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격 1위' 역대급 외국인타자 있는데 왜…'단독 10위' 롯데의 비참한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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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윤욱재 기자] 엇박자도 이런 엇박자가 또 있을까.
롯데는 지난 해 외국인타자 때문에 고민이 많았던 팀이었다. 롯데가 지난 시즌을 앞두고 외국인타자 잭 렉스와 재계약한 것은 너무나 당연한 선택이었다. 렉스는 2022시즌 도중 롯데에 입단해 56경기를 치러 타율 .330 8홈런 34타점 3도루로 펄펄 날았다. 특히 득점권 타율은 .449로 엄청난 수치를 자랑했다. 그런데 막상 렉스는 지난 해 55경기에 나와 타율 .246 4홈런 30타점이라는 초라한 성적을 남기고 '퇴출'을 당해야 했다. 무릎 부상에서 자유롭지 못했던 렉스는 파괴력이 떨어진 모습을 보였고 이는 롯데 타선에도 크나큰 악영향을 줬다.
순위 싸움을 포기할 수 없었던 롯데는 렉스를 대체할 새 외국인타자로 니코 구드럼을 영입하면서 타선 재정비에 나섰다. 구드럼은 롯데에 오기 전까지 보스턴 레드삭스 산하 트리플A 우스터 레드삭스에서 뛰면서 65경기에 출전, 타율 .280 8홈런 36타점 7도루를 기록했다. 무엇보다 출루율이 .448를 기록한 것이 눈에 띄었다. 뛰어난 선구안에 일발장타도 갖춘 구드럼의 합류는 롯데 타선에 날개를 달아줄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롯데의 기대는 산산조각이 났다. 구드럼은 50경기에서 홈런을 1개도 치지 못할 정도로 빈약한 장타력을 보였고 타율 .295와 타점 28개를 수확했지만 롯데가 기대한 수치는 아니었다. 수비에서도 실책 13개를 저지르면서 롯데를 한숨 짓게 했다.
지난 해 단독 1위로 4월을 마치고 6월 초까지 LG, SSG와 '3강' 구도를 이어갔던 롯데로서는 외국인타자의 부진이 더욱 아쉬울 따름이었다. 롯데가 만약 외국인타자만 잘 데려왔다면 지난 시즌 초반에 보여준 상승세를 조금이라도 더 길게 이어갔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올해 롯데가 어떤 외국인타자를 영입할지 관심이 쏠렸다. 롯데의 선택은 바로 빅터 레이예스였다. 2018~2022년 디트로이트 타이거스 소속으로 꾸준히 빅리그에서 뛰었던 레이예스는 지난 해 시카고 화이트삭스 산하 트리플A 샬럿 나이츠에서 128경기에 나와 타율 .279 20홈런 83타점 3도루로 활약을 펼쳤다. 레이예스가 처음으로 20홈런을 기록한 시즌이었다.
김태형 롯데 감독은 "기본적으로 메카닉이 좋은 선수다. 내가 봤을 때는 장거리 타자는 아니다. 국내에서는 타격 포인트만 맞으면 충분히 넘길 수 있을 것 같다. 한국에 가서 첫 단추를 어떻게 끼우느냐가 중요하다"라면서 "무엇보다 컨택트 능력이 좋은 것 같다. 올해 이 선수의 역할이 크다"라고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롯데의 선택은 완벽하게 적중했다. 레이예스는 17경기에 출전해 타율 .415, 출루율 .486, 장타율 .569, OPS 1.055에 3홈런 11타점 3도루로 펄펄 날고 있다. 현재 KBO 리그의 유일한 4할타자로 타격, 출루율 부문에 1위를 달리고 있는 레이예스는 이런 페이스를 시즌 끝까지 이어간다면 역대급 외국인타자로 역사에 남을 가능성이 크다.
무엇보다 레이예스의 장점은 꾸준함에 있다. 그가 출전한 17경기에서 단 2경기만 제외하고 모두 안타를 생산했다. 또한 지난 10일 사직 삼성전부터 4경기 연속 멀티히트 행진을 펼칠 정도로 뜨거운 타격감을 자랑하고 있다. 그렇다고 모 아니면 도식의 스윙도 아니다. 볼넷 8개를 고르면서 삼진은 10차례만 당했다. 스위치히터인 만큼 좌투수에게도 타율 .375로 강한 모습. 득점권에서도 타율 .400로 강한 면모를 보인다.
그런데 정작 롯데는 역대급 외국인타자가 합류하고도 최하위에 머무르는 아이러니한 상황에 놓였다. 우선 레이예스 앞에 주자를 거의 내보내지 못한다. 레이예스는 올해 74타석에 들어섰는데 득점권에 타석을 들어설 기회는 겨우 18타석 밖에 주어지지 않았다. 그렇다고 레이예스가 안타를 치고 나간다고 해서 롯데 타자들이 레이예스를 득점시키는 구조도 아니다. 리그 타격 1위인 레이예스 다음으로 가장 타율이 높은 선수는 전준우로 타격 부문 35위에 랭크돼 있다. 팀 타율은 .243로 9위. 최하위인 두산(.241)과 거의 차이가 없다.
슬픈 현실이 아닐 수 없다. 롯데는 1999년 펠릭스 호세가 입단하면서 한국시리즈에 진출하는 쾌거를 이뤘다. 그러나 100% 호세의 힘만으로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것은 아니었다. 박정태, 마해영과 역대급 중심타선을 이뤘기에 그 파괴력을 더할 수 있었다. 2008년 카림 가르시아가 롯데 유니폼을 입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조성환, 이대호, 강민호 등과 막강 타선을 이뤘기에 롯데가 가을야구행 티켓을 따낼 수 있었다. 지금 레이예스는 너무나도 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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