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 키워드 키워드 기준 i금일 기준 많이 본
뉴스 기사의 키워드 수집

[탐사보도①] ‘7분간 신호멈춘 VAR', 예견 됐으나 막지 못했다 (단독)

작성일: 2024.03.04 08:00 배정호 기자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보통
  • 크게
  • 아주 크게
▲ 안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FC안양-성남FC VAR 전광판 화면
▲ 안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FC안양-성남FC VAR 전광판 화면

[스포티비뉴스=안양, 배정호 기자] 2024 K리그 개막일에 있어서는 안되는 일이 일어났다.

2일 안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24 하나원큐 K리그 2 FC 안양과 성남 FC 경기에서 VAR 커뮤니케이션 시스템이 경기시작 7분이 되서야 신호가 들어오는 사고가 발생했다. 

보통 심판들은 경기시작 1시간 전에 VAR을 운영하는 업체로부터 커뮤니케이션 시스템을 전달받은 뒤 체크해야 할 사항들을 확인한다. 

VAR 룸에 있는 VAR 심판과 경기 주심은 카메라 위치 확인, 오프사이드라인, 모니터 작동 여부 등 세세한 것들은 모두 체크한다. 

하지만 이날은 아무것도 준비하지 못했다.  

▲ 13시 21분 : 오류가 생긴 VAR 커뮤니케이션 시스템 장비를 확인하고 있는 모습
▲ 13시 21분 : 오류가 생긴 VAR 커뮤니케이션 시스템 장비를 확인하고 있는 모습

 

▲ 13시 35분 : 심판들에게 커뮤니케이션 장비가 전달 되지 않자 VAR  심판과 심판평가관이 강하게 항의하고 있다
▲ 13시 35분 : 심판들에게 커뮤니케이션 장비가 전달 되지 않자 VAR  심판과 심판평가관이 강하게 항의하고 있다

13시 35분 경 심판들이 몸을 풀고 나오면서 “경기시간이 다가오는데 왜 커뮤니케이션 시스템 장비를 주지 않느냐”라고 강하게 항의하자 관계자는 “신호가 들어오지 않는다. 이 상태로는 전달 드려도 사용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하며 심판들을 당황케했다. 

심판들이 VAR 커뮤니케이션 장비를 받은 건 13시 40분경 경기 시작 20분 전이었다. 하지만 여전히 신호 먹통의 장비였다. 

13시 47분경 선수들이 도열했다. 

▲ 13시 47분 : 대기심이 확인을 해도 VAR 실과의 소통은 여전히 먹통중이다
▲ 13시 47분 : 대기심이 확인을 해도 VAR 실과의 소통은 여전히 먹통중이다

 

대기심이 “VAR 실 들리세요? 들리세요?” 수십 번을 외쳐도 소통은 되지 않았다.

심판 평가관이 다급하게 “무전기를 달라. 없으면 (자신의) 휴대폰을 주겠다. VAR이 가동되는 상황이 발생하면 연락을 해야하지 않느냐”라고 해도 연맹관계자와 VAR 운영업체는 아무런 대책을 내놓지 못했다. 

최악의 상황에 있어야 할 무전기 시스템도 준비되지 않았다.

 

▲ 13시 58분 : 경기시작 2분전까지 소통이 되지 않는 대기심의 모습
▲ 13시 58분 : 경기시작 2분전까지 소통이 되지 않는 대기심의 모습
▲ 13시 59분 : 중계화면에 VAR 심판이 다급하게 핸드폰으로 소통하고 있는 모습이 그대로 송출됐다. 쿠팡플레이 송출화면 
▲ 13시 59분 : 중계화면에 VAR 심판이 다급하게 핸드폰으로 소통하고 있는 모습이 그대로 송출됐다. 쿠팡플레이 송출화면 

13시 59분 경 중계 화면에도 VAR 심판이 휴대폰을 든 채 통화를 하는 장면이 그대로 화면으로 나갔다. 여전히 VAR 커뮤니케이션 장비는 작동하지 않았다. 심판들은 결국 신호 불량 장비를 착용한 채 경기에 나섰다.

VAR 심판과 주심의 의사소통 신호가 처음으로 확인된 것은 경기 시작 7분 뒤였다. 이후에도 끊김은 계속됐다. 

전반 22분경이 돼서야 정상적인 소통이 가능했다. 

VAR 업체 관계자는 “경기장에서 뛰는 심판들의 무선 장비 시스템과 차량 안에 있는 VAR 커뮤니케이션 소프트웨어 장비를 연결해주는 케이블이 불량이었다”라며 오류를 인정했다.  

해당 사항은 심판 보고서를 통해 대한축구협회 심판위원회로 상세하게 보고됐다. 심판 위원회도 심각성을 파악한 뒤 해당사항에 대해 금일 자체회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예견된 사태였다. 올해부터 VAR 운영 업체는 5년 동안 운영해왔던 A업체에서 B업체로 바뀌었다. 바뀐 업체는 숙련되지 않은 인원들을 보유한 업체로 파악됐다. 

▲ 올시즌부터 VAR 운영업체는 5년 동안 운영하던 A업체에서 신생 B업체로 바뀌었다. B업체의 VAR 장비 모습. 대비하지 않으면 또 터질 심각한 문제다.
▲ 올시즌부터 VAR 운영업체는 5년 동안 운영하던 A업체에서 신생 B업체로 바뀌었다. B업체의 VAR 장비 모습. 대비하지 않으면 또 터질 심각한 문제다.

K리그 심판들은 시즌 전부터 업체가 바뀌었으니 지속적으로 교육 및 충분한 실전 테스트를 통해 호흡을 맞춰보자고 수차례 요구했다.

하지만 연맹은 현장의 목소리를 듣지 않았다. 익명 관계자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신생 업체이지 않는가. 그러면 심판들이 일주일 동안 동계훈련을 진행하는데 연습경기도 하면서 호흡을 맞춰보는 게 상식 아닌가. VAR 룸에 들어가는 RO(기술 보조자)에 대한 교육이 철저하게 이뤄졌는지도 의문이다. 보통 FIFA의 승인이 나려면 두달이 걸린다.  실전테스트 없이 시즌을 치룬다는건 매우 위험한 일이다" 

지난 시즌 K리그는 300만 관중 시대를 열었다. 올 시즌 개막전에서도 울산, 전북, 광주가 홈 개막 구단 관중 기록을 갈아치우며 팬들의 뜨거운 관심을 체감했다. 이날도 약 8000여명의 안양 시민이 경기장을 방문해 높아진 K리그 인기를 실감케 했다. 

구단 구성원, 선수, 심판들은 모두 동계훈련을 하며 최상의 경기력을 내려고 서로 노력했다.  반면 연맹과 이들이 선정한 VAR 운영 업체는 리그를 시작하기에는 너무나도 준비가 부족했다.

프로축구연맹관계자는 시즌전 스포티비뉴스와 전화통화에서 "신생업체의 시즌 준비는 문제없이 잘 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개막전에서 결국 문제는 터졌다. 

프로축구연맹의 미흡한 준비로 리그에 뛰는 구성원들이 피해보는 일은 없어야 한다.

2R 경기까지 5일밖에 남지 않았다.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