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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치클락, 이래서 내년부터 할 수 있나… ‘롯데 최다 30건’ 이틀간 96건 위반 쏟아졌다, 현장 반응은?

작성일: 2024.03.25 13:10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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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롯데 에이스 애런 윌커슨은 23일 시즌 개막전에서 총 8차례의 피치클락 위반을 범했다 ⓒ롯데 자이언츠
▲ 롯데 에이스 애런 윌커슨은 23일 시즌 개막전에서 총 8차례의 피치클락 위반을 범했다 ⓒ롯데 자이언츠
▲ 이틀 연속 만원 관중이 들어찬 인천SSG랜더스필드는 이틀간 총 54건의 피치클락 위반 사례가 나왔다. KBO는 개막 이틀간 총 98건의 위반 사례가 있었다고 집계했다. ⓒ연합뉴스
▲ 이틀 연속 만원 관중이 들어찬 인천SSG랜더스필드는 이틀간 총 54건의 피치클락 위반 사례가 나왔다. KBO는 개막 이틀간 총 98건의 위반 사례가 있었다고 집계했다.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KBO는 2024년 시즌을 앞두고 실질적으로 경기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두 가지 제도를 도입하기로 해 큰 화제를 모았다. 우선 자동 볼-스트라이크 판정 시스템(ABS)이 전 세계 프로 1군 무대에서는 처음으로 시행됐다. 그 다음은 이미 메이저리그에서 효과를 톡톡히 본 피치클락을 도입하기로 했다.

KBO도 그렇지만, 특히 메이저리그는 경기 시간 단축과 전쟁을 벌이고 있다. 모든 게 짧아지는 시대다. 특히 젊은 세대들이 경기 시간이 3시간 이상이 되기 일쑤인 야구에 정을 못 붙인다는 위기감이 감돌았다. 공수 교대가 짧은 농구 인기가 치솟는 것과 비교해 메이저리그 인기는 정체 상태였다. 위기감을 느낀 메이저리그는 피치클락을 도입했고, 지난해 획기적으로 경기 시간이 짧아지며 위력을 발휘했다.

지난해 메이저리그는 주자가 없을 때는 15초, 주자가 있을 때는 20초 내에 투수가 투구를 완료해야 했다. 그렇지 않으면 자동으로 볼이 선언됐다. 타자 또한 8초 이내에 타격 준비를 마치지 않으면 자동 스트라이크가 올라갔다. 투수와 타자 모두 경기 준비를 빠르게 해야 하는 셈이다. 초기에는 불만도 많았고, 위반 사례도 속출했다. 그러나 후반기로 갈수록 모두가 적응했고, 경기 시간 단축 효과를 제대로 확인한 메이저리그는 올해 주자가 있을 때 투구도 20초에서 18초로 줄이도록 했다. 

메이저리그에서 시행한 만큼 어차피 언젠가는 국제 룰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았다. KBO 역시 경기 시간을 줄이기 위해 ‘12초 룰’ 등 여러 가지 제도를 도입한 상황으로 2024년 피치클락 전격 도입을 선언했다. 다만 첫 발표와 다르게 2024년 1군 정규시즌에서는 피치클락을 쓰지 않는 것으로 후퇴했다. 올해 시범 운영한 뒤 내년부터 정식 도입이다. 현장의 반발에 한 발 물러섰다.

현장에서는 피치클락이 한국 현실과 맞지 않는다는 논리를 폈다. 특별한 상황이 아니면 대개 힘과 힘으로 붙는 메이저리그와 다르게 KBO리그는 벤치 작전이 많은 편이다. 한 감독은 “주자가 없을 때는 큰 상관이 없다. 15초보다 더 줄여도 된다”면서 “주자가 있을 때 한국은 작전이 많이 나오는 편이다. 일단 공격 쪽에서 작전이 나오면, 그것을 보고 수비 쪽에서도 대응 작전이 나온다. 그러면 시간이 너무 촉박하다”고 현실을 짚었다. 

KBO도 이를 받아들여 주자가 없을 때 18초, 주자가 있을 때 23초로 시간을 더 넉넉하게 잡았지만 이도 부족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메이저리그는 피치콤을 사용한다. 투수와 포수 사이의 사인 교환 시간이 확실히 줄어들었다. 야수들 일부도 피치콤을 착용한다. 역시 사인 보는 시간이 줄어든다. 하지만 KBO는 피치콤 없이 피치클락을 밀어붙이다 “현실을 모른다”는 비판만 받았다. 피치콤은 전파 인증을 거쳐 조만간 도입될 예정이다.

하지만 이와 별개로 각 구장의 피치클락은 힘차게 돌아가고 있다. 위반 상황을 즉각 통보하면 경기 흐름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상황이 끝난 뒤 주의를 준다. 기록실에서는 다 빠짐없이 정리 중이다. 경기를 본 사람 대부분이 느끼지 못했겠지만, 23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와 경기에 등판한 롯데 선발 애런 윌커슨은 이날 8차례의 피치클락 위반을 범했다. 김태형 롯데 감독은 24일 인천 SSG전을 앞두고 이에 대해 “(올해는 정식 도입이 아니니) 윌커슨에게 신경 쓰지 말고 하라고 했었다. 그런데 던지는 데 지장이 있다고 하면 본인도 거기에 적응을 해야 한다. 적응하지 못하면 보내야 하는 것”이라고 했다. 내년 재계약과도 연관이 있다는 것인데, 이는 롯데뿐만 아니라 다른 구단 외국인 투수도 마찬가지다.

▲ 창원NC파크에 설치된 피치클락 카운트. ⓒ NC 다이노스
▲ 창원NC파크에 설치된 피치클락 카운트. ⓒ NC 다이노스
▲ 미국 메이저리그 포수들이 팔목에 착용하는 피치컴 밴드.
▲ 미국 메이저리그 포수들이 팔목에 착용하는 피치컴 밴드.

이처럼 KBO리그 개막 시리즈에서는 알게 모르게 피치클락 위반이 쏟아졌다. KBO의 발표에 따르면 개막전이 열린 23일에는 총 46번의 위반 사례가 나왔다. 투수만 위반한 게 아니었다. 8초 안에 타석에 들어서야 하는 타자도 12번, 드물지만 9초 안에 준비를 마쳐야 하는 포수도 1번 위반이 있었다. 24일에는 광주 경기가 비로 취소돼 네 경기만 열렸음에도 총 50번의 위반이 나왔다. 투수가 29번, 타자가 21번이었다. 여기서 느낄 수 있는 것은 투수 못지않게 타자들도 자기 루틴을 빠르게 바꿀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구단별로 보면 롯데가 가장 많았다. 롯데는 23일 14건(투수 10번, 타자 3번), 24일에는 16건(투수 10번, 타자 6번) 위반 사례가 있었다. 총 30번이었다. 롯데와 맞붙은 SSG도 만만치 않게 위반이 많이 나왔다. SSG는 23일 9번(투수 9번), 24일에는 15번(투수 8번, 타자 7번) 등 24의위반 사례가 포착됐다. 물론 두 팀이 치열하게 싸운 것도 있지만 그래서 그런지 경기가 가장 늦게 끝난 편이었다.

그 밖에 한화 13번(투수 7번, 타자 6번), 두산 10번(투수 7번, 타자 3번), NC 8번(투수 5번, 타자 3번), LG 6번(투수 3번, 타자 3번)의 순이었다. 반면 피치클락을 잘 지킨 팀도 있었다. kt는 이틀간 단 한 차례의 위반도 범하지 않았다. 10개 구단 중 유일했다. KIA도 투수 1번에 불과했고, 키움은 2번(투수 2번), 삼성도 2번(타자 2번) 위반 외에는 특별한 흠을 찾기 어려웠다.

지금은 페널티가 없지만, 어쨌든 선수들이 조금씩 의식하며 투구를 하고 타석에 들어설 필요는 있어 보인다. 당장 내년부터는 1군에도 정식 도입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KBO도 1년의 적응 시간이 있었고, 피치콤이 연내 도입될 전망인 만큼 더 이상의 후퇴는 없다는 속내다. 퓨처스리그(2군)에서는 당장 실행이다. 지금부터 루틴을 조금씩 바꾸고, 위반 사례를 조금씩 줄여가야 내년부터는 탈이 없다. 결정적인 순간 피치클락 위반으로 카운트가 바뀌면 낭패다. 1B-2S에서의 타격 성적, 2B-1S의 타격 성적만 비교해도 어마어마한 차이가 난다.

현장에서도 피치클락의 도입 필요성은 인정하고 있다. 어쨌든 경기 시간 단축은 시대의 흐름이다. 이것을 거스를 수는 없다. 다만 꼭 메이저리그 규정이 아닌, 한국식 규정을 논의하고 머리를 맞대야 한다는 목소리는 나온다. 한 투수는 피치클락 도입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세트 포지션에서는 세트 상태에 들어간 후에는 시간이 안 지나갔으면 한다. 주자와 템포 싸움을 할 시간도 있어야 한다”고 했다. 다양한 의견이 나올 수 있는 만큼, 경기 시간 단축이라는 대전제 속에서 1년간 이 의견들을 종합해 한국식 피치클락을 만들면 경기 시간 단축과 현장 만족이라는 두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지 않느냐는 의견이 고개를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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