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강화위원회 "클린스만 경질" 결정, 이제 공은 정몽규 회장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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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맹봉주 기자] 전력강화위원회 결론은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의 경질이었다.
대한축구협회는 15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제1차 전력강화위원회 회의를 열었다. 마이클 뮐러 위원장을 중심으로 정재권(한양대 감독), 곽효범(인하대 교수), 김현태(대전하나 전력강화실장), 김영근(경남FC 스카우트), 송주희 위원(경주 한국수력원자력 감독)이 대면 참석했다. 박태하(포항 스틸러스 감독), 조성환(인천 유나이티드 감독), 최윤겸 충북청주FC 감독) 위원은 팀 일정으로 인해 화상 참석했다.
네 시간 넘게 벌어진 위원회 회의가 이어졌다. 오후 4시가 지나서야 대표팀 정책을 총관장하는 황보관 기술본부장은 언론 브리핑을 통해 "위원들과 질의 응답, 대표팀 운영과 감독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라고 발표했다.
위원장 주재 토론에서 "대표팀 감독 역할 논의를 했다. 북중미 월드컵 예선에 대해 중점적으로 논의 했다. 요르단은 전술적 논의가 부족했다. 감독이 다양한 선수 발굴 의지가 없었다는 의견이 나왔다. 선수단 관리도 내부 갈등이나 분위기를 파악 못했고 팀의 규율 등 제시 미흡했다는 지적이 있었다"라고 밝혔다.
근무 태도에 대해서도 "국민을 무시하고 신뢰 잃었다. 회복 불가라는 평가도 있었다. 국민적인 관심에서도 내용과 결과가 이유가 됐다. 근무 태도 이슈가 더는 안된다는 지적도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거취 문제도 나왔다. 황보 위원장은 "클린스만 감독이 리더십을 발휘하기 힘들다고 판단했다. 교체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전반적으로 모아졌다. 결론은 협회에 보고 드리겠다"리고 말했다.
대한축구협회 보고에 대해서는 정몽규 회장을 뜻한다고 덧붙였다. 클린스만 감독이 손흥민, 이강인의 문제로 실패했다는 것에 대해서는 "선수단 내 불화가 있었고 경기력에 영향이 있었다"라고 주장했다고 한다. 대한축구협회의 공식 입장에 대해서는 "많은 이가 있는 곳에서 일이 발생했다. 협회는 빨리 대응해야 하는 상황이다"라고 진단했다. 또, "팩트는 확인했다"라고 덧붙였다. 팩트에 대해서는 "더 알아봐야 한다"라고 답했다.
관리 감독에 대해서도 "무한 책임이 있는 것이 맞다"라고 강조했다. 선수들의 징계 여부에 대해서는 "여기서 말을 할 사안이 아니다"라며 "지금은 사태 파악 중이다. 오늘 파악 되면 다시 말을 할 기회가 있을 것이다"라고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향후 계획에 대해서는 "(3월 북중미 예선 전까지) 될 수 있으면 빠르게 정리해 보고 하겠다"라며 역시 말을 아꼈다.
이날 논의 대상인 클린스만 감독은 화상으로 회의에 등장했다. 환한 미소에 축구협회 엠블럼이 박힌 연습복 상의를 입고 있었다. 반면, 이정효 광주FC 감독, 이창환 위원은 불참했다. 이 감독의 경우 전지훈련 중 시간을 낼 수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전력강화위가 열린 배경은 2023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요르단과 4강을 0-2로 패하며 결승 진출 실패, 1960년 이후 64년 만의 우승을 원했던 대표팀의 목표가 수포로 돌아간 것을 진단하는 것이 과제였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클린스만 감독의 팀 지휘 능력 부재, 그에 따른 국민적 분노와 사임 압박에 대한 것이다. 클린스만 감독은 지난 8일 귀국한 뒤 "4강까지 진출한 성과를 냈지만, 우승하지 못해 아쉽다"라며 내용 없는 경기보다는 결과 그 자체만 생각했다. 이후 경기 보고서도 내지 않고 10일 미국으로 출국해 분노 지수를 더 높였다. 공감 능력이 없는 것을 두고 이미 지난 13일 임원 회의 자유 토론에서 클린스만과 결별해야 하는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
다만 절차적 정당성 확보 차원에서 감독 문제를 직접적으로 다루는 전력강화위를 거치는 것이 맞다는 대한축구협회 판단이다. 물론 구속력이 없는 결정이고 전력강화위 자체가 자문, 조언 역할로 한정되어 있어 효과가 없을 것이라는 지적도 이어졌다.
이런 상황에서 요르단전 전날 주장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을 두고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이 지시를 이행하지 않는 과정에서 몸싸움이 있었다는 소식이 흘러나왔고 실제로 있었던 것으로 확인, 클린스만의 지도력에 대한 불신은 더 깊어졌다.
영국 매체 '더 선'을 통해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기간 동안 대표팀 내 선수단 불화가 알려졌다. '더 선'은 "요르단과 준결승전을 하루 앞둔 저녁 식사 자리에서 손흥민이 동료들과 몸싸움을 벌이다 손가락이 탈구됐다"고 밝혔다. 실제로 손흥민은 요르단전부터 오른손 중지와 검지에 흰색 테이핑을 하고 뛰고 있다. 토트넘으로 복귀해 치른 브라이튼 앤 호브 알비온과의 2023-24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24라운드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이 매체에 따르면 대표팀은 식사를 마치고 어린 선수들이 탁구를 치려고 삼삼오오 자리를 떴다. 손흥민은 식사 자리를 팀 단합의 시간으로 여겨 어린 선수들에게 쓴소리를 했다. 그러자 탁구를 하려던 어린 선수들이 반발하면서 나이별로 그룹이 나뉜 채 몸싸움 단계까지 이어졌다. 손흥민은 엉겨붙은 선수들을 말리는 과정에서 손가락을 심하게 다쳤다.
대한축구협회도 신속하게 '더 선'의 보도를 인정했다. 관계자는 "대회 기간에 선수들이 다툼을 벌였다는 보고를 받았다. 손흥민과 일부 선수 간의 마찰이 있었고 그때 손가락을 다쳤다"며 "그렇다고 물리적인 수준의 충돌까지는 아니었다. 뿌리치는 과정에서 손가락 부상을 당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손흥민과 대립한 어린 선수들 가운데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의 이름이 거론되면서 선수단 불화로 번졌다. 결국 아시안컵을 준비하며 한 달 넘게 합숙을 하는 동안 심상치 않은 팀 분위기가 감지됐던 부분이 사실로 확인됐다. 이번에 알려진 손흥민과 이강인의 충돌 외에도 대표팀은 대회 기간 선참급과 중간급, 막내들로 파벌이 갈려 여러 마찰 사례가 들려왔다. 탁구 사태 이후에는 고참급 선수들이 클린스만 감독을 찾아가 요르단과 준결승전에 이강인을 제외해 달라는 요청으로도 이어졌다.
하극상을 벌인 이강인은 논란이 커지자 개인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언제나 대표팀을 응원해주시는 축구팬들께 큰 실망을 드렸다. 정말 죄송하다. 앞장서서 형들의 말을 잘 따라야했는데 축구 팬들에게 좋지 못한 모습을 보여드리게 됐다. 저에게 실망하셨을 많은 분들께 사과드린다. 저에게 보내주시는 관심과 기대를 잘 알고 있다. 앞으로는 더 좋은 선수, 보다 더 좋은 사람이 되도록 노력하겠다"라고 인정했다.
대표팀을 둘러싼 전대미문의 추문이라 부정확한 소식도 날개 돋힌 듯 퍼져나간다. 무엇보다 축구협회가 대표팀 내분을 즉각 인정하고, 고위층의 이름으로 새로운 사실을 알리면서 단시간에 무수한 소문을 발생시키는 발단이 됐다. 커뮤니티 상에는 대표팀에서 다툼을 했다는 구체적인 이름이 돌더니 한술 더떠 특정된 선수들의 확인되지 않은 대화 내용이 사실처럼 알려지기까지 했다.
자존심이 강한 선수들이 모였으니 이번 대표팀만이 아니더라도 과거부터 크고 작은 파벌은 언제나 있어왔다. 이를 잘 봉합하는 게 대표팀을 지휘하는 코칭스태프의 몫이다. 더구나 클린스만 감독은 취임 당시부터 전술적인 면보다 관리에 능한 매니저형에 높은 점수를 받아왔다. 대표팀 감독에 적합한지 의문투성이었지만 각각의 개성을 이해하고, 일련의 요소들을 모아 조화를 잘 이루게 만들 풍부한 경험이 있다는 걸 앞세워 지휘봉을 잡았다.
그런데 가장 중요한 대회 기간 선수들이 축구 외적인 대목에서 충돌하는 사건이 벌어진 만큼 선수단 관리에 있어서도 의무를 다했다고 볼 수 없다. 아시안컵을 통해 전략 부재가 만연하게 드러났고, 준비 과정에 있어서도 해외 체류 및 A매치 보고서 작성 부재 등으로 불성실한 태도도 확인했다. 유일한 장점이라던 관리 책임도 미비했음이 만천하에 드러난 만큼 사령탑을 지속할 명분을 찾기 어려워졌다.
클린스만 감독과 대한축구협회에 대한 비난 여론은 극에 달했다. 특히 선수 관리와 보호를 일차적으로 생각해야 하는 것이 대한축구협회의 자세인데 이번 파벌 문제로 소임을 다하지 못했다. 선수단 내부의 문제가 오히려 축구협회 관련자들의 입에서 퍼져나갔기에 체계의 부재를 보여줬다.
이례적인 논란에 정면으로 대응해야 할 정몽규 협회장은 두문불출한다. 늘 부정적인 이슈를 만드는 장본인이면서도 중요할 때 뒤로 숨는 방식을 이번에도 반복하고 있다. 그외 고위층도 '한국인 감독과 전력강화위원장으로 바꿔야 한다'는 이해 못할 접근법을 공공연하게 입에 올려 축구협회 내부가 이번 아시안컵 실패를 가볍게 대하는 분위기를 잘 보여준다.
불과 한 달 뒤면 대표팀은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을 치러야 한다. 태국과 홈, 원정 2연전을 펼쳐야 한다. 당장 홈경기 준비도 문제다. 축구협회는 대표팀 훈련장으로 쓰던 파주 NFC와 계약이 만료되면서 지난해 연말 아시안컵 준비부터 호텔 생활을 했다.
3월이라고 크게 달라질 수 없다. 이 같은 방식은 유지된다면 대표팀을 관리하는 감독과 축구협회 수장은 호텔 및 훈련장 점검과 확보에 시간을 할애해야 했다. 지금은 모든 게 멈춰버렸다. 귀한 시간이 흘러가고 있다. 클린스만 감독의 거취를 시작으로 정몽규 회장의 책임 있는 퇴진까지 조속한 진행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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