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살 투수 전향→ERA 1.96→연봉 1.1억 성공 신화…"후배들아 포기하지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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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지금 우리 팀에 어린 선수들은 앞으로 야구 할 날이 나보다 훨씬 더 많다. 기량도 나보다 떨어진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어린 선수들이 지금 퓨처스나 육성군에 있다고 해도 포기하지 않으면 좋겠다."
한화 이글스 우완 투수 주현상(32)이 후배들에게 어떤 경우에도 절대 포기는 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남겼다. 주현상은 지난 시즌 마치고 따뜻한 겨울을 보냈다. 지난해 연봉 5800만원에서 5200만원이 오른 1억1000만원에 도장을 찍었다. 프로야구 선수에게 억대 연봉은 곧 성공을 의미한다. 연봉 1억원은 주축 선수로 인정받는 기준점이다. 주현상은 지난해 필승조로 맹활약했으니 당연한 대우였다.
투수와 억대 연봉은 주현상이 야구선수로 성공하기 위해 얼마나 피나는 노력을 했는지 설명하는 핵심 단어다. 주현상은 청주고-동아대를 졸업하고 2015년 2차 7라운드 전체 64순위로 한화에 입단할 때는 내야수였다. 그런데 야수로는 좀처럼 프로에서 생존할 수 있는 길이 보이지 않았다. 타자로는 1군 통산 120경기에 나서 타율 0.212(222타수 47안타) 12타점, 18득점에 그쳤다. 2015년 데뷔 시즌에는 103경기에 출전하면서 가능성을 보여주나 싶었는데, 2016년 15경기로 급격히 기회가 줄었고 이후로 내야수로는 1군에서 빛을 볼 일이 없었다.
주현상은 생존을 위해서 투수 전향을 할 수밖에 없었다. 사회복무요원으로 병역 문제를 해결한 뒤 한화로 돌아와 투수로 새로운 삶을 준비했다. 투수를 전향하겠다고 결심한 나이가 29살이었다. 어찌 보면 무모하고도 과감한 선택이었는데, 이 결정이 야구선수 주현상의 삶을 180도 바꿔놨다.
주현상은 2021년 투수로 다시 데뷔 시즌을 보내면서 43경기, 2승2패, 4홀드, 50⅓이닝, 평균자책점 3.58을 기록하면서 가능성을 증명했다. 2022년은 49경기, 1패, 1세이브, 3홀드, 55⅓이닝, 평균자책점 6.83에 그치면서 다시 좌절하나 싶었는데, 지난해 필승조로 완벽한 부활을 알렸다. 55경기, 2승2패, 12홀드, 59⅔이닝, 평균자책점 1.96을 기록하면서 투수 도전 3년 만에 성공의 척도인 연봉 1억원 고지를 밟았다.
현재 호주 멜버른 스프링캠프에서 시즌을 준비하는 주현상은 "이번 캠프에 선발대로 오게 돼 출국 며칠 전에 계약을 했는데, 뭔가 가장으로서 뿌듯했다. 아내도 만족해하고, 아이에게도 뭔가 아빠가 아빠의 분야에서 열심히 해왔다는 근거가 될 수 있을 것 같아 자랑스럽다. 기분이 정말 좋았고, 그만큼 앞으로 팀에 도움이 돼야 한다는 생각도 많이 하게 됐다"고 이야기했다.
투수로 방향을 바꾼 건 주현상의 야구 인생에서 최고의 선택이었다. 주현상은 "솔직히 신인 때 기회를 많이 받았는데, 두 번째 해부터 1군 출전이 크게 줄어들면서 연봉 생각보다는 야구를 더 할 수 있을까 하는 불안감이 컸다. 공익근무를 하며 팀이 가을야구를 하는 것을 지켜보면서 야구가 너무 하고 싶었다. 정말 야구를 더 하고 싶어서 최저연봉을 받으며 투수로 전향했는데, 1군 데뷔 3년 만에 연봉 1억원, 평균자책점 1점대라는 좋은 결과를 내서 뿌듯하다. 예전에는 야구를 어떻게 하면 더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으로 훈련했다면, 이제는 앞만 보고 야구를 할 수 있게 됐다는 점이 가장 큰 차이점이고 좋은 점"이라고 설명했다.
물론 늦은 나이에 새로운 도전을 하는 게 쉽진 않았다. 주현상은 "공익근무를 마치고 투수로 전향한 뒤 서산에서 제대 선수 신분으로 신인들과 함께 훈련을 한 적이 있다. 그때 내 나이가 29살이었다. 19살 후배들과 훈련을 하다 보니까 오기가 생기더라. 나이 차는 많이 나지만 후배들에게 지지 않겠다는 생각으로 러닝을 하든 훈련을 하든 상위권을 놓치지 않겠다는 생각으로 훈련했다. 실제로 그 후배들에게 뒤처지지 않았다. 야구를 하고 싶다는 절실한 마음으로 그때 한눈팔지 않고 열심히 한 게 지금 도움이 되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이어 "나는 정말 늦은 나이에 투수를 시작했다. 31살에 투수를 시작한 것이니 정말 많이 늦었다. 지금 우리 팀 어린 선수들은 앞으로 야구할 날이 나보다 훨씬 더 많다. 기량도 나보다 떨어진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나도 육성군, 퓨처스팀을 모두 겪어봤는데 어린 선수들이 지금 퓨처스나 육성군에 있다고 해도 포기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지금을 포기하지 않는다면 분명히 1군에 오를 수 있을 것이고 패전조, 추격조를 거치면서 기회를 얻을 수 있게 된다. 나도 패전조와 추격조를 모두 거치면서 이기는 경기에 나갈 수 있게 됐는데, 이 자리를 놓치지 않기 위해 계속 경쟁해 나갈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주현상은 엄청난 활약을 펼친 지난 시즌이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1점대 평균자책점은 해 볼 수 있을 것이란 생각도 전혀 못 해봤다. 심지어 작년 초반에는 7점대, 8점대 평균자책점을 찍기도 했고, 2군으로 내려가기도 했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훈련해서 다시 1군에 복귀할 수 있었고, 끝나고 나니 좋은 성적을 기록해 냈더라. 그런 의미에서 나에게 작년 시즌은 하나의 '이정표' 같은 시즌이 될 것 같다. 작년 시즌을 능가하는 시즌을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고, 올 시즌뿐 아니라 내년, 내후년에 더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물론 쉽지 않은 것이라는 건 알고 있다. 그래도 더 좋을 것이다, 더 좋아질 것이라는 긍정적인 생각만 하려고 한다"고 다짐했다.
올해는 서산에 내려가는 일 없이 1군에서 온전히 한 시즌을 버티는 게 목표다. 주현상은 "투수로 전향한 후 매년 중간중간 성적이 좋지 않아 서산을 한두 차례 꼭 내려갔다 올라왔다. 올해는 처음부터 잘해야 한다. 매년 등판 경기수와 이닝수가 늘고 있어서 더 늘리고 싶다. 경기수와 이닝수를 늘리려면 서산에 내려가는 일 없이 1군에 풀타임으로 머물러야 하고, 1군 풀타임을 뛰려면 부상도 없어야 하고, 성적도 꾸준해야 한다. 지금 캠프에서 준비 잘해야 아프지 않고 나 스스로 생각한 목표를 넘어설 수 있다. 올해는 신뢰감을 얻어 더 많은 경기와 이닝을 뛰고 싶고, 특히 팀이 더 많이 이기고, 그 이기는 경기에 나가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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