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할 성적표는 미련 없이 찢었다… 온몸에 상처, SSG 복덩이가 2년차에 대비하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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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가고시마(일본), 김태우 기자] 시즌이 끝난 뒤 자신의 성적표를 봤다. 믿을 수가 없었다. 물론 규정타석과 거리가 있었지만 그래도 성적표에는 ‘3할’이라는 숫자가 찍혀 있었다. 신기하고 또 뿌듯했다.
2024년 SSG 최고 복덩이 중 하나인 정준재(21)는 한 시즌을 돌아보면서 “믿기지도, 실감이 나지도 않았다”고 요약한다. 동국대 2년을 마치고 2024년 KBO 신인드래프트에 나온 정준재는 5라운드(전체 50순위) 지명을 받고 SSG에 입단했다. 처음에는 올해 1군 대주자 요원 정도로 본 선수였다. 실제 개막 당시 등록 선수도 아니었고, 5월이 되어서야 그 목적으로 정식 선수로 등록됐다.
그런 정준재는 발뿐만 아니라 수비와 타격에서도 자신의 재능을 유감없이 발휘하며 팬들과 코칭스태프를 기쁘게 했다. 정준재는 시즌 88경기에 나가 240타석을 소화하며 타율 0.307, 23타점, 16도루, OPS(출루율+장타율) 0.776을 기록하면서 만만치 않은 타격 성적까지 뽐냈다. 165㎝의 작은 키지만 누구보다 야무지게 방망이를 돌렸다. 좋은 선구안, 뛰어난 커트 능력, 끈질긴 성향을 모두 보여주며 차세대 리드오프 후보로도 이름을 올렸다.
사실 스스로도 이 이상을 기대하기 어려울 정도의 성적으로 데뷔 시즌을 마쳤다. 정준재는 “시즌 막판 3할을 유지해보고 싶다는 욕심이 생기더라. 그래서 그 후로는 못해도 한 경기에 하나씩은 치자는 생각으로 경기에 나섰다. 끝나고 성적표를 보니 첫 시즌을 3할로 끝냈더라. 진짜 뜻깊었고, 믿기지도 않고 실감이 나지도 않았다. 게임 수도 적고 타석 수도 적지만 그래도 3할로 마무리를 했다는 게 정말 좋았다”고 떠올렸다.
그러나 기쁨은 잠시였다. 곧바로 2025년 생각에 고민이 많아졌다. 정준재는 “마무리하고 잠깐만 좋았다”고 했다. 이미 기대치는 올라갔다. 내년에 0.280을 기록해도 사람들은 데뷔 시즌보다 못했다고 할 것이다. 이를 유지해야 한다는 압박감은 있다. 정준재는 “걱정이 안 된다면 솔직히 거짓말이다. 불안하기도 하다. 내년에는 올해보다 더 잘해야 하는데, 만약에 못하면 어떡하지라는 생각도 많이 해봤다. 부담감도 느끼고, 불안한 점도 있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불안감을 지우기 위해 정준재가 선택한 방법은 강훈련이다. 준비가 되어 있다면 어떤 상황에서도 자신감 있게 대처할 수 있다. 스스로 ‘다 됐다’라고 생각할 때까지 모든 훈련에 심혈을 기울일 생각이다. 정준재는 시즌 중반 가장 좋을 때의 모습, 그리고 시즌 막판의 모습을 비교하면 많이 떨어져 있었다고 냉정하게 분석한다. 그것에서 찾은 보완점을 보완하고, 더 발전하는 게 이번 비시즌 목표다. 정준재가 가고시마 마무리캠프 참가를 반긴 이유다. 정준재는 “훈련량이 많아 힘든 점은 있지만, 부족한 게 있으면 조금씩이라도 채워서 시즌에 들어가야 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할 게 많다. 수비·주루·타격에서 모두 할 일이 많은 선수이기에 그렇다. 내년 주전 2루수 후보로 거론되는 선수다. 올해 준비했던 것처럼 주루나 수비에만 포커스를 맞출 수는 없다. 타격도 생각해야 하고, 체력도 생각해야 한다. 여러 가지를 다 하다 보니 하루가 금방 지나가고, 휴식일에는 지쳐 숙소에서 휴식을 청하기 일쑤다. 정준재는 “오기 전에 목표로 잡은 게 주루와 작전이다. 작전에서 실수가 몇 번 나왔고, 수비에서도 미스가 있었다”고 반성했다. 내년에는 그런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생각이다.
작전은 코치들과 계속 이야기를 하며 상황별 대처를 머릿속에 그리고 있다. 올해 경험이 도움이 될 것이다. 수비는 송구 동작을 가다듬는다. 손시헌 수비코치는 “준재의 경우는 송구를 할 때 팔과 몸이 같이 나가는 경향이 있다 보니 송구에서 실책이 나온 경우가 있다. 몸은 고정하고 팔만 자연스럽게 나가는 쪽으로 교정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타격은 말 그대로 많이 친다. 하루 1000개에 가까운 공을 친다. 정준재는 “안 좋은 것에 스트레스를 받았었는데 지금 안 되는 게 당연하다는 말씀을 하신다. 다행히도 무슨 느낌인지 알아서 금방 찾아서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미소지었다.
훈련을 실전처럼, 실전은 훈련처럼 하라는 말이 있다. 정준재는 일단 훈련량을 치열하게 끌어올려 내년 시즌을 준비할 각오다. 대신 시즌에 들어가면 더 편하게 마음을 먹고 경기에 임한다는 생각이다. 정준재는 “가능한 최대한 부담을 안 느끼려고 한다. 똑같이 하다 보면 유지가 되든 조금 더 좋아질 것이라는 생각을 한다. 편안하게 하던 대로 하다 보면 되지 않을까라는 마음가짐으로 하는 게 나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렇게 말하는 정준재의 손바닥은 이미 상처가 터져 더 이상 방망이를 잡기 어려운 수준이었다. 하지만 준비된, 편안한 시즌을 만들기 위해 그 정도는 감수할 수 있다고 미소 짓는다. 준비된 사람은 긴장하지 않는다. 정준재가 그 준비를 만들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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