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겁지 않네요. 욕했어요" 잠실예수 퍼펙트 무산, 켈리보다 더 아쉬워한 한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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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잠실, 신원철 기자] "속상하네요."
LG 포수 박동원은 배터리 호흡을 맞춘 투수 '잠실예수' 케이시 켈리의 퍼펙트게임 무산을 누구보다 더 아쉬워했다. 속마음까지는 알 수 없지만 표정은 켈리 이상으로 아쉬워하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그가 남긴 첫 마디는 "속상하다"였다.
박동원은 2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 경기에서 켈리와 9이닝 1피안타 27타자 상대 완봉승이라는 진기록을 합작했다. 8회까지는 안타도 4사구도 실책도 없는 완벽한 경기가 계속됐다. 8회까지 투구 수가 94구라 퍼펙트게임 도전이 충분히 가능했다.
그런데 9회 선두타자 윤정빈에게 던진 연속 체인지업이 중전 안타로 돌아오면서 켈리와 박동원의 대기록 합작이 무산됐다. KBO리그 역대 최초 퍼펙트게임은 이렇게 또 다음으로 미뤄졌다.
기록은 무산됐을지언정, 켈리는 무너지지 않았다. 켈리는 다음 타자 강민호를 3루수 병살타로, 대타 김헌곤을 우익수 뜬공으로 막고 완봉승으로 경기를 마쳤다. 박동원이 경기 끝까지 집중할 수 있게 도와줬다며 파트너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켈리는 9회 안타를 맞은 뒤 김경태 코치, 박동원과 둥글게 모여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그는 "박동원이 멋있다, 잘했다고 했다. 이런 상황이 벌어지면 공든 탑이 무너지는 거라 경기에 집중하기 어려울 수 있다. 그래도 박동원이 완봉승으로 끝날 수 있게, 경기에 집중할 수 있게 얘기를 해줬다"고 얘기했다.
박동원은 안타가 나온 뒤 켈리와 나눈 대화에 대해 "맞고 나서는 완봉승하자고 했다. 욕도 조금 했다. 열 받아서, 아쉬워서 스스로 욕했다. 한 번에 다 무너진 것 같다"라고 했다. 또 "예전에 최원태와 8회 2사까지 퍼펙트 도전한 적이 있다(실제로는 1사 후). 그때 많이 후회했다. 이번에는 하나 더 잡았는데…"라며 그라운드를 바라봤다.
오늘은 켈리와 호흡도 척척 잘 맞았다. 박동원은 "초반에 아쉬운 점이 있어서 한 번 얘기하고 그 뒤로는 한 마디도 안 했다"며 "커브가 너무 좋았다. 체인지업도 너무 좋아서 많이 던졌다. 포크볼도 조금 던졌고, 다 좋았다"고 했다.
문보경은 "퍼펙트는 7회에 알았다. 오늘 경기가 너무 빨리 진행되는 것 같아서 뭐지 하고 전광판을 봤더니 '0 0 0'이었다"고 돌아봤다.
이렇게 동료들은 경기 후반에야 기록을 생각했다는데, 박동원은 그럴 수가 없었다. 그는 "다른 선수들은 7회 수비 끝나고, 말 공격할 때부터 의식한 것 같다. 나는 계속 의식하고 있었다"며 미소를 보였다. 그러면서 "켈리가 신발을 굉장히 좋아한다. 퍼펙트하면 신발 하나 비싼 걸로 사줘야지 혼자 생각하고 있었는데 아쉽다"고 덧붙였다.
박동원은 장비를 다 정리할 때까지도 "재미없다", "열심히 했고 이겼고 완봉승까지 거둬서 좋은데 즐겁지가 않다. 꿈에 그리던 퍼펙트게임인데 깨졌다"며 끝까지 아쉬워하기만 했다.
▶ 역대 9회 퍼펙트 무산 사례
1982년 8월 15일 삼성 황규봉 vs 삼미 슈퍼스타즈
9회 1사 후 양승관에게 안타 허용
2007년 10월 3일 두산 다니엘 리오스 vs 현대 유니콘스
9회 1사 후 강귀태에게 안타 허용
2022년 4월 2일 SSG 윌머 폰트 vs NC 다이노스
9이닝 퍼펙트 후 연장 10회 교체
2024년 6월 25일 LG 케이시 켈리 vs 삼성 라이온즈
9회 선두타자 윤정빈에게 안타 허용
▶ 역대 8회 퍼펙트 무산 사례
1997년 5월 23일 한화 정민철 vs OB 베어스
8회 1사 후 심정수 스트라이크아웃 낫아웃 포수 패스트볼
2011년 8월 5일 LG 벤자민 주키치 vs 한화 이글스
8회 2사 후 이양기에게 안타 허용
2012년 6월 24일 롯데 이용훈 vs LG 트윈스
8회 1사 후 최동수에게 안타 허용
2017년 9월 15일 SK 스캇 다이아몬드 vs 두산 베어스
8회 선두타자 김재환에게 안타 허용
2018년 4월 18일 넥센 최원태 vs NC 다이노스
8회 1사 후 최준석에게 안타 허용
2023년 4월 18일 삼성 백정현 vs 키움 히어로즈
8회 1사 후 에디슨 러셀에게 안타 허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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