KBO 김제원 기록위원장은 비현실적인 형태의 기록이지만 비슷한 사례가 없는 것은 아니라고 했다. 그는 "기록 규칙에 의하면 한 타석에서 타자와 두 명의 대타가 각각 1개씩 스트라이크를 받으면 두 번째 스트라이크를 받은 선수가 삼진 처리를 당하게 된다. 이렇게 실제로는 세 번째 타자가 헛스윙했어도 앞서 나온 선수가 삼진을 당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는데 스피드업 스트라이크에 의한 삼진 아웃도 이 규정의 논리를 적용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록규칙 10.17(스트라이크 아웃)'에는 "타자가 2스트라이크 이후 물러나고 대타가 삼진으로 타격을 마쳤을 때 첫 번째 타자에게 삼진과 타수를 기록한다. 한 타석에 3명의 타자가 교체하여 세 번째 타자가 삼진으로 끝났을 때는 두 번째 스트라이크가 선고된 타자에게 삼진과 타수가 기록된다"는 내용이 있다. '억울한 삼진'은 기존 규정에서도 있을 수 있다는 말. 그러나 여기까지는 모두 타자 입장에서 바라본 삼진이다. 김 위원장도 '스피드업 스트라이크'에 의해 탈삼진 숫자가 왜곡되는 현상에 대해서는 "KBO 역시 개선을 위해 의견을 수렴하는 중"이라고 이야기했다.

삼진은 아웃카운트를 올리는 가장 완벽에 가까운 방법이다. 맞혀 잡는 투구는 주자의 추가 진루와 야수들의 실책 가능성을 열어둔다. 특히 위기 상황을 자주 겪는 셋업맨과 마무리투수들이 탈삼진 능력을 반드시 갖춰야 하는 이유다. '스피드업 스트라이크' 규정이 손질되지 않는다면 누적 탈삼진은 물론이고 9이닝당 탈삼진, 삼진/볼넷 비율 등의 통계는 앞으로 쓸모없어지게 될지도 모른다.

KBO가 의도하는 '스피드업'은 반드시 필요한 내용이다. 미국도 일본도 공통적으로 야구 경기 시간이 지나치게 길어지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일부 야구 팬들은 '시간과 재미는 관련이 없다'고 주장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통계는 야구의 지루함이 관중의 흥미를 떨어트린다고 말한다. 그러나 스피드업이라는 과제 앞에 잊지 말아야 할 점이 있다. 야구는 야구다워야 한다.

[사진] 한화 오윤, 8일 경기에서 스피드업 스트라이크 1개를 받았다. ⓒ 한희재 기자 

[동영상] 이진영-김경언, 7일 경기에서 나란히 '투구 없는 삼진' ⓒ SPOTV 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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