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394억 거르고 4697억 타자라니"…'50-50 역사 임박' 오타니의 위엄? 다저스의 위엄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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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 뉴스=김민경 기자] "3억5000만 달러(약 4697억원)를 받는 타자를 상대하려고 7억 달러(약 9394억원)를 받는 타자를 볼넷으로 내보내는 상황이 쉽지는 않죠."
LA 다저스 선발투수 워커 뷸러가 농담처럼 던진 말이다. 7억 달러를 받는 타자는 너무도 유명한 메이저리그 슈퍼스타 오타니 쇼헤이고, 3억5000만 달러를 받는 타자는 무키 베츠다. 베츠 역시 빅리그 최정상급 타자로 평가받는 선수인데, 오타니가 그의 앞에 서니 거르고 상대해야 하는 타자가 되는 웃지 못할 상황이 펼쳐졌다. 그 어려운 선택에 놓인 팀은 오타니의 친정팀 LA 에인절스였다.
오타니는 4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애너하임 에인절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 에인절스와 경기에 1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4타수 1안타 1볼넷 2삼진 1타점 2득점을 기록했다. 홈런과 도루를 추가하지 못하면서 44홈런-46도루에 멈춰 있지만, 메이저리그 역대 최초 50홈런-50도루 도전은 여전히 가능하다.
오타니는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에인절스에서 6시즌을 뛰다 FA 자격을 얻고 올해 다저스와 10년 총액 7억 달러 초대형 계약에 사인하고 이적했다. 다저스 이적 후 첫 에인절스 원정 경기로 눈길을 끌었는데, 오타니는 0-1로 뒤진 3회초 동점 적시 3루타를 날리면서 다저스 원정 팬들과 에인절스 홈팬들까지 모두 열광하게 했다. 이어 베츠가 좌전 적시타로 오타니를 불러들이면서 2-1로 앞서 나가기도 했다.
2-2로 맞선 연장 10회초 승부치기 상황에서 가장 재미있는 장면이 나왔다. 1사 2루에서 미겔 로하스가 좌전 적시타를 때려 3-2 리드를 뺏은 상황. 대타 개빈 럭스의 1루수 땅볼로 2사 2루가 됐고, 다음 타자는 오타니였다. 에인절스는 오타니를 자동고의4구로 거른 뒤 베츠를 상대하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했다. 말 그대로 산 넘어 산이었다. 베츠는 좌월 3점 홈런을 터트리면서 6-2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베츠는 상대 투수 로안지 콘트레라스의 초구 슬라이더가 높이 들어오는 것을 놓치지 않고 받아쳤다.
이 장면은 미국 프로스포츠 역사상 최고 몸값을 자랑하는 오타니의 위엄을 보여주기도 했지만, 다저스 타선의 위엄을 알 수 있었다. 오타니 외에도 베츠, 프레디 프리먼까지 MVP 타자 3명이 1, 2, 3번 타순에서 상대 마운드를 압박하는 힘이 상당하다. 덕분에 다저스는 84승55패로 승률 0.604를 기록하면서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선두를 질주하고 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지역지 'LA타임스'는 '베츠 커리어에서 그의 앞에 나온 타자를 고의4구로 거른 사례는 이날까지 모두 3번 있었다. 다른 2명은 누구냐고? 스포츠넷LA에 따르면 베츠가 보스턴 레드삭스에서 뛰던 2016년 데이비드 오티즈가 걸러졌다'고 보도했다.
베츠는 미국 현지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오타니를 거르고 자신을 선택한 것과 관련해 "에인절스의 의도를 이해한다. 그래서 나는 그저 좋은 공을 치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오타니는 "가장 중요한 것은 경기에서 이기는 것이었다. 우리가 이겨서 기쁘다. 또 가장 큰 것은 에인절스타디움에서 이 팬들 앞에서 플레이할 수 있었다는 점이다. 그게 내게는 특별했다"며 친정 첫 방문 경기를 치른 소감을 밝혔다.
오타니는 연장 10회 베츠의 3점 홈런과 관련해서는 "베츠가 그런 타격을 했다는 점이 그리 놀랍진 않았다. 그것은 우리가 경기를 끝낼 때 즐기는 방식"이라며 기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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