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멋지네요" 고우석 1이닝 2K 성공적 시범경기 데뷔전, '美 현지 해설' 주목한 두 가지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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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이건 멋지네요." 드디어 열린 고우석(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시범경기 데뷔전. 미국 현지 중계진은 고우석의 흔치 않은 인연에 주목했다. 메이저리그에서 보기 드문 맞대결을 두고 "멋지다"며 흥미를 보였다. 첫 번째는 박효준(오클랜드 애슬레틱스)과의 한국인 투타 맞대결, 두 번째는 처남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가문 대결이었다.
고우석은 1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호호캄스타디움에서 열린 오클랜드와 시범경기에서 5-3으로 앞선 8회 마운드에 올랐다. 이날 샌디에이고의 7번째 투수였다. 고우석은 탈삼진과 땅볼 아웃 유도에 이어 안타 하나를 맞았지만 2사 1루에서 또 한번 삼진을 잡으면서 이닝을 마무리했다. 총 15구로 1이닝 1피안타 2탈삼진 무실점으로 메이저리그 시범경기 데뷔전을 마쳤다.
고우석은 8회 선두타자 타일러 소더스트롬을 상대했다. 2001년생의 젊은 선수로 지난해 메이저리그에 데뷔해 45경기에서 타율 0.160, OPS(출루율+장타율) 0.472를 기록한 신예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MLB.com)의 현지 중계진에 따르면 고우석은 초구 92마일(148㎞) 패스트볼로 스트라이크를 잡았다. 이어 0-2 유리한 볼카운트에서 3구째에 바로 헛스윙을 유도해 3구 삼진으로 첫 타자를 깔끔하게 잡아냈다. 메이저리그에서 잡은 첫 삼진이다.
두 번째 타자는 초청선수 신분으로 오클랜드에서 생존 경쟁을 벌이고 있는 박효준이 타석에 들어섰다. 한국인 선수와 맞대결이 반가울 상황은 아니었다. 고우석도 박효준도 26인 로스터 진입을 위해 싸워야 하는 처지다. 고우석 스스로도 경기 후 인터뷰에서 박효준과 맞대결을 바라지는 않았다고 했다. 어쨌든 결과는 고우석의 승리. 3-1의 불리한 카운트에서 2루 땅볼을 유도하며 두 번째 아웃카운트를 잡았다.
고우석은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쿠퍼 보먼에게 좌전안타를 맞았다. 볼카운트 1-0에서 2구째가 땅볼 안타로 이어졌다. 이어진 2사 1루에서는 맥스 슈먼을 상대로 탈삼진을 추가했다. 바깥쪽과 몸쪽 변화구를 연이어 구사하면서 제구력을 테스트하기도 했다. 결정구 슬라이더에 슈먼이 체크스윙을 했고, 주심이 스윙을 인정하면서 세 번째 아웃카운트가 올라갔다. 이렇게 고우석의 메이저리그 시범경기 데뷔전이 마무리됐다. 비록 메이저리그급 타자들은 아니었지만 데뷔전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다행이라고 볼 수도 있었다.
▶ "이건 멋지다" 고우석의 두 가지 순간
이날 경기는 중계방송이 제작되지 않았다. 대신 오디오 중계로 고우석의 시범경기 데뷔전 현장 분위기와 미국에서 보는 시선을 확인할 수 있었다. 현지 오디오 중계진은 고우석의 투구를 보면서 두 번 "이건 멋지다"는 말을 덧붙였다. 박효준과의 한국인 맞대결, 곧 다가올 이정후와의 가문 대결이었다.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박효준이 등장하자 현지 중계진은 "이어서 왼손타자 박효준 타석이다. 박효준은 대수비로 교체 출전했고 첫 타석은 우익수 뜬공이었다"며 "한국인과 한국인의 맞대결이라니 꽤 멋진 장면이다. 박효준은 27살 서울 출신으로 2021년 양키스에서 메이저리그에 데뷔했었고 파이어리츠에서도 뛰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보먼의 타석에서 잠시 고우석에 대한 정보를 소개했다. 중계진은 "고우석은 올 시즌을 앞두고 샌프란시스코와 계약한 이정후의 여동생과 결혼한 사이다. 이정후는 오늘 오후 첫 홈런을 쳤다. 처남 이정후에게 공을 던지는 매제 고우석을 올해 펫코파크와 오라클파크에서 볼 수 있을 거다"라며 "고우석과 이정후는 어릴 때부터 친구였다. 이것도 멋진 일"이라고 말했다.
시범경기가 시작될 무렵에는 고우석의 데뷔전이 지난달 28일 혹은 29일이 될 것으로 보였다. 그런데 고우석은 그보다 늦은 1일에야 메이저리그 경기에 나서게 됐다. 중계진은 고우석의 투구 일정이 늦춰진 이유도 설명했다. "고우석은 25살로 지난 1월 샌디에이고와 2년 계약을 맺고 한국에서 왔다. 지난해에는 KBO 우승팀 LG 트윈스에서 뛰었고 그래서 데뷔가 늦춰졌다. 고우석의 시즌은 지난해 kt 위즈와 한국시리즈로 인해 누구보다 늦게 끝났다"고 밝혔다.
마지막 타석에서는 "고우석은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 마무리를 했다. 샌디에이고는 그래서 고우석의 캑터스리그 데뷔를 천천히 하도록 했다"고 덧붙였다. 선수의 기량이나 컨디션 문제가 아니라, 지난해 11월 중순까지 공을 던진 만큼 회복할 시간을 충분히 준 구단의 배려에서 이뤄진 일이라는 설명이다.
고우석의 KBO리그 성적에 대한 설명도 나왔다. "고우석은 2년의 몬스터 시즌을 포함해 3번의 30세이브 시즌을 보냈다. 지난해 부상 이슈가 있었지만 그전에 마지막으로 건강한 시즌에는 42세이브를 기록했고 평균자책점 1.48을 기록했다.", "고우석은 2017년 LG 소속으로 데뷔했고 2019년부터 마무리를 맡았다. 2019년부터 2023년까지는 누구보다 많은 세이브를 기록했다"며 고우석이 KBO리그에서 최고의 마무리 투수였다는 점을 강조했다.
또 "고우석은 지난해 리버스스플릿 투수였다. 왼손타자에게 0.179, 오른손타자에게는 0.286의 피안타율을 기록했다", "고우석은 직구 외에도 슬라이더와 커터, 그리고 드물게는 90마일 아래의 커브도 던진다. 한국에서는 땅볼 유도형 투수였다"며 KBO리그 세부 성적도 소개했다.
▶ 인상적인 데뷔전, 서울 시리즈 바라보는 고우석
고우석은 투구를 마친 뒤 미국 현지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나는 그 3가지 구종(직구, 슬라이더, 커브)에 자신이 있다. 한국에서 내가 성공할 수 있게 해준 공들이다. 메이저리그가 KBO리그보다 상위 리그인 것은 분명하지만, 나는 내 무기들을 계속해서 사용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큰 위기 없이 아웃카운트를 잡아 나가면서 메이저리그에서도 본인의 공이 통할 수 있다는 확신을 얻었다. 고우석은 "내 직구에 타자들의 헛스윙이 나온 게 가장 기뻤다. 아직 해야 할 일들이 더 많이 남아 있긴 하다. 나는 일단 개막일까지 건강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우석은 한국인 메이저리거로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릴 서울 시리즈에 동행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고우석은 단순히 '한국인'이라는 타이틀로 선수단과 동행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개막 26인 로스터에 포함돼 고척돔 마운드에 등판하는 순간을 꿈꾸고 있다. 고우석은 "고국에서 샌디에이고 유니폼을 입고 마운드에 선다면 메이저리그 선수로서 정말 특별할 것 같다. 개막전에 나설 수 있으면 정말 긴장될 것"이라며 개막 로스터에 합류하면 영광일 것이라고 했다.
데뷔전 일정이 늦어진 점에 대해서는 "팀에서 내가 조금 더 여유 있게 몸을 만들어서 첫 경기에 건강하게 등판할 수 있도록 시간을 더 줘서 감사했다"고 의견을 밝혔다.
또 고우석은 보직을 욕심내기 보다 빅리그에 빨리 적응하는 데 무게를 두고 움직이고 싶은 뜻을 내비쳤다. 고우석은 "보직과 관련해서는 생각하지 않고 있다. 마운드에 올라가서 공을 던지는 게 내 일이다. 등판해서 아웃카운트를 늘리는 게 내가 해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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