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조용히 있고 싶지" LG 잔소리꾼 김현수의 진심…"왜 졌는지 그냥 넘어가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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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LG 트윈스가 훈련하는 날에는 야구장 구석구석까지 꽂히는 카랑카랑한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 '발신자'는 주로 김현수. 목소리 톤을 한껏 높여 그라운드에서 존재감을 드러낸다.
또 한편으로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쓴소리를 아끼지 않는 베테랑이기도 하다. 적당히 좋은 말만 해주고 넘어갈 수도 있지만 그냥 지나치지 않는다. 악역을 자처한 김현수 덕분에 LG 팀 분위기가 달라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정작 김현수는 자신도 조용히 있고 싶을 때가 많다면서, 그래도 팀을 위해 누군가는 (악역으로)나서야 했다고 얘기했다.
김현수는 지난 2018년 시즌을 앞두고 KBO리그로 복귀하면서 친정 팀 두산 베어스가 아닌 '더그아웃 라이벌' LG로 이적했다. 입단 기자회견에서는 두산에 대한 질문에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그러나 지금은 LG의 문화를 바꿔놓은 선수로 인정받는, LG에 없어서는 안 될 선수가 됐다.
LG 트윈스 유튜브 채널에 올라온 영상을 보면서 김현수는 '군기반장을 담당하고 있는데 힘들지 않나'라는 질문을 받고 "안 좋은 말 하는 게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그는 "나도 조용히 좋은 사람이고 싶을 때가 많다"며 "(오)지환이랑 얘기하고, 나이 차이 많이 안 나는 후배들과 얘기할 때 '그냥 넘어가지 말자. 왜 졌고, 뭐가 잘못됐는지 그냥 넘어가지 말자'고 했다"고 말했다. 자기 혼자 한 것이 아니라는 얘기였다.
또 '김현수가 오고 팀 분위기가 바뀌었다는 얘기가 많다'는 말에는 "그건 아니고, 서서히 바뀌고 있었던 게 급속도로 분위기를 탔을 수도 있다"며 다시 한 번 자신의 힘만으로 이뤄진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김현수는 "애들이 내가 쓴소리해도 받아들여서 '이렇게 해야 하는구나' 생각할 수있는 거"라면서 "안 받아들여지만 나 혼자 할 수도, 할 원동력도 없다. 하나가 되다 보니까 우리가 강팀이 되고, 팀이 모이는 계기가 된다"고 밝혔다.
그런데 김현수 같은 사례가 LG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미국 스포츠기자 조앤 라이언이 쓴 '팀 케미스트리'에는 팀을 뭉치게 만드는 7가지 유형의 선수가 나온다. 여기 등장하는 '7가지 원형'을 빗대어 보면 김현수는 '행동대장'에 속한다. 라이언은 행동대장을 "팀이 세운 기준을 관리한다. 동료가 연습에 태만하거나 정신차리지 않거나 사인을 놓칠 때 야단치는 사람이다"라고 정의했다.
김현수의 예로 알 수 있듯 구성원을 향한 쓴소리가 반드시 팀에, 케미스트리에 해가 되는 것만은 아니다. 라이언은 "행동대장은 쓸데없이 오지랖이 넓다거나 '자기가 그렇게 잘났어?'라는 소리를 듣게 될 것을 감수한다. 이런 원형은 유명세보다 이기는 경기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동료애는 이기는 경기를 하는 데 있어 과유불급이라는 점을 본능적으로 잘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현수의 말은 또다른 대목에도 적용된다. 김현수는 후배들이 자신의 잔소리에 귀기울여주는 분위기가 있다고 했다. 라이언은 행동대장의 쓴소리가 팀 내에서 긍정적인 영향력을 발휘하려면 '그가 진심으로 팀을 위한다는 점을 동료들이 믿어야 한다'고 썼다. 김현수가 2021년 시즌을 마친 뒤 후배 선수들이 '김현수 재계약'을 외친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누구보다 목소리 큰 잔소리꾼 김현수는, LG 후배들이 각별하게 믿고 따르는 선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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