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후 이거 실화? 데뷔도 안 했는데 중견수 6위… 전문가 만장일치 'TOP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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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이정후(26‧샌프란시스코)는 KBO리그 최고의 타자이자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과 같은 수준 높은 국제 무대에서 자신의 능력을 검증받은 선수다. 샌프란시스코와 6년 총액 1억1300만 달러라는 대박 계약을 한 게 이를 증명한다.
샌프란시스코 외에도 샌디에이고, 뉴욕 양키스와 같은 팀들도 이정후에 큰 관심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빅마켓 클럽들의 참전이 확실시되자 샌프란시스코는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더 높은 금액을 불러 이정후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지난해 팀 타선이 리그 최하위권 수준을 면치 못했던 팀이자, 좌타자와 중견수 쪽에 약점이 있었던 샌프란시스코는 다른 팀보다 더 절박하게 이정후에 매달렸다.
단순히 돈만 신경 쓴 게 아니었다. 이정후가 샌프란시스코에서 잘 지낼 수 있도록 주거와 통역 등에서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또한 1년에 퍼스트 클래스 항공권 2장과 비즈니스 클래스 6장 등 총 8장의 왕복 항공권까지 통 크게 쏜 것으로 알려졌다. KBO리그에서 미국으로 간 선수 중 전례를 찾아볼 수 없는 화끈한 지원이다. 이정후는 단순한 계약 규모 외에도 이런 세심한 지원까지 고려해 샌프란시스코의 손을 들어줬다.
메이저리그가 봤을 때 이정후는 미지의 선수다. 국제무대에서 잘 알려진 선수이기는 하지만 메이저리는커녕 마이너리그에서도 뛴 적이 없다. 뛰어난 기량을 인정하면서도 계산은 잘 서지 않는 유형인 셈이다. 그러나 이미 많은 전문가들이 이정후가 메이저리그 최고 중견수 열 손가락 안에 들어가는 선수라고 보고 있다. 최근 발표에서 이를 실감할 수 있다.
메이저리그 네트워크는 매년 1월 ‘현시점 최고 선수 TOP 100’ 랭킹을 발표하고 있다. 포지션별로 10명의 선수를 선정하고, 마지막에는 모든 포지션을 아우르는 랭킹을 공개한다. 26일(한국시간)에는 중견수 랭킹을 발표했다. 메이저리그 네트워크 자체 프로젝션인 ‘슈레더’ 시스템으로 냉정하고 객관적인 평가를 거친 결과다.
10년 동안 중견수 랭킹 1위를 놓지 않았던 마이크 트라웃(LA 에인절스)이 4위로 떨어지며 최근 하락세를 실감한 가운데 올해 중견수로 출전 비중을 늘릴 예정인 애런 저지(뉴욕 양키스)가 1위에 등극했다. 훌리오 로드리게스(시애틀), 루이스 로버트 주니어(시카고 화이트삭스), 트라웃, 마이클 해리스 2세(애틀랜타), 제임스 아웃맨(LA 다저스), 바이런 벅스턴(미네소타), 세드릭 멀린스(볼티모어), TJ 프리들(신시내티), 브랜든 마시(필라델피아)가 차례로 저지의 뒤를 이었다.
슈레더 시스템이 선정한 ‘TOP 10’에 이정후의 이름은 없었다. 당연한 일이다. 메이저리그 데이터가 하나도 없기 때문이다. 컴퓨터는 이정후를 모를 수밖에 없다. 그러나 메이저리그 네트워크 패널들, 즉 사람들의 평가는 달랐다. 이번 프로그램에 관여한 세 패널 모두 이정후를 당당히 ‘TOP 10’에 포함하며 기대감을 한껏 드러냈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MLB.com)에서 통계 관련 칼럼니스트로 이름을 날리고 있는 사라 랭스는 이정후를 6위까지 끌어올려 큰 관심을 모았다. 랭스의 랭킹에서 이정후보다 더 좋은 평가를 받은 선수는 저지, 트라웃, 코디 벨린저, 로드리게스, 로버트 주니어밖에 없었다. 이정후 아래 위치한 선수가 마시, 아웃맨, 해리스 2세였다. 이 선수들은 이미 지난해 혹은 몇 년간 리그에서 검증이 된 선수들이다.
역시 MLB.com의 칼럼니스트로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마이크 페트리엘로 또한 이정후를 10위에 선정했다. 페트리엘로의 순위는 로드리게스, 저지, 로버트 주니어, 트라웃, 해리스 2세, 벨린저, 아웃맨, 재즈 치즘 주니어(마이애미), 마시, 그리고 이정후로 이어졌다.
빈스 젠나로의 랭킹에서도 이정후는 중견수 10위였다. 젠나로는 저지, 로드리게스, 트라웃, 로버트 주니어, 해리스 2세, 벨린저, 마시, 재런 듀런(보스턴), 잭 스윈스키(피츠버그)에 이어 TOP 10 마지막에 이정후의 이름을 적어냈다. 이번 프로그램에 참가한 세 패널은 모두 이정후를 TOP 10에 넣은 셈이다.
메이저리그에서 단 한 경기도 뛰지 않은 선수를 감히 ‘TOP 10’에 넣은 건 이정후에 대한 기대가 그만큼 크다는 것이다. 호의적인 통계 프로젝션들도 이 판단을 도왔을 가능성이 있다. 각종 통계 프로젝션들은 이정후가 리그에서 손에 꼽힐 정도로 낮은 삼진율을 기록할 것이며, 이를 바탕으로 높은 타율을 올릴 것이라 전망했다. 출루율은 다소 낮게 잡았지만, 적어도 콘택트에 있어서는 리그 정상급 성적을 거둘 것이라 본 것이다. 앞서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동양인 외야수인 스즈키 세이야(시카고 컵스)나 요시다 마사타카(보스턴)도 이렇게 후한 대접을 받지는 못했다. 이정후를 보는 현지의 시각이 굉장히 따뜻하다는 것을 상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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